청라지구 개발사업 '표류'

입력 2011-08-01 16:48   수정 2011-08-0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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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라지구 대형 개발계획이 무산되거나 지연되면서 입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국제금융단지, 로봇랜드 등 장밋빛 개발 청사진을 믿고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사업이 잇따라 표류하자 실력행사에 나선 것입니다. 부동산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요. 오늘 부동산플러스 시간에는 표류하고 있는 청라지구의 개발 사업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신드롬’으로 불릴 정도로 청라지구의 청약열기가 뜨겁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청라지구는 송도, 영종도와 함께 인천의 3대 경제자유구역 중 하나로, 인천 서구 일대를 관광, 레저, 국제금융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청사진 속에 9년전 개발이 시작된 곳입니다.

편의시설, 업무시설, 기반시설이 집중적으로 개발돼 미래가치가 높다는 기대감에 아파트 분양열기는 뜨거웠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에도 청라의 분양시장에는 구름인파, 인산인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부동산 경기침체와 자금난 등으로 인해 대형 개발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주민 2천여명이 건설사 등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약속한대로 개발이 되지 않으면서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는데다, 아파트 가격도 하락해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청라신드롬이 사기분양으로...양상이 180도 달라졌군요. 구체적으로 어떤 개발 사업들이 지지부진한 것인가요?

<기자>
네. 청라지구에는 허허벌판에 아파트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3천여세대가 입주하면서 편의시설이 늘고 있긴 하지만 아직 충분한 수준은 아닙니다.

주민들은 버스 한 대 기다리려면 30분이 보통이고, 밤에 택시를 길거리에서 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교통시설과 편의시설은 입주세대가 늘면 차차 해결되겠지만, 문제는 대형 개발 사업들입니다.

중앙호수공원 인근의 국제 금융 단지가 들어설 땅입니다.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말 사업자가 선정돼 공사가 한창이어야 하지만 아직 첫 삽도 못 뜨고 있습니다.

사업시행자인 LH가 이런 저런 이유로 사업자 선정을 미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건호 LH 부장
“아직까지 심사는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 감사결과가 나와서 결과를 검토하고 보완해서 추후 심사를 재개할 예정입니다.”

로봇랜드 조성 사업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인천시는 79만제곱미터 부지에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연차적으로 로봇랜드를 조성할 계획이었습니다.

로봇 R&D시설, 로봇 쇼핑몰, 로봇 실버타운 등이 들어서는 세계적인 로봇메카가 될 것이라는 청사진을 내놓은 곳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사용할 사업비가 엉뚱한 곳에 쓰이면서 전혀 진척이 없습니다.

로봇랜드 사업자는 “인천시가 현물 출자한 땅을 활용해 로봇랜드를 만들어야 하는데, 인천시가 이를 검단 신도시 토지보상비에 써버리면서 자금난으로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천시는 이런 속 사정은 쏙 빼고, 사업이 언제 재개될지 불투명하다는 말만 반복합니다.

<인터뷰> 인천시 관계자
“언제될지도 기약할 수가 없어요. 신청한지도 몇 년째 됐는데 계속 진행이 안되고 있는 상태에요. 외부에서는 이런 내막을 모르니까 언제되냐고 문의하는데..”

여기에 127만제곱미터 부지에 6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국제업무지구 사업도 지난해 착공 예정이었지만 사업 계획에 대한 이견으로 제자리 걸음입니다.

분양 받을 때 개발 계획은 온데 간데 없고,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자 주민들이 집단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인터뷰> 김정은 (인천시 서구)
“집값이야 기반시설 마련되면 올라가겠지만, 계획대로 안되고, 약속한대로 안되는 게 가장 속상한 거죠.”

소송에 휘말린 건설사들은 난처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건설업계 관계자
“개발 사업이 하나도 안되고 있습니다. 입주민, 건설사의 피해가 막심합니다. 당초 약속대로 인천시와 LH는 개발사업을 조속히 진행해야 합니다.”

LH나 인천시 모두 개발 사업에 대한 의지가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사업이 언제 시작되느냐는 질문에는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개발사업이 표류하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청라지구에는 아파트 총 9천400여 가구가 건설됩니다.

현재 이중 5천여채가 완공돼 3천가구가 입주해 살고 있습니다.

청라지구의 아파트 입주율은 60%선입니다.

하지만 입주민들이 사기 분양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올해만 놓고 보면 입주율은 33%로 뚝 떨어집니다.

대형 개발사업이 무산되거나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4천여가구, 내년과 후년에도 각각 9천여가구 이상 추가로 입주할 계획인데, 이런 상태라면 제대로 이뤄질지 미지수입니다.

집값은 개발이 지지부진하면서 실망스러운 수준입니다.

중앙호수공원과 인접한 아파트의 경우 1억원까지 붙었던 프리미엄이 현재는 2천만원 정도 에 불과합니다. 고점대비 8천만원 이상 하락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웃돈이 붙은 아파트는 그나마 나은 것입니다.

호수공원이 보이지 않는 아파트나, 입주가 1년 정도 남은 아파트에서는 계약금과 발코니 확장비 등을 포기하고 급매물로 내놓는 경우도 흔한 상황입니다.

중대형의 경우 4~5천만원 정도 손해보고 팔고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중개업소 관계자
"청라지구 주민들 여기서 실제적으로 마이너스 3천,4천,5천 나왔단 말이에요. 솔직히 여기 계약자들은 집이 안팔려 난린데.."

하지만 소형 아파트의 경우 가격이 많이 빠지지 않았고, 수도권 전셋값 상승으로 인해 제값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조만간 웃돈이 붙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없지는 않습니다.

<앵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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