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입력 2011-08-0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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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연속 하락에도 불구하고 잘 지켜주던 우리네 주가가 자유낙하 중이다.

주식 이외에 다른 대안투자가 없었다면 최근의 주가 하락은 견디기 힘들 정도였을 것이다.

시장에서는 주가 하락의 주 원인으로서 미국의 경제 불안을 꼽고 있는 것 같다.

FRB의 전직 의원들이 3차 양적완화를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에 대해 WSJ 보도 이후에 주가가 가까스로 반등을 시도할 만큼 시장은 작은 트리거에도 반응할 정도로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그 하락의 이유에 대해서 투자자들은 잘못된 진단을 하는 것 같다.

가장 최근의 모건스탠리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지진으로 인한 공급체인 충격으로 2분기 미국의 GDP는 0.8%P 정도의 위축이 있었다고 한다.

발표된 GDP가 1.3%였다면 그것을 감안하면 2.1%가 되었어야 했다.

특히 취약했던 부분은 자동차 업종이었는데 부품조달이 안되는 바람에 상당한 수준의 해고가 뒤따를 수밖에 없었고 미국 자동차 3사는 물론 일본의 자동차 업체들은 시장에서 점유율이 큰 폭 하락했다.

하지만 3분기에는 일본의 공급체인이 모두 복구되면서 미국의 GDP에 약 1.5%P 정도 개선효과를 보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즉, 지금은 나쁘지만 일시적 요인이며 3분기에는 개선된다는데 이렇게까지 급락을 하는 이유가 미국의 경제 때문이라면 분명 뭔가가 잘못된 판단인 것이다.

의사가 환자를 잘못 진단하면 큰 일이다.

마찬가지로 투자자가 시장을 잘못 진단하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단지 미국의 경제가 문제라면 당연히 최근의 하락에 대해서는 강력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유가 아니라면? 낭패가 될 수도 있다.

시장을 좀 더 면밀하게 관찰해보면 유럽 쪽에서 수상한 조짐이 보인다.

특히 최근 3영업일 동안 독일은 하루도 빼 놓지 않고 매일 2% 이상의 낙폭을 보였다.

독일이 이렇게 큰 폭의 낙폭을 보였던 것은 경제지표의 부실 때문이 아니다.

지난 목요일 새벽에도 2% 이상의 낙폭을 보였지만 그날 나왔던 경제지표는 무척 고무적이었다.

지난 5월 -1.3%까지 하락했던 유로존의 소매판매가 0.9% 상승으로 반전되었는데, 그 원인이 바로 독일 때문이었다.

독일의 6월 소매판매는 무려 6.3%나 급증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DAX 지수가 무려 2% 이상의 낙폭을 보였다면 주가 하락의 원인이 GDP 등 경제 펀더멘틀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탈리아는 유로지역 3위의 경제권이며 이탈리아의 국채에 대한 최대 보유국은 독일과 프랑스이다.

이들이 최근 최악의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또한 이들 나라에서 은행주들이 주로 급락을 선도하고 있다.

목요일 새벽에도 소시에떼제네럴은 수일간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9%나 추가로 급락했다.

게다가 지난주 초 까지만 해도 5%대에 머물던 이탈리아의 국채는 돌연 7%대에 바짝 근접하고 있다.

7%에 도달하게 된다면 이제 이탈리아도 금융위기 우려국가가 된다는 딱지를 이마에 붙이게 된다. 정식으로 PIIGS에 그 이름을 다시 올리게 되는 것이다.

낙폭이 크니 조만간 반등을 주겠지만 만약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7%를 넘어서게 된다면 당분간 주식 비중은 낮추어 놓아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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