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1> 검은 금요일, 사실 어제 미국 시장의 폭락을 보면서 누구나 예상했던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미국보다는 덜 빠져서 위안도 되는데 지난 나흘간의 폭락을 생각하면 우리 시장의 상처는 큽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글로벌 금융 시장의 ‘패닉’ 진단해보겠습니다. 증권팀의 박성태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먼저 이번 패닉의 진원지는 미국입니다. 며칠전부터 더블딥 우려는 없다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어제 미국 시장은 폭락했고 우리를 비롯한 세계 증시도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오늘 전세계가 다 하락했죠?
기자-1> 그렇습니다. 어제 미국의 폭락 사태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 코스피가 3.7% 떨어지면서 2000선이 간단히 붕괴됐고요. 어제 반등했던 일본도 3.72%가 떨어졌습니다. 그간 글로벌 증시와는 따로 놀았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2.15% 하락했고요. 대만의 가권지수는 5.58% 떨어져서 낙폭이 특히 컸습니다.
우리 시각으로 오후 4시에 시작한 유럽증시도 폭락으로 출발했습니다. 영국(3.5%)과 독일(3.8%)이 3% 이상 폭락했고 프랑스 역시 2% 이상 하락 출발했습니다. 조금전에는 낙폭을 줄여 2%대의 급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2> 더블딥 우려는 없다라는 얘기가 많은데요. 투자심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위기의 근원,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2> 네. 지적하신대로 투자 심리가 극도로 나빠져 있습니다. 지난 7월까지 시장을 짓눌러온 것은 유럽이었습니다. 즉 그리스발 재정위기였는데요. 지금의 문제는 미국입니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 국제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상상밖입니다. 미국은 전세계 GDP의 20%를 차지하고 있고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만도 GDP로 볼 때 16%입니다. 이런 미국에서 경기 침체의 기조가 보인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세계 경제의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불안 심리는 더 커졌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주장에는 일부 지표가 그러할 뿐, 더블딥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 김민찬 기자가 각 지표를 정리해봤습니다.
<김민찬 기자 리포트>
앵커-3> 현재 지표로만 봐서는 딱히 더블딥, 즉 이중침체라고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인데요. 그런데도 투자자들이 불안해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기자-3> 근본적으로는 신뢰의 문제입니다. 이는 지금껏 국제 경제 질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그 때도 물론 시장이 폭락하긴 했지만 이후 3년만에 시장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신뢰였습니다. 미국의 연이은 양적완화, 각 국 정부의 재정 공조 등으로 결국 시장을 살려낼 것이라는 믿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디폴트 위기에서 부각된 미국의 재정적자, 그리고 끊임없이 계속되는 유럽의 재정 위기는 이제 각국 정부에 두었던 신뢰가 무너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미국의 경우 이미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부채가 크게 늘어 새로 경기 침체가 오면 쓸만한 카드가 마땅치 않습니다.
물론 지금 미국의 3차 양적완화의 가능성, 그리고 내년 대선정국을 앞두고 미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 즉 이 모든 것이 빚으로 가능하다는 점이고, 이것은 언젠가는 터질 시한폭탄이다는 점입니다. 즉 90년대 IT의 발전 이후 다시 세계 경제를 이끌었던 미국의 위상에 대한 신뢰에 문제가 생겼고 특히 아직 유럽이든 중국이든 미국을 대신할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도 불안감입니다.
우려가 크다는 주장중에는 기업들의 실적이 괜찮다라는 근거가 있는데요.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 역시 문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진전되는 세계화속에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이 거세지면서 기업들이 이익을 유보하기 바쁘고 자연스럽게 투자나 고용으로 흘러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글로벌 부익부빈익빈, 그리고 각 국가내에서의 빈부격차는 소비시장 침체로 이어집니다.
이 때문에 이번 일이 세계 경제에서는 중요한 변곡점의 서막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흔들리는 미국의 위상 문제에 대해서는 이기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VCR 이기주 기자>
앵커-4> 오늘 시장이 급락하자 우리 정부도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죠? 정부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4> 네. 오늘 아침부터 발빠른 모습이었습니다.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금융위, 금융감독원 모두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우선은 최근 금융시장 불안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펴본다는 것인데요. 미국의 고용지표가 발표되는 오늘 밤 이후, 그러니까 일요일 금융, 통화 관련 4개 기관이 점검회의를 열 계획입니다. 이성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이성경 기자>
앵커-5> 다음주죠?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고 원래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이 됐는데 이번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고요?
기자-5> 네. 아시다시피 최근 정부와 한국은행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물가였습니다. 이미 4% 대를 훌쩍 넘긴 물가가 걱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주의 대 혼란은 물가보다 경기를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또 경기 침체 우려로 국제유가가 떨어진 것도 한국은행으로서는 물가 대책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윤경원 기자가 다음주 금통위를 전망해봤습니다.
<윤경원 기자>
기자-6> 주가가 우선 폭락했기 때문에 제일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것은 투자자들입니다. 당황하기도 하고 불안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부는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이는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이 반영된 것입니다. 세계 경제가 더블딥에 빠지진 않을 것이다고 보면 저가 매수에 들어가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불안한 심리에 주식을 팔았습니다. 지난 사흘간 폭락장세에서도 매수세를 보여온 개인은 오늘은 팔았습니다.
이럴 때. 특히 강남 큰 손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취재를 해봤는데요. 우선 지켜보겠다는 대답이 많았습니다. 김의태 기자가 강남에 있는 증권사 VIP 센터를 다녀왔습니다.
앵커-07> 네.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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