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그리스 디폴트 기정사실화"

입력 2011-09-14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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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기정 사실화해 다른 유로국들과도 은밀히 접촉해온 것으로 13일(이하 현지시각) 전해졌다.

네덜란드의 이같은 움직임은 월가에서 `그리스가 5년 안에 디폴트할 확률이 98%`란 관측이 나온 것과 때를 같이 한다.

이런 상황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14일 저녁(한국시각 15일 새벽 1시) 긴급 전화회의를 갖는다고 그리스 총리실이 밝혔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회의에 앞서 각의를 소집해 재정 감축을 포함한 개혁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문제점을 점검한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들 3국 정상의 긴급 접촉은 오는 16일 폴란드에서 열리는 유로권 재무장관 회담에 티머시 가이트너가 미 재무장관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하는 것을 앞두고 이뤄지는 것이다.

지난주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ㆍ중앙은행장 회동에서 "유로권이 결단하라"고 압박했던 가이트너는 이번 회동에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 등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또 심각한 차입 위기에 몰린 이탈리아를 중국이 적극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데 이어 중국도 일원인 5개 신흥대국 그룹인 `브릭스`가 유로 채무 위기국 채권 매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네덜란드의 RTLZ-TV는 13일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네덜란드 정부가 그리스의 디폴트를 기정 사실화해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의 필립포스 사시니디스 재무차관은 지난 12일 정부 재정의 "데드라인이 10월말"이라고 심각성을 시인한 바 있다.

이들 소식통은 그리스가 `질서있게 디폴트`하지 못할 경우 유로권의 또다른 채무 위기국인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더 큰 어려움에 빠질 것임을 경고했다고 RTLZ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얀 케이스 데 예거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RTLZ 회견에서 그리스 사태와 관련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리스의 디폴트가 여기 포함돼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네덜란드 중앙은행 및 다른 유로국들과 은밀하게 이들 시나리오를 검토해왔다"면서 네덜란드 재무부가 "몇주안에 충격 테스트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RTLZ는 전했다.

그리스 총리실은 이들 3국이 긴급 전화회담을 갖는다고 13일 밝혔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가 그리스 문제에 관한 공동 성명을 발표할 것이란 13일자 보도에 대해 프랑스 대통령궁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메르켈은 13일 RBB 라디오 회견에서 "통제되지 않는 지급 불능은 그리스 뿐 아니라 다른 (유로) 국가들까지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최우선 순위는 이를 방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로권 유지를 위해 가능한한 모든 조치가 취해져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BBC는 13일 `독일에 의한 유럽판 마셜 플랜이 취해질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면서 이것이 전략적, 기술적 및 심리적 3가지 측면에서 실행이 쉽지 않은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가이트너는 G7 회동 후 일주일 만에 유로 재무회담에 참석해 그리스 위기 해결을 압박한다.

블룸버그는 미 재무장관이 유럽경제재정이사회(Ecofin)에 참석하는 것이 처음이라면서 그만큼 미국도 유로 위기의 심각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복수의 유로권 소식통을 인용해 가이트너가 회동에서 EFSF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이 금융 위기 때 실행한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을 참고하도록 유로권에 권고해왔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그러나 미 재무부 관리는 13일 마켓워치에 가이트너가 EFSF 규모 확대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13일 브라질 정부 관리를 인용해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ㆍ남아공의 브릭스 5국이 유로 위기국 채권 매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초기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브릭스 국가들이 보유 외환을 "다량" 투입하는 문제는 협의 대상에 포함돼있지 않다고 말했으나 더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브라질의 기도 만테가 재무장관은 오는 22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브릭스 재무장관ㆍ중앙은행장 회동에서 유로 위기 문제가 협의될 것이라고 밝혀 이 때 이 문제가 더 구체적으로 다뤄질 것임을 시사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마켓워치는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대표단이 지난주 로마를 방문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중국은 유로권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와해돼서는 안된다`(too important to fail)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탈리아 재무부는 13일 기자 브리핑에서 "중국에 이탈리아 국채를 (더) 사주도록 요청하지 않았다"면서 CIC 대표단과 중국의 이탈리아 투자 확대 방안을 협의한 것임을 애써 강조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이탈리아의 차입 부담은 갈수록 치솟아 13일 39억유로를 차입하면서 발행한 5년 만기 국채 금리가 기록적인 5.6%에 달했음을 블룸버그는 강조했다.

이는 지난 7월 14일 발행 때의 4.93%를 크게 웃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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