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렛 요한슨 해킹범 잡고보니..."

입력 2011-10-13 07:52   수정 2011-10-13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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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릿 요한슨의 나체 사진을 해킹해 유포한 해커가 붙잡혔다. 하지만 요한슨만 피해를 본 것이 아니었고 50여명의 여배우들의 컴퓨터를 해킹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로스앤젤레스 지부는 할리우드 배우 등 주로 연예계에 종사하는 유명 인사들의 이메일을 해킹해 사진 등을 인터넷을 통해 유포한 크리스토퍼 채니(35)를 붙잡아 기소했다고 12일 (현지시간) 발표했다.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사는 채니는 지난해 11월부터 구글, 애플, 야후 등 포털 사이트 이메일 계정을 해킹해 사진 등을 실시간으로 가로챘다고 FBI는 기소장에서 밝혔다.

채니의 해킹 수법은 주로 피해자의 개인 컴퓨터 관리자 계정에 침입해 이들이 주고받는 이메일이 자신의 이메일 주소에 자동으로 옮겨지도록 설정을 바꿔놓는 것이었다.

피해자들이 이메일 암호를 바꿔도 이메일은 줄곧 채니의 계정으로 전달됐다.

범행은 집 개인 컴퓨터에서 이뤄졌다.

지난 달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요한슨의 나체 사진도 이런 과정을 통해 채니 손에 들어갔다.



요한슨은 욕실과 침실에서 아이폰으로 찍은 나체 사진이 인터넷에 나돌아다니자 지난 달 14일 FBI에 정식으로 수사를 요청했다.

FBI는 그러나 요한슨의 나체 사진이 유포되기 훨씬 이전에 은밀하게 수사를 벌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많은 저명인사들이 사법 당국에 휴대전화와 개인 컴퓨터가 해킹당했다고 신고해오는 바람에 FBI는 지난해부터 수사에 착수했다.

FBI 수사망에 걸린 채니의 수법은 그러나 천재적인 해커와 거리가 있었다.

연예 잡지,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서 쉽게 입수할 수 있는 연예인의 신상 정보와 개인 사진 등을 토대로 이들이 사용할만한 패스워드를 찾아냈다.

한명의 패스워드만 알아내면 그와 연관된 인사들 이메일 계정이 줄줄이 따라나오는 식이었다.

피해자 가운데 여배우만 50명에 이른다.

FBI에 공개적으로 수사를 요청한 조핸슨 뿐 아니라 제시카 알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알리 라터, 데비 로바토, 바네사 허진스, 밀라 쿠니스 등도 피해자 명단에 들어 있다.

FBI 대변인 아리 디코프스키는 "로스앤젤레스의 저명인사들이 해커의 먹잇감이었다"고 말했다.

채니는 그러나 그동안 추정했던 것과 달리 돈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니라고 FBI는 밝혔다.

해킹한 연예인에게 직접 연락을 하거나 취득한 정보나 사진을 팔려고 했던 흔적은 없었으며 공범도 없었다.

FBI는 컴퓨터 세대가 저지른 연예인 스토킹의 한 형태라고 결론지었다.

FBI 로스앤젤레스 지부 스티븐 마르티네스 부장은 "사이버 범죄의 새로운 유형"이라며 "파파라치와 해커를 합친 `해커라치`라는 용어가 등장했다"고 말했다.

FBI는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검거한 채니를 피해자들이 주로 몰려 있는 로스앤젤레스로 옮겨와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채니는 유죄 평결을 받으면 최고 징역 121년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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