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합의깨고 프랑스에 덱시아 재협상 요구

입력 2011-11-2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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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가 지난달 프랑스와 합의했던 덱시아 금융그룹 구제 방안을 뒤늦게 재협상하자고 프랑스에 요구해 양국 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22일 일간지 드 스탄다르트, 연합뉴스등에 따르면, 벨기에는 지난달 9일 프랑스, 룩셈부르크 등 3개국이 합의한 덱시아 구제 금융 계획이 실현 불가능하다고 뒤늦게 판단, 프랑스와 재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벨기에는 이미 프랑스는 물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재협상이 불가피하며 프랑스 부담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벨기에, 프랑스, 룩셈부르크의 합작 금융그룹인 덱시아는 그리스발 유로존 채무ㆍ금융위기의 여파로 올해 초부터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부도 위기에 몰렸다.

3개국 정부와 덱시아는 지난 10월 9일 900억 유로 규모의 배드뱅크를 설립해 부실자산을 털어내고 우량 부분은 분리매각키로 합의했다.

당시 프랑스와 벨기에가 배드뱅크에 대해 60.5% 대 39.5%의 비율로 지급보증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벨기에는 540억유로를 채권시장에서 조달해 투입해야 하지만 현재 정상적 조달이 가능한 금액은 200-250억유로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달 협상 타결 때 벨기에 언론은 "매우 불리한 것이고 실행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은 "탐욕스런 부실 은행에 2005년에 이어 또다시 세금을 투입해선 안된다"며 구제금융 자체를 비난했다.

이에 벨기에 정부는 협상이 불가피했고 결과는 100%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적절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문제는 유로존 위기가 심화하면서 채권시장에서 벨기에가 자금을 조달하는 일이 크게 어려워지면서 불거졌다.

특히 이 합의 이후 덱시아와 벨기에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커져 국채 수익률이 폭등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10월 초 3.6%였으나 지금은 4.9%를 웃돌고 있다.

결국 덱시아와 벨기에 정부는 자금 조달이 어렵고 더구나 현재 같은 고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서는 구제금융 방안을 실행해 덱시아를 살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뒤늦게 내렸다.

벨기에 정부는 신용등급이 더 좋은 프랑스가 지급보증 부담을 더 지고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추가로 조달해 주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재협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프랑스는 벨기에가 국가 간에 이미 합의한 일을 어기려한다며 일축했다.

더욱이 무디스가 21일 프랑스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프랑스 사정도 안팎으로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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