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으로 얼룩진 결혼생활, 벌금이 고작.."

입력 2011-11-2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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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남편을 둔 A(32.여)씨의 지난 수년간의 결혼생활은 악몽에 가까웠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남편의 폭력과 폭언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보낸 탓이다.

2008년 4월 어느 날 자정을 훌쩍 넘긴 오전 2시가 돼서야 신혼집에 귀가한 A씨의 남편 P(39)씨는 갑작스럽게 폭력을 휘둘렀다.

A씨는 방바닥에 옷을 내동댕이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남편에게 "왜 그러세요,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요"라고 물었지만 돌아온 것은 폭력이었다.

남편은 A씨를 바닥에 넘어뜨리더니 몸에 올라타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머리를 수차례 찧어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뇌진탕 등의 상처를 입혔다.

지난해 7월 일본으로 여행을 갔을 때에는 더 심한 일을 겪어야 했다.

A씨를 태우고 골프장에서 카트를 운전하던 P씨는 "엉덩이가 들썩거리니 살살 가자"는 부인의 말을 듣고 격분, "떨어져 죽어라"라고 말하며 카트의 핸들을 왼쪽으로 급하게 꺾었다.

바닥에 굴러떨어진 A씨는 다발성 염좌와 타박성 등을 입고 치료를 받아야 했다.

남편의 행동은 단순 폭력에만 그치지 않았다.

작년 10월 새벽시간 남편은 부모집에 다녀왔다며 아내에게 택시비를 가져오라고 말했다.

"야밤에 왜 시댁에 다녀오냐, 어머님이 편찮으시냐"라는 아내의 물음에 남편은 "네 동생이 기형아지, 너도 똑같은 기형아지?"라는 폭언과 함께 목을 졸랐다.

모욕적 언사와 잦은 폭행을 견디다 못한 A씨는 결국 남편을 경찰에 신고했으며, 약식기소된 P씨는 결국 정식재판까지 가는 다툼 끝에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8단독 김동현 판사는 24일 수차례에 걸쳐 부인을 때려 상처를 입힌 혐의(상해)로 기소된 의사 남편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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