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재…2012년 유럽 다음의 위기 후보지역인가?
2008년 9월 리먼 사태로 비롯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지 어느 덧 4년째다. 현재 금융위기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외화 유동성과 주가 등 금융변수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이제는 리먼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점을 들어 위기가 끝났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실물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점을 들어 위기가 끝나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위기가 완전히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기 위해서는 국별로는 위기극복이 부진한 국가들의 경기를 끌어올리는 것은 우선적 과제다. 위기극복이 빠른 국가들도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등과 같은 ‘애프터 클라이시스’ 과제를 해결하는 일이 남아있다. 이 과제 해결이 늦어지면 ‘3년 주기론’에 따라 또다시 위기가 발생할 우려가 높아진다.
더 주목되는 것이 글로벌 유동성의 쏠림현상이다. 현재 정책적으로 글로벌 유동성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 오히 신흥국들은 강도 있는 통화긴축을 펴온 데다 2011년 7월까지 재정위기에 휩싸여온 유럽까지 가세해 외형상으로는 줄어드는 듯한 분위기다. 이것이 같은 해 9월부터 세계경제가 어려워진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하지만 글로벌 유동성은 상당기간 줄지 않을 전망이다. 위기과정에서 퇴장되고 단기 부동화됐던 유동성이 시중에 방출되고 있다. 경제활력지표인 통화유통속도와 통화승수도 빠르게 회복되는 추세다. 한때 3배 이내로 축소됐던 레버리비 비율도 일부 ‘고위험-고수익’을 추가는 헤지펀드의 경우 10배 내외로 높아졌다.
2012년에는 유럽재정위기, 미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 등 선진국에서 잇달아 악재들이 터져 나오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빠르게 신흥국으로 재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으로 유입된 글로벌 유동성은 약 1조 달러에 달했다. 이 같은 추세는 갈수록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차기 금융위기에 대한 경고가 설득력 있게 들리는 것도 이 이유에서다.
이미 모기지 사태 이후 금융시장 구성원과 금융상품, 금융감독 등에서 발생하게 될 변화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화제가 됐던 ‘JP모건 보고서’에서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에 금융위기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탐욕과 공포의 줄 달리기에서 탐욕이 승리할 때 또 다른 버블이 형성되고, 공포가 탐욕을 누를 때 시장은 위기를 맞는 과정이 반복되기 때문에 다음 금융위기는 반드시 온다는 것이 이 보고서의 핵심이다.
민스키 모델에서도 인간의 욕망이 도를 넘어 탐욕수준으로 변질되면 투자자들의 심리가 급변하면서 ‘돈을 잃을 수 있다’는 심리가 확산돼 결국은 버블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금융위기를 맞게 된다. 대표적으로 1987년 10월 블랙 먼데이, 1997년 10월 아시아 외환위기, 2007년 10월 서브 프라임 모기지발 신용위기 등과 같은 10년 주기설을 들 수 있다.
여러 가지 이류로 갈수록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금융위기가 언제 어디서 발생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JP모건은 지금까지 금융위기의 시장별 발생 패턴을 종합해 볼 때 차기 금융위기는 신흥국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신흥국에서 발생했던 마지막 위기는 1990년대 후반에 발생했던 러시아 모라토리엄(국가채무 불이행) 사태로 10년이 넘으면서 신흥국은 공포의 기억이 잊혀져가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2011년 이후 기복이 있지만 꾸준히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금을 비롯한 각종 상품가격이 더 위험해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도 차가 있긴 하지만 상품시장은 각 섹터별로 가격상승이 빠른 ‘수퍼 스파이크’, 가격상승국면이 오래 지속되는 ‘수퍼 사이클’, 모든 상품값이 오르는 `퍼펙트 스톰‘이 발생되고 있다. 거품 형성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특히 금값의 상승세는 무서울 정도다. 월가에서는 오랜만에 ‘인디애나 존스 위기설’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인디애나 존스는 부자가 될 일념으로 모든 고난을 극복하고 금을 발견하면 그 순간부터 마음이 돌변해 혼자 독차지할 탐욕을 꿈꾸다보면 정작 부자가 되지 못하고 악의 구렁텅이에 빠진다는 것이 이 영화의 골자다.
짧게는 미국의 금리가 언제 인상되느냐가 향후 금값 뿐만 아니라 차기 금융위기 발생 여부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회복될 경우 그 자체가 금값을 하락시키는 요인일 뿐만 아니라 금을 비롯한 상품시장에서 달러캐리 자금이 급속히 빠져나올 경우 커다란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1년 증거금 상향 조정을 계기로 은을 비롯한 상품가격이 폭락하는 것을 차기 위기의 전조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신흥국에서 위기가 발생할 경우 어떤 위기가 올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해 단기 통화방어능력, 중장기 위기방어능력에 해당하는 해외자금조달과 국내저축능력, 자본유출 가능성을 보는 자본유입의 건전도 등으로 파악하는 모리스 골드스타인의 위기판단지표로 볼 때 동유럽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높게 나오지 않는다. PER(기업수익대비 주가비율) 등 증시거품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도 이머징 마켓의 주가는 적정수준보다 밑돌고 있다.
최근 상품가격 폭락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증거금 상향 조정으로 자금부족 현상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주로 상품시장에 투자한 기존 자산을 회수해야 한다. 리먼 사태처럼 ‘마진 콜(증거금 부족현상)’이 발생하더라도 디레버리지(자산회수) 과정에서 증시로 전염돼 ‘나비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신흥국 증시는 당장 붕괴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질 않는다. 일부 우려대로 상품가격 폭락이 증시로 전염돼 위기가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다. 아직까지 신흥국 주가 버블이 극에 달한 상황이 아니고, 리먼 사태처럼 주가 폭락 직전에 극에 달하는 시장 모멘텀과 레버리지(차입비율)는 관찰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까지 원자재 시장의 강세행진이 이머징 마켓의 상황과 연결돼 있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머징 마켓의 상품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의 대부분이 매수에 치중(long-only)하는 자금 또는 국내 예금이라는 점은 이머징 마켓 상품시장의 과열양상을 보여주는 증표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부존자원 싹쓸이에 나서면서 위기 이후 주도권 확보에 위협을 느낀 다른 국가들도 이 전쟁에 뛰어들면서 차기 위기의 성격이 ‘상품위기’가 귀결되고, 그 시기도 10년 주기론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경고를 최근 상품가격 폭락이 입증시켜주는 듯한 움직임은 각국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이런 점에서 국내 금융사들이 ‘스위트 스폿’으로 금을 비롯한 귀금속 투자를 권유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재테크 관점에서 ‘스위트 스폿’이란 최고의 수익이 기대되는 투자처를 의미한다. 오히려 귀금속 가격은 시장 자체요인보다 달러가치, 시장참여자 심리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돼 예측하기 어렵다. ‘인디애나 위기설’이 주는 교훈대로 귀금속 가격이 다시 치민다 하더라도 실제로 투자할 때에는 위험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
2008년 9월 리먼 사태로 비롯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지 어느 덧 4년째다. 현재 금융위기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외화 유동성과 주가 등 금융변수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이제는 리먼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점을 들어 위기가 끝났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실물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점을 들어 위기가 끝나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위기가 완전히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기 위해서는 국별로는 위기극복이 부진한 국가들의 경기를 끌어올리는 것은 우선적 과제다. 위기극복이 빠른 국가들도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등과 같은 ‘애프터 클라이시스’ 과제를 해결하는 일이 남아있다. 이 과제 해결이 늦어지면 ‘3년 주기론’에 따라 또다시 위기가 발생할 우려가 높아진다.
더 주목되는 것이 글로벌 유동성의 쏠림현상이다. 현재 정책적으로 글로벌 유동성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 오히 신흥국들은 강도 있는 통화긴축을 펴온 데다 2011년 7월까지 재정위기에 휩싸여온 유럽까지 가세해 외형상으로는 줄어드는 듯한 분위기다. 이것이 같은 해 9월부터 세계경제가 어려워진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하지만 글로벌 유동성은 상당기간 줄지 않을 전망이다. 위기과정에서 퇴장되고 단기 부동화됐던 유동성이 시중에 방출되고 있다. 경제활력지표인 통화유통속도와 통화승수도 빠르게 회복되는 추세다. 한때 3배 이내로 축소됐던 레버리비 비율도 일부 ‘고위험-고수익’을 추가는 헤지펀드의 경우 10배 내외로 높아졌다.
2012년에는 유럽재정위기, 미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 등 선진국에서 잇달아 악재들이 터져 나오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빠르게 신흥국으로 재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으로 유입된 글로벌 유동성은 약 1조 달러에 달했다. 이 같은 추세는 갈수록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차기 금융위기에 대한 경고가 설득력 있게 들리는 것도 이 이유에서다.
이미 모기지 사태 이후 금융시장 구성원과 금융상품, 금융감독 등에서 발생하게 될 변화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화제가 됐던 ‘JP모건 보고서’에서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에 금융위기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탐욕과 공포의 줄 달리기에서 탐욕이 승리할 때 또 다른 버블이 형성되고, 공포가 탐욕을 누를 때 시장은 위기를 맞는 과정이 반복되기 때문에 다음 금융위기는 반드시 온다는 것이 이 보고서의 핵심이다.
민스키 모델에서도 인간의 욕망이 도를 넘어 탐욕수준으로 변질되면 투자자들의 심리가 급변하면서 ‘돈을 잃을 수 있다’는 심리가 확산돼 결국은 버블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금융위기를 맞게 된다. 대표적으로 1987년 10월 블랙 먼데이, 1997년 10월 아시아 외환위기, 2007년 10월 서브 프라임 모기지발 신용위기 등과 같은 10년 주기설을 들 수 있다.
여러 가지 이류로 갈수록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금융위기가 언제 어디서 발생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JP모건은 지금까지 금융위기의 시장별 발생 패턴을 종합해 볼 때 차기 금융위기는 신흥국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신흥국에서 발생했던 마지막 위기는 1990년대 후반에 발생했던 러시아 모라토리엄(국가채무 불이행) 사태로 10년이 넘으면서 신흥국은 공포의 기억이 잊혀져가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2011년 이후 기복이 있지만 꾸준히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금을 비롯한 각종 상품가격이 더 위험해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도 차가 있긴 하지만 상품시장은 각 섹터별로 가격상승이 빠른 ‘수퍼 스파이크’, 가격상승국면이 오래 지속되는 ‘수퍼 사이클’, 모든 상품값이 오르는 `퍼펙트 스톰‘이 발생되고 있다. 거품 형성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특히 금값의 상승세는 무서울 정도다. 월가에서는 오랜만에 ‘인디애나 존스 위기설’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인디애나 존스는 부자가 될 일념으로 모든 고난을 극복하고 금을 발견하면 그 순간부터 마음이 돌변해 혼자 독차지할 탐욕을 꿈꾸다보면 정작 부자가 되지 못하고 악의 구렁텅이에 빠진다는 것이 이 영화의 골자다.
짧게는 미국의 금리가 언제 인상되느냐가 향후 금값 뿐만 아니라 차기 금융위기 발생 여부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회복될 경우 그 자체가 금값을 하락시키는 요인일 뿐만 아니라 금을 비롯한 상품시장에서 달러캐리 자금이 급속히 빠져나올 경우 커다란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1년 증거금 상향 조정을 계기로 은을 비롯한 상품가격이 폭락하는 것을 차기 위기의 전조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신흥국에서 위기가 발생할 경우 어떤 위기가 올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해 단기 통화방어능력, 중장기 위기방어능력에 해당하는 해외자금조달과 국내저축능력, 자본유출 가능성을 보는 자본유입의 건전도 등으로 파악하는 모리스 골드스타인의 위기판단지표로 볼 때 동유럽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높게 나오지 않는다. PER(기업수익대비 주가비율) 등 증시거품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도 이머징 마켓의 주가는 적정수준보다 밑돌고 있다.
최근 상품가격 폭락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증거금 상향 조정으로 자금부족 현상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주로 상품시장에 투자한 기존 자산을 회수해야 한다. 리먼 사태처럼 ‘마진 콜(증거금 부족현상)’이 발생하더라도 디레버리지(자산회수) 과정에서 증시로 전염돼 ‘나비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신흥국 증시는 당장 붕괴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질 않는다. 일부 우려대로 상품가격 폭락이 증시로 전염돼 위기가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다. 아직까지 신흥국 주가 버블이 극에 달한 상황이 아니고, 리먼 사태처럼 주가 폭락 직전에 극에 달하는 시장 모멘텀과 레버리지(차입비율)는 관찰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까지 원자재 시장의 강세행진이 이머징 마켓의 상황과 연결돼 있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머징 마켓의 상품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의 대부분이 매수에 치중(long-only)하는 자금 또는 국내 예금이라는 점은 이머징 마켓 상품시장의 과열양상을 보여주는 증표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부존자원 싹쓸이에 나서면서 위기 이후 주도권 확보에 위협을 느낀 다른 국가들도 이 전쟁에 뛰어들면서 차기 위기의 성격이 ‘상품위기’가 귀결되고, 그 시기도 10년 주기론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경고를 최근 상품가격 폭락이 입증시켜주는 듯한 움직임은 각국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이런 점에서 국내 금융사들이 ‘스위트 스폿’으로 금을 비롯한 귀금속 투자를 권유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재테크 관점에서 ‘스위트 스폿’이란 최고의 수익이 기대되는 투자처를 의미한다. 오히려 귀금속 가격은 시장 자체요인보다 달러가치, 시장참여자 심리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돼 예측하기 어렵다. ‘인디애나 위기설’이 주는 교훈대로 귀금속 가격이 다시 치민다 하더라도 실제로 투자할 때에는 위험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