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의 원인 '염색체 불안정' 비밀 국내 연구진이 풀었다

입력 2012-02-15 07:59  

세포 분열 과정에서 염색체 분리가 온전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암이 발생하는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서울대 이현숙 교수가 주도하고 최은희.이혜옥 박사후연구원, 박필구 박사과정생 등이 참여한 연구팀이 동물(쥐) 실험과 암 환자 샘플 분석 등을 통해 단백질 `BRCA2`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암의 원인인 `염색체 수 이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BRCA2 단백질은 손상된 유전자를 복구하는 데 관여하는 대표적 `항암 유전자`로, 이 단백질이 망가지면 암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방암의 경우 전체의 약 3분의 1이 이 단백질의 돌연변이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BRCA2 단백질이 세포 분열 시 염색체 수를 정교하게 조절하는 핵심적인 역할도 맡고 있다는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따라서 BRCA2 단백질에 문제가 생기면 손상된 유전자를 고칠 수 없을 뿐 아니라, 세포 분열 단계에서부터 이미 염색체 수 이상에 따른 발암 요인을 안게 된다는 얘기다.

연구진이 형질조작을 통해 돌연변이 BRCA2 단백질을 가진 쥐의 세포 분열 과정을 살펴본 결과, 40개씩 똑같은 수의 염색체를 가진 두 개의 정상 세포로 나뉘지 않고 염색체 수가 매우 불규칙하게 분리됐다.

예를 들어 분열 후 한쪽 세포에는 50개의 염색체가, 나머지 한쪽에는 30개의 염색체만 들어 있는 식이다.

`BubR1`이라는 이름의 단백질이 세포 분열 과정에서 염색체 수를 조절하는데, 정상 상태에서는 BRCA2 단백질이 BubR1의 아세틸화(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사슬에 아세틸 분자가 붙는 것)를 촉진해 이 과정을 돕는다.

그러나 BRCA2가 비정상적인 경우, BubR1의 아세틸화가 위축돼 결국 염색체 수 분배에 문제가 생긴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서울대병원 노동영 교수팀의 도움을 받아 실제 유방암 환자의 병리 샘플에서도 이런 현상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는 유방암 등암환자의 BRCA2 단백질 이상 여부를 먼저 살펴본 뒤, 이상이 있다면 부족한 BubR1의 아세틸화를 돕는 방향으로 암 치료를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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