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이후 국내 증시…`실적장세`냐? `거품붕괴`냐?
연초 신중론과 달리 글로벌 증시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올들어 지금까지 글로벌 주가는 국별 평균로는 12%, 우리가 속한 신흥국 주가는 14% 올랐다. 연율로 따진다면 신흥국 주가는 50%가 넘는다.
돈의 힘이 가장 컸다. 이른바 ‘유동성 장세(liquidity market)`다. 대부분 제로(0) 금리인 선진국들은 돈을 풀었고, 브릭스(BRICs)를 비롯한 신흥국들은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서너 단계씩 내리는 `빅 스텝(bip step)’ 금리정책을 추진했다. 우리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물가안정 차원에서 시중에 풀린 돈을 환수할 뜻이 밝혀 대조적이다.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때 가장 흔한 질문은 과연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최근 들어 신흥국 증시참여자를 중심으로 이런 의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돈의 힘만으로는 주가가 계속 상승할 수 없고 어느 단계에서 기대심리가 꺾이면 거품은 반드시 붕괴(boom & burst)된다는 정형화된 사실을 여러 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초기에 돈의 힘에 오른 주가가 추가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부(富)의 효과(wealth effect)’에 의해 경기와 같은 증시기초여건이 개선돼야 가능하다. 이것이 뒤따라오지 않으면 거품으로 조만간 주가는 하락한다. ‘부(富)의 효과’란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오르면 소비가 증가돼 경기가 회복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자산소득은 임금소득보다 소비성향이 높은 불로소득 성격이 짙다. 이 때문에 ‘부(富)의 효과’가 크게 나타나려면 가계의 자금사정(cash flow)이 중요하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디레버리지(deleverage, 부채축소·저축증대)에 우선순위를 둔다면 이 효과는 적게 나타나 경기를 끌어올리는 힘이 약해진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가계들은 종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디레버리지에 치중했었다. 이것이 금융과 실물간의 연계성이 떨어지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에는 디레버리지가 마무리되면서 한때 8%에 육박하던 저축률이 위기이전수준인 4%대로 복귀되고 있다.
미국경기 앞날을 보는 시각이 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작년 9월 이후 경기논쟁은 ‘회복(소프트 패치 혹은 라지 패치)’이냐 ‘침체(더블 딥 혹은 트리플 딥)’에 초점이 맞춰졌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벌이는 경기논쟁은 회복은 기정사실화하고 그 속도에 있어 빠른 ‘V’ 자형과 늦은 ‘U’ 자형, 그 중간수준의 ‘나이키 커브론’ 간의 입장차다.
유럽 가계들은 위기발생국(bad apples) 국민을 중심으로 디레버리지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위기가 최악의 상황은 지나간다 하더라도 실물경기 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디플레에션 대책 이후 빨라지는 엔화 약세가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일본 국민들은 만성적인 디레버리지 함정에 빠져 쉽게 벗어나가는 어려워 보인다.
중국 등 신흥국 가계들의 자금사정은 여전히 괜찮은 편이다. 지난 2년간 추진했던 금리인상만 최근 추진하고 있는 ‘빅 스텝’ 금리인하로 정상수준만 돌려 놓는다면 주가 등 자산가격은 오르고 ‘부(富)의 효과’로 경기는 최소한 연착륙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예외가 될 수 있다. 이미 가계부채가 900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는 주가 등 자산가격이 오르더라도 ‘부(富)의 효과’는 종전보다 적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별로 편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이번 유동성 장세가 ‘부(富)의 효과’로 연결돼 경기회복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하지만 유럽, 일본 등의 변수가 있는 만큼 그 정도는 약해 최근 유동성 장세에 대해 거품논란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때 투자자들이 갖춰야 할 덕목중의 하나가 좋은 참고지표를 갖는 일이다.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경기진단지표와 예측방법이 많이 개발됐다. 이미 오래전부터 개발돼 발표돼 왔으나 뒤늦게 각광을 지표와 방법도 많다. 그 중의 하나가 국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매월 발표되는 복합선행지수(CLI : Composite Leading Indicators)다. 이번 위기에서도 경기저점이 2009년 2분기였던 점을 정확히 예고했다.
CLI는 성장순환(growth cycle)에서 전환점(turning point)에 대한 조기신호를 제공토록 설계됐다. 보통 경기순환(business cycle)에서는 GDP통계를 활용하나 CLI는 GDP를 선행하는 산업생산지수(IIP)를 활용하는 것이 다르다. 이 때문에 CLI는 경기순환을 선행하는 성장순환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유동성 장세 이후 증시 앞날과 관련해 경기가 받쳐 주느냐 여부에 따라 ‘실적 장세론’과 ‘거품붕괴론’간의 논쟁이 최대 관심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 투자자들이 경기를 판단하는 방법으로 예의주시해야 할 지수가 CLI의 흐름이다. 종전보다 빠르지는 않지만 이 지수는 이미 작년 12월 이후 고개를 들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
연초 신중론과 달리 글로벌 증시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올들어 지금까지 글로벌 주가는 국별 평균로는 12%, 우리가 속한 신흥국 주가는 14% 올랐다. 연율로 따진다면 신흥국 주가는 50%가 넘는다.
돈의 힘이 가장 컸다. 이른바 ‘유동성 장세(liquidity market)`다. 대부분 제로(0) 금리인 선진국들은 돈을 풀었고, 브릭스(BRICs)를 비롯한 신흥국들은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서너 단계씩 내리는 `빅 스텝(bip step)’ 금리정책을 추진했다. 우리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물가안정 차원에서 시중에 풀린 돈을 환수할 뜻이 밝혀 대조적이다.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때 가장 흔한 질문은 과연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최근 들어 신흥국 증시참여자를 중심으로 이런 의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돈의 힘만으로는 주가가 계속 상승할 수 없고 어느 단계에서 기대심리가 꺾이면 거품은 반드시 붕괴(boom & burst)된다는 정형화된 사실을 여러 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초기에 돈의 힘에 오른 주가가 추가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부(富)의 효과(wealth effect)’에 의해 경기와 같은 증시기초여건이 개선돼야 가능하다. 이것이 뒤따라오지 않으면 거품으로 조만간 주가는 하락한다. ‘부(富)의 효과’란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오르면 소비가 증가돼 경기가 회복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자산소득은 임금소득보다 소비성향이 높은 불로소득 성격이 짙다. 이 때문에 ‘부(富)의 효과’가 크게 나타나려면 가계의 자금사정(cash flow)이 중요하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디레버리지(deleverage, 부채축소·저축증대)에 우선순위를 둔다면 이 효과는 적게 나타나 경기를 끌어올리는 힘이 약해진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가계들은 종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디레버리지에 치중했었다. 이것이 금융과 실물간의 연계성이 떨어지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에는 디레버리지가 마무리되면서 한때 8%에 육박하던 저축률이 위기이전수준인 4%대로 복귀되고 있다.
미국경기 앞날을 보는 시각이 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작년 9월 이후 경기논쟁은 ‘회복(소프트 패치 혹은 라지 패치)’이냐 ‘침체(더블 딥 혹은 트리플 딥)’에 초점이 맞춰졌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벌이는 경기논쟁은 회복은 기정사실화하고 그 속도에 있어 빠른 ‘V’ 자형과 늦은 ‘U’ 자형, 그 중간수준의 ‘나이키 커브론’ 간의 입장차다.
유럽 가계들은 위기발생국(bad apples) 국민을 중심으로 디레버리지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위기가 최악의 상황은 지나간다 하더라도 실물경기 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디플레에션 대책 이후 빨라지는 엔화 약세가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일본 국민들은 만성적인 디레버리지 함정에 빠져 쉽게 벗어나가는 어려워 보인다.
중국 등 신흥국 가계들의 자금사정은 여전히 괜찮은 편이다. 지난 2년간 추진했던 금리인상만 최근 추진하고 있는 ‘빅 스텝’ 금리인하로 정상수준만 돌려 놓는다면 주가 등 자산가격은 오르고 ‘부(富)의 효과’로 경기는 최소한 연착륙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예외가 될 수 있다. 이미 가계부채가 900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는 주가 등 자산가격이 오르더라도 ‘부(富)의 효과’는 종전보다 적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별로 편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이번 유동성 장세가 ‘부(富)의 효과’로 연결돼 경기회복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하지만 유럽, 일본 등의 변수가 있는 만큼 그 정도는 약해 최근 유동성 장세에 대해 거품논란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때 투자자들이 갖춰야 할 덕목중의 하나가 좋은 참고지표를 갖는 일이다.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경기진단지표와 예측방법이 많이 개발됐다. 이미 오래전부터 개발돼 발표돼 왔으나 뒤늦게 각광을 지표와 방법도 많다. 그 중의 하나가 국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매월 발표되는 복합선행지수(CLI : Composite Leading Indicators)다. 이번 위기에서도 경기저점이 2009년 2분기였던 점을 정확히 예고했다.
CLI는 성장순환(growth cycle)에서 전환점(turning point)에 대한 조기신호를 제공토록 설계됐다. 보통 경기순환(business cycle)에서는 GDP통계를 활용하나 CLI는 GDP를 선행하는 산업생산지수(IIP)를 활용하는 것이 다르다. 이 때문에 CLI는 경기순환을 선행하는 성장순환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유동성 장세 이후 증시 앞날과 관련해 경기가 받쳐 주느냐 여부에 따라 ‘실적 장세론’과 ‘거품붕괴론’간의 논쟁이 최대 관심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 투자자들이 경기를 판단하는 방법으로 예의주시해야 할 지수가 CLI의 흐름이다. 종전보다 빠르지는 않지만 이 지수는 이미 작년 12월 이후 고개를 들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