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무디스, 왜 한국 신용등급 전망을 올렸나

입력 2012-04-03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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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우리 경제 내부에서는 위기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외부에서 우리나라를 보는 시각은 계속해서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피치에 이어 무디스도 한국의 신용등급전망을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이번 무디스의 신용등급전망 상향조정을 계기로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보는 시각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진단해보겠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일단 좋은 소식이다. 어제도 우리가 디커플링, 리디커플링 개념을 통해 위기설의 실체에 대해 알아봤다.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무디스 사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내부적인 채널을 통해 공식화된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전망치를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는 것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유럽의 피치 사, 미국의 무디스 사, 스탠다드앤푸어스 사가 있다. 무디스사는 3대 신용평가기관 중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있고 한국에 대해 특히 보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신용등급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런 문제는 부분적으로 우리가 많이 이야기했다. 우리 내부에서 위기설이 나올 때 마다 해외시각은 상당히 좋았다.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단기적인 해외시각을 나타내는 지표인 CDS금리나 보다 중기적인 해외시각을 나타내는 외평채 가산금리가 지난해 말 우리 내부에서 제기되는 위기설과 관계없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이것을 바탕으로 4월에 원래 3대 신용평가 기관들이 정례 신용등급을 조정하는 시기다.

이때 피치 사에 이어 나머지 두 기관들도 우리나라 신용등급 전망이든 등급이든 올리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는데 이번에 무디스 사가 전격적으로 우리의 신용등급 전망치를 조정하서 상당히 의미가 있다.

신용등급의 하향 도미노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 지금 신용평가사의 각국별 등급조정 추세다. 이런 과정에서 전망을 올리려면 나름대로 뚜렷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이런 각도에서 우리가 일전에 알아봤지만 위기 이후에 3대 신용평가사들이 국가의 신용등급을 조정할 때는 재정의 건전성을 가장 많이 꼽고 특히 신흥국의 경우 외국자본 유출입에 대해 버퍼캐피탈, 완충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 중 우리는 재정건전성이 뛰어나다. 어제 무디스 사도 발표하면서 가장 먼저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치를 올린 것은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가장 뛰어나다는 것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신용등급 개혁에 따른 평가 기준에서 나오는 조치다.

완충능력이 높다는 것은 내부에서 어려운 이야기가 있었지만 우리의 신용등급 전망치가 상항 조정된 것은 정책당국에서 기업들에게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 우리 대표 기업들이 해외에서 상당히 좋은 성과를 냄에 따라 우리의 신용등급 전망치 상향조정에 일조했다.

우리가 총선을 앞두고 기업을 두들겨 패는 곳에 여든 야든 간다. 그러나 마지막에 신용등급을 조정하는 것은 기업들이다. 정책당국은 대표 기업에 대해 고맙다는 이야기를 한 번 표명해야 한다. 이것을 계기로 친 기업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 국민의 표심만 생각해서 단기적 안목에 치중하지 말고 우리 경제의 후손세대를 생각하는 각도에서 기업을 중시하는 모습, 이번 무디스 사의 평가에서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다.

또 우리 경제 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3월 초까지도 그랬다. 3% 밑에 빠지는 경착륙 문제도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번에 신용등급 전망치를 조정하면서 한국경제 전망이 상당히 밝다. 사실 성장률은 세계경제에서 동시에 떨어지지만 떨어지는 폭이 우리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야기다. 한국경제 전망도 밝은 것이 신용등급 전망치를 상향조정한 배경이다.

앵커 > 이번 신용등급 전망 상향 조정은 사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 미사일 발사를 앞두고 발표된 것이라서 더욱더 커다란 의미를 가진다. 사실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위험변수가 있다. 바로 지정학적 리스크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분명히 무디스 사도 지정학적 위험 대해 언급했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가중치를 상당히 낮게 평가했다. 그래서 특별히 신용등급이나 우리나라의 해외시각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3대 신용평가사들이 특정 국가의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는 여러 가지를 본다. 대분류를 놓고 보면 경제적 요인인 펀더멘탈 요인과 비경제적 요인을 본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지정학적 위험에 해당된다. 과거 냉전시대에는 남북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상황은 지정학적 위험이 우리의 신용등급을 조정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글로벌화가 되고 금융위기를 겪고 난 이후에 세계 3대 신용평가 기관들이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는 경제적 요인, 비경제적 요인도 경제 펀더멘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본다. 투자자들의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를 더 중시한다.

역시 경제적 요인은 거시경제의 안정성이다. 이것은 이미 언급한 한국경제의 전망에 해당된다. 그리고 산업위험과 재무위험이 경제적 위험이다. 이 가중치가 전체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90% 이상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비경제적 요인, 지정학적 위험은 10%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결과적으로 보면 지정학적 위험인 남북분단, 북한의 로켓 미사일 발사 등 국내 증시의 악재로 거론되는 것들이 있다. 3대 신용평가 기관의 개혁 이후 평가기준이 변화된 모습을 자세하게 연구하지 않고 종래의 선입견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도 그렇다. 외국인도 당장 눈앞의 북한 로켓 발사가 한국의 자본 유출입 문제에 대해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종전의 패턴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신용등급의 새로운 평가기준과 맥을 같이 해서 한국의 투자성향을 보는 시각이다.

앵커 > 앞으로 우리의 신용등급이 어떻게 될 것인가 전망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재정건전성 문제다. 3대 신용평가사들은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전망치가 조정됐으면 관행상으로 6개월 후에는 실제등급을 조정한다. 전망은 미래에 대한 의향이다. 신용등급사들이 미래에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조정한 것처럼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가면 특별한 악재요인이 없는 한 한국의 실제등급을 올리겠다는 의향지수에 해당한다.

이번의 전망치대로 한국의 실제등급을 조정할 것인가. 특히 이번에 실제등급이 조정된다는 것은 선진국의 등급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한국의 외형상 규모가 상당히 큰데도 불구하고 증시적 측면에서는 파이낸셜 타임스의 FTSE 지수에 선진국 지수를 편입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건스탠리의 선진국지수 등에 편입하지 못한 상태다. 실제 등급이 선진국 등급에 해당되는 쪽으로 조정한다면 그동안 말도 많았던 증시에서 바라보는 모건스탠리의 선진국지수에도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각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정의 건전성이다. 신흥국의 경우 위험수준을 70% 정도로 보는데 한국은 국가채무 GDP 비율이 32%정도다. 위험수준보다 절반 이하의 모습을 보인다. 이런 대목이 이번 총선이나 다른 요인에 의해 재정건전성이 크게 흐트러지지 않는다면 6개월 이후 실제 등급이 조정될 때 한국이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도 해볼 수 있다.

이번에는 무디스사가 한국을 평가할 때 외환보유고와 같은 버퍼캐피탈 이야기를 거의 안 했다. 위험요인을 따진다면 우리 내부에서 해결해야 될 민간의 채무문제를 거론했다. 사실상 선진국에 해당되는 개인의 채무문제만 이야기하고 신흥국에서 중요한 버퍼캐피탈 부분, 외환보유고를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다.

신흥국에서는 자본의 유출입 문제에 의해 각종 위기의 원인이 발생한다. 이것은 그동안 아시아 외환위기 등에서 봐왔듯 아주 전형적인 사실이다. 이런 것을 중시해서 무디스사나 3대 평가기관도 외환의 유출입 문제에 관련된 것은 거론하지 않는다. 1선과 2선 포함해서 충분하다. 외환보유고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안 해도 된다. 순수민간의 부채문제를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그런 각도에서 지금 금리인상 문제, 정부가 물가문제를 계속 언급하는데 어제 물가가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은행에서는 물가문제에서 금리인상에 대해 전형적 입장을 취하는 것을 아쉬워한다. 물가가 지표상으로 2% 내려온 것은 순순히 인정해야 한다. 그런 각도에서 우리의 금리문제를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금리를 인하하거나 금리의 현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지금 세계적 기관들이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요인을 민간의 채무문제로 들고 있다. 그런데 물가가 안정되고 있는데 물가만을 고려해서 금리를 인상한다면 가뜩이나 경제가 회복된다고 해도 중하위 계층들은 경제고통지수가 높아진다. 여기에 이자부담이 가중되면 중하위 계층은 정말 삶이 어렵다. 이러한 평가와 의견을 토대로 한국의 정책방안 중 어떤 위험요인이 있는지 파악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통화정책이든 재정정책의 우선순위를 맞춰가야 한다. 그래야 실제등급이 조정될 수 있는 단초가 된다.

보고서의 내용을 검토해보면 국민들의 입장에 대해 많이 언급하지는 않았다. 과거와는 다른 점이다. 특히 국민들의 문제는 세계 3대 신용평가사들이 거의 건드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나라의 자존심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역시 함축된 의미는 가지고 있다. 결국 우리경제가 실제등급이 조정되느냐 여부는 우리 국민들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요새 총선을 앞두고 여러 설왕설래가 많지만 그것은 결국 한국의 해외시각이나 실제 등급을 조정하기 위해 지정학적 위험 등에 대해 대승적 차원에서 국민의 합의나 소통 등을 보여줄 시점이다. 이것을 위해 정책당국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들은 상당히 잘하고 있어 실제등급 전망치가 상향조정을 한 것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책당국의 부정부패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와 국민들의 부화뇌동하는 사고를 근절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최근 현안을 가지고 있는 여야 간 갑론을박하는 문제만 조정된다면 한국의 실제등급이 조정될 가능성은 비교적 높다.

앵커 > 무디스와 피치가 우리나라 신용등급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S&P사는 언급이 없다.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스탠다드앤푸어스사가 아주 골치아프다. 어떤 문제에 대해 신중한 견해를 보여야지 너무 남을 해하게 하면 이런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번 금리 과정에서 무디스 사를 제치고 스탠다드앤푸어스사가 세계 1등 평가회사가 되기 위해 유럽의 국가나 각국의 신용등급을 가장 신속하게 조정했다. 그런데 안 좋은 쪽으로 신속하게 조정했다.

그러다 보니 스탠다드앤푸어스가 실제 등급을 조정할 때 너무 빨리 갑작스럽게 안 좋게 조정하다 보니 한국의 문제에 대해 상향 조정할 요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일 늦게 신용등급 전망치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이다.

사실 스탠다드앤푸어스 사의 신용등급 평가기준을 보면 위험한 국가는 신속하게 조정하고 우리처럼 안전한 국가는 비교적 악재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신중하게 조정한다. 위기발생국은 신속하게 조정하고 안전한 국가에서는 신중하게 조정한다. 신중하게 조정하면 악재가 발생하더라도 이것을 보다 근본적으로 펀더멘탈에 영향을 미치는 가의 문제에서 투자자 보호차원에서 신중하게 조정하는 2트랙 방식을 취하고 있다.

스탠다드앤푸어스사가 보호적 입장인 무디스와 달리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치에 대해 빨리 조정해야 된다. 그런데 뒤늦게 조정하는 것은 사실상 지금 이 과정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 사가 여러 가지 입장을 너무 빨리 정리하다 보니까 지금과 같은 사태가 처해지는 것이다.

피치사, 무디스사는 가장 한국에 대해 보수적 입장을 가지고 세계 평가시장에서 영향력이 높다. 그런 무디스사가 조정했기 때문에 스탠다드앤푸어스사도 전망치 정도는 한 단계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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