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화되는 2012년 각국의 선거…경기부양책을 읽어라
특정국의 주가를 결정하는 커다란 요인 중의 하나가 정책변수다. 지난해 9월부터 ‘부양’쪽으로 선회되기 시작한 각국의 거시경제기조가 갈수록 그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9월 대대적인 일자리 창출책을 발표한데 이어 추가 경기부양책을 로져중이다. 밴 버냉키 중앙은행(Fed) 총재는 필요할 경우 3차 양적완화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일본도 경기침체의 주범은 엔고를 저지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시장개입에 나서고 있다. 올 2월 이뤄졌던 엔고 저지책만 하더라도 그 규모만 13조엔에 달했다.
마침내 유럽도 지난해 11월 이후 기준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내린데 이어 장기대출프로그램(LTRO)를 추진했다. 전통적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은 물가안정을 중시한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ECB의 물가목표선을 상회한 상황에서 단행된 이같은 조치들은 획기적으로 평가됐다. 그만큼 위기극복과 경기부양 의지가 강한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지난 2년 이상동안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올려온 신흥국의 거시경제기조도 바뀔 조짐이 뚜렷하다.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성장이 훼손당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급준비율을 인하한데 이어 브라질, 인도 등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 신흥국들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다.
한 가지 눈에 띠는 것은 이번에는 단순히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 특히 청년층의 일자리 창출에 최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점이다. 종전의 부양책에서는 고용지표는 대표적인 경기후행 혹은 종속변수로, 성장률만 끌어 올리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고용지표가 갈수록 독립 혹은 설명변수화되는 추세를 각국의 부양책에서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히려 이런 새로운 변화를 읽지 못하고 단순히 성장률만 끌어 올리면 소득양극화와 이에 따른 사회불안이 심화돼 런던 폭등사태, 반월가 시위에서 보여준 것처럼 민주주의 골간이 흔들리게 된다.
특히 올해 예정된 선거결과를 각국의 집권당 입장에서 좋게 가져가기 위해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고통지수(misery index)¹를 낮게 가져가려는 정치적인 포석도 함께 깔려 있다. 대부분 국가의 국민들은 이 지수를 통해 체감경기를 파악하고 집권당의 경제성과를 평가해 표심을 결정하는 투표성향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2차 대전 이후 각국이 반복된 침체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재정지출 증대와 금리인하와 같은 총수요 부양대책에 주로 기인했다. 이 때문에 잠재수준을 웃도는 높은 성장세가 나타나면 인플레로 치미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그 후 성장동인이 바뀌면서 종전의 경제고통지수가 국민들의 경제생활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들이 많아 왔다.
대표적으로 경기회복이 주로 고용감축, 기술혁신과 같은 공급측 요인에 기인할 경우 경기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종전만큼 고용이 뒤따르지 않고 물가압력이 높아지지 않는 경우다. 이 때문에 국민들의 체감경기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새로운 경제고통지수를 산출해 활용하고 있다. 대부분 국가들은 종전의 경제고통지수에 소득증가율(보통 GDP성장률을 사용)을 차감해서 산출하는 신경제고통지수로 체감경기를 파악하고 있다.
선거가 예정돼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앞으로 각국이 고용을 우선적으로 창출해 소득과 소비가 함께 늘어나면 성장목표는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부양책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남은 기간에는 각종 선거가 유난히 많이 예정돼 있는데다, 갈수록 쇼셜 네트워크 시스템(SNS) 등에 익숙한 청년층이 선거에 차지하는 영향력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경기부양 방향은 의외로 빨리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부양책이 성공하려면 재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시장에 많이 의존하는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이 이미 재정적자와 국가채무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는 일자리 창출에 소요되는 재원을 마련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여러 방안이 있겠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정책당국에서는 ‘페이-고(pay-go) 정책’²이 추진될 것이 확실시된다. 동시에 대기업과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버핏세 부과와 기부문화도 권장?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두가 동참하는 ’프로 보노 퍼블릭코(pro bono publico)` 정신을 발휘해야 고용과 사회불안을 해결하면서 경기와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일자리 창출을 우선하는 부양책은 경기나 증시 입장에서도 커다란 의미가 있다. 앞으로 경기와 증시가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는 크게 세 가지 ‘패러다임 쉬프트’, 즉 구조변화가 순조롭게 이행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월가는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현상을 앞말이 뒷말을 끌어주는 ‘밴드웨건 효과(Bandwagon effect)’로 부르는 사람도 있다.
금융위기 후 변화에 맞춰 기업인과 월가의 펀드 매니저들도 새로운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하거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에 바쁘다. 그 중에 가장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알파 라이징 업종’이다. ‘알파 라이징 업종’이란 현존하는 기업이외라는 점에서 ‘알파’가, 위기 이후 적용될 새로운 평가잣대에 따라 부각된다는 의미에서 라이징(rising)이 붙은 용어다.
그런 만큼 위기 이후에 형성될 미래 트렌드와 관련해 현재 연구·개발 중인 새로운 상품을 찾기에 분주하다. 현재 연구 개발중이거나 개발이 완성돼 출시를 앞두고 있는 다양한 제품 가운데 ‘알파 라이징’이 될 가능성이 높은 업종으로 몇 개 든다면 △주인을 알아보는 카드△건강을 가져다주는 바이러스 △기름을 먹고사는 박테리아 △자전거 교통 천국 ‘벨로벤트(Velovent)’ △어떤 연료든 다 쓸 수 있는 자동차 등이다.
또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즉 BOP(business of the economic pyramid)관련 업종도 주목하고 있다. BOP계층은 세계 인구의 약 72%인 40억명에 이르며 시장규모도 약 5조 달러에 달하는 거대시장이다. BOP계층은 중간소득 계층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넥스트 볼륨 존(next volume zone)`, `넥스트 마켓(next market)`으로 불리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일수록 이 사업에 주도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
특정국의 주가를 결정하는 커다란 요인 중의 하나가 정책변수다. 지난해 9월부터 ‘부양’쪽으로 선회되기 시작한 각국의 거시경제기조가 갈수록 그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9월 대대적인 일자리 창출책을 발표한데 이어 추가 경기부양책을 로져중이다. 밴 버냉키 중앙은행(Fed) 총재는 필요할 경우 3차 양적완화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일본도 경기침체의 주범은 엔고를 저지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시장개입에 나서고 있다. 올 2월 이뤄졌던 엔고 저지책만 하더라도 그 규모만 13조엔에 달했다.
마침내 유럽도 지난해 11월 이후 기준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내린데 이어 장기대출프로그램(LTRO)를 추진했다. 전통적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은 물가안정을 중시한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ECB의 물가목표선을 상회한 상황에서 단행된 이같은 조치들은 획기적으로 평가됐다. 그만큼 위기극복과 경기부양 의지가 강한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지난 2년 이상동안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올려온 신흥국의 거시경제기조도 바뀔 조짐이 뚜렷하다.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성장이 훼손당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급준비율을 인하한데 이어 브라질, 인도 등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 신흥국들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다.
한 가지 눈에 띠는 것은 이번에는 단순히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 특히 청년층의 일자리 창출에 최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점이다. 종전의 부양책에서는 고용지표는 대표적인 경기후행 혹은 종속변수로, 성장률만 끌어 올리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고용지표가 갈수록 독립 혹은 설명변수화되는 추세를 각국의 부양책에서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히려 이런 새로운 변화를 읽지 못하고 단순히 성장률만 끌어 올리면 소득양극화와 이에 따른 사회불안이 심화돼 런던 폭등사태, 반월가 시위에서 보여준 것처럼 민주주의 골간이 흔들리게 된다.
특히 올해 예정된 선거결과를 각국의 집권당 입장에서 좋게 가져가기 위해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고통지수(misery index)¹를 낮게 가져가려는 정치적인 포석도 함께 깔려 있다. 대부분 국가의 국민들은 이 지수를 통해 체감경기를 파악하고 집권당의 경제성과를 평가해 표심을 결정하는 투표성향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2차 대전 이후 각국이 반복된 침체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재정지출 증대와 금리인하와 같은 총수요 부양대책에 주로 기인했다. 이 때문에 잠재수준을 웃도는 높은 성장세가 나타나면 인플레로 치미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그 후 성장동인이 바뀌면서 종전의 경제고통지수가 국민들의 경제생활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들이 많아 왔다.
대표적으로 경기회복이 주로 고용감축, 기술혁신과 같은 공급측 요인에 기인할 경우 경기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종전만큼 고용이 뒤따르지 않고 물가압력이 높아지지 않는 경우다. 이 때문에 국민들의 체감경기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새로운 경제고통지수를 산출해 활용하고 있다. 대부분 국가들은 종전의 경제고통지수에 소득증가율(보통 GDP성장률을 사용)을 차감해서 산출하는 신경제고통지수로 체감경기를 파악하고 있다.
선거가 예정돼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앞으로 각국이 고용을 우선적으로 창출해 소득과 소비가 함께 늘어나면 성장목표는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부양책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남은 기간에는 각종 선거가 유난히 많이 예정돼 있는데다, 갈수록 쇼셜 네트워크 시스템(SNS) 등에 익숙한 청년층이 선거에 차지하는 영향력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경기부양 방향은 의외로 빨리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부양책이 성공하려면 재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시장에 많이 의존하는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이 이미 재정적자와 국가채무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는 일자리 창출에 소요되는 재원을 마련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여러 방안이 있겠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정책당국에서는 ‘페이-고(pay-go) 정책’²이 추진될 것이 확실시된다. 동시에 대기업과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버핏세 부과와 기부문화도 권장?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두가 동참하는 ’프로 보노 퍼블릭코(pro bono publico)` 정신을 발휘해야 고용과 사회불안을 해결하면서 경기와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일자리 창출을 우선하는 부양책은 경기나 증시 입장에서도 커다란 의미가 있다. 앞으로 경기와 증시가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는 크게 세 가지 ‘패러다임 쉬프트’, 즉 구조변화가 순조롭게 이행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월가는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현상을 앞말이 뒷말을 끌어주는 ‘밴드웨건 효과(Bandwagon effect)’로 부르는 사람도 있다.
금융위기 후 변화에 맞춰 기업인과 월가의 펀드 매니저들도 새로운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하거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에 바쁘다. 그 중에 가장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알파 라이징 업종’이다. ‘알파 라이징 업종’이란 현존하는 기업이외라는 점에서 ‘알파’가, 위기 이후 적용될 새로운 평가잣대에 따라 부각된다는 의미에서 라이징(rising)이 붙은 용어다.
그런 만큼 위기 이후에 형성될 미래 트렌드와 관련해 현재 연구·개발 중인 새로운 상품을 찾기에 분주하다. 현재 연구 개발중이거나 개발이 완성돼 출시를 앞두고 있는 다양한 제품 가운데 ‘알파 라이징’이 될 가능성이 높은 업종으로 몇 개 든다면 △주인을 알아보는 카드△건강을 가져다주는 바이러스 △기름을 먹고사는 박테리아 △자전거 교통 천국 ‘벨로벤트(Velovent)’ △어떤 연료든 다 쓸 수 있는 자동차 등이다.
또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즉 BOP(business of the economic pyramid)관련 업종도 주목하고 있다. BOP계층은 세계 인구의 약 72%인 40억명에 이르며 시장규모도 약 5조 달러에 달하는 거대시장이다. BOP계층은 중간소득 계층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넥스트 볼륨 존(next volume zone)`, `넥스트 마켓(next market)`으로 불리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일수록 이 사업에 주도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