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투자 오후증시 1부 - 박문환의 시장돋보기
동양증권 박문환 > 지금까지 네덜란드 등에서는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의 담보를 제시하라고 요구했었다. 하지만 최근 만약 스페인에 대한 지원이 ESM을 통하게 될 경우 담보는 필요 없다고 입장이 바뀌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 세상에 아무런 조건이 붙지 않는 돈은 없다. 담보가 필요 없다고 했던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ESM이란 조약에 의해 IMF를 제외한 모든 채권에 대해 선순위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 ESM은 유로지역에 한정된 돈이고 IMF는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머니터리 펀드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ESM을 통한 지원이 있을 경우 선순위 채권주가 될 수 있으니 담보가 필요하지 않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조약에 의해 ESM이 모든 채권에 대해 선순위를 갖는다는 것은 기존 채권자들에게는 헤어컷과 같은 불이익을 줄 수 있게 되고 이것이 채권에 대한 매도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대두된 것이다.
오늘 새벽 채권금리는 20bp 이상 하락 출발했지만 결국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10년물 유통금리가 6.5%를 훌쩍 넘어섰고 주가 역시 초기의 상승분을 모두 내주고 하락 마감했다. 하지만 스페인의 문제 때문만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단 ESM의 지원은 역시 조약에 의해 국가만을 상대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은 조건이 맞지 않다. ESM을 통해 지원하려면 어차피 조약을 변경해야 되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EFSF를 통한 지원이 보다 현실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다소 공포스럽게 움직였던 이유는 비슷한 시기에 그리스에서 악재가 하나 더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3당 당수가 유로존 잔류를 지지하는 정당들의 거국정부를 구성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이는 얼핏 보면 호재처럼 보이지만 작지 않은 악재였다.
조금 구체적으로 보자. 에반젤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당수가 민주좌파인 포티스 쿠벨레스 당수와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유로존에 잔류하기 위한 공동책임정부의 구성을 목표로 소위 8대 전제조건을 담은 서한을 주요 정당에 보냈다는 소식이 문제를 만들었다. 문제가 됐던 이유는 8대 전제조건에 구제금융 재협상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긴축은 그리스가 공공부채를 집행할 수준으로 하되 국가재정 조정목표를 기존 2014년에서 2017년까지 연장하자는 요구를 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스페인에 대한 유한 입장에 대해 그리스 정치인들이 유독 왜 그리스에게만 혹독하게 긴축을 요구하는지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기 시작한 것이고 이것이 문제가 됐다.
(스페인의 우호적인 조건이 형평성에) 물론 문제가 될 것이다. 그리스의 요구를 들어주자니 포르투갈이나 아일랜드에게도 형평성 문제 때문에 같은 조건으로 완화를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그리스 정치인들이 8대 전제조건이라고 했다. 전제조건이란 먼저 해결돼야만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조건이 관철되지 않으면 유로존 잔류를 포기할 수 있다는 말이 되기 때문에 이것은 기존 정치인들에게 없었던 새로운 재료다. 거의 배수의 진을 친 요구사항이다.
물론 조금 더 관찰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리스 정치인들의 생각이 단호하다면 다시 시장은 신뢰문제로 전환될 수 있다. 그리스와 더불어 스페인까지 다시 문제를 만든다면 지금 현재의 7500억 유로 방화벽이 충분한가의 문제 등이 원론적인 부분부터 다시 검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 소원한 관계에 있는 독일과 프랑스 만나서 모든 것을 풀어야 된다. 그러나 문제는 메르켈이 그동안 프랑스의 올랑드와 별로 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과거 메르켈은 심지어 올랑드의 주장에 대해 쓰레기 같은 좌파 정치인의 꿈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폄하했던 적도 있다. 올랑드가 완전히 당선되기 전까지는 올랑드의 면담요청에 한 번도 응한 적이 없을 정도다. 이는 폄하 정도가 아니라 거의 정치적으로 무시했었다는 것이 더 올바른 표현이다.
정리하자면 ESM을 통한 지원은 지금 사실 현실적이지 않다. EFSF를 통한 지원에 보다 현실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정치인들의 한 마디에 시장이 출렁거린 것이다. 이렇게 시장이 민감하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유로존 전체 리더십 부재가 더 큰 원인이다. 누군가 팔을 걷고 나서 해결해줄 사람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6월에 여러 차례의 회의가 남아 있다. 회의를 통해 이런 간극은 점차 좁혀질 것으로 전망한다.
동양증권 박문환 > 지금까지 네덜란드 등에서는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의 담보를 제시하라고 요구했었다. 하지만 최근 만약 스페인에 대한 지원이 ESM을 통하게 될 경우 담보는 필요 없다고 입장이 바뀌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 세상에 아무런 조건이 붙지 않는 돈은 없다. 담보가 필요 없다고 했던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ESM이란 조약에 의해 IMF를 제외한 모든 채권에 대해 선순위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 ESM은 유로지역에 한정된 돈이고 IMF는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머니터리 펀드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ESM을 통한 지원이 있을 경우 선순위 채권주가 될 수 있으니 담보가 필요하지 않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조약에 의해 ESM이 모든 채권에 대해 선순위를 갖는다는 것은 기존 채권자들에게는 헤어컷과 같은 불이익을 줄 수 있게 되고 이것이 채권에 대한 매도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대두된 것이다.
오늘 새벽 채권금리는 20bp 이상 하락 출발했지만 결국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10년물 유통금리가 6.5%를 훌쩍 넘어섰고 주가 역시 초기의 상승분을 모두 내주고 하락 마감했다. 하지만 스페인의 문제 때문만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단 ESM의 지원은 역시 조약에 의해 국가만을 상대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은 조건이 맞지 않다. ESM을 통해 지원하려면 어차피 조약을 변경해야 되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EFSF를 통한 지원이 보다 현실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다소 공포스럽게 움직였던 이유는 비슷한 시기에 그리스에서 악재가 하나 더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3당 당수가 유로존 잔류를 지지하는 정당들의 거국정부를 구성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이는 얼핏 보면 호재처럼 보이지만 작지 않은 악재였다.
조금 구체적으로 보자. 에반젤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당수가 민주좌파인 포티스 쿠벨레스 당수와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유로존에 잔류하기 위한 공동책임정부의 구성을 목표로 소위 8대 전제조건을 담은 서한을 주요 정당에 보냈다는 소식이 문제를 만들었다. 문제가 됐던 이유는 8대 전제조건에 구제금융 재협상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긴축은 그리스가 공공부채를 집행할 수준으로 하되 국가재정 조정목표를 기존 2014년에서 2017년까지 연장하자는 요구를 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스페인에 대한 유한 입장에 대해 그리스 정치인들이 유독 왜 그리스에게만 혹독하게 긴축을 요구하는지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기 시작한 것이고 이것이 문제가 됐다.
(스페인의 우호적인 조건이 형평성에) 물론 문제가 될 것이다. 그리스의 요구를 들어주자니 포르투갈이나 아일랜드에게도 형평성 문제 때문에 같은 조건으로 완화를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그리스 정치인들이 8대 전제조건이라고 했다. 전제조건이란 먼저 해결돼야만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조건이 관철되지 않으면 유로존 잔류를 포기할 수 있다는 말이 되기 때문에 이것은 기존 정치인들에게 없었던 새로운 재료다. 거의 배수의 진을 친 요구사항이다.
물론 조금 더 관찰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리스 정치인들의 생각이 단호하다면 다시 시장은 신뢰문제로 전환될 수 있다. 그리스와 더불어 스페인까지 다시 문제를 만든다면 지금 현재의 7500억 유로 방화벽이 충분한가의 문제 등이 원론적인 부분부터 다시 검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 소원한 관계에 있는 독일과 프랑스 만나서 모든 것을 풀어야 된다. 그러나 문제는 메르켈이 그동안 프랑스의 올랑드와 별로 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과거 메르켈은 심지어 올랑드의 주장에 대해 쓰레기 같은 좌파 정치인의 꿈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폄하했던 적도 있다. 올랑드가 완전히 당선되기 전까지는 올랑드의 면담요청에 한 번도 응한 적이 없을 정도다. 이는 폄하 정도가 아니라 거의 정치적으로 무시했었다는 것이 더 올바른 표현이다.
정리하자면 ESM을 통한 지원은 지금 사실 현실적이지 않다. EFSF를 통한 지원에 보다 현실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정치인들의 한 마디에 시장이 출렁거린 것이다. 이렇게 시장이 민감하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유로존 전체 리더십 부재가 더 큰 원인이다. 누군가 팔을 걷고 나서 해결해줄 사람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6월에 여러 차례의 회의가 남아 있다. 회의를 통해 이런 간극은 점차 좁혀질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