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G20 정상회담에 쏠린 눈

입력 2012-06-19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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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그리스 2차 총선이 신민당의 승리로 끝났다. 유럽의 혼란상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모습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그리스를 지나 G20 정상회담으로 쏠리고 있다. G20 정상회담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미리 전망해보자. 지금까지 글로벌증시 움직임부터 먼저 확인해보자. 그리스 문제는 어떤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어제 그리스 총선이 끝나고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해설했었다. 신민당이 승리한 것은 다행스럽지만 변한 것은 없다. 역시 시장은 일시적인 효과에 그치는 그야말로 캠플 주사의 성격을 띠고 있다.

두 가지 문제다. 하나는 연정은 구성할 것이다. 그러나 연정을 구성한다 하더라도 국제금융시장이 연정구성에 얼마큼 믿음을 주는지가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제3당이 가지고 나오는 여러 가지 전략들이 신민당과는 합의되는 모습이 쉽게 나올 것이다.

왜냐하면 신민당 조차도 2차 총선을 앞두고 불리하게 돌아감에 따라 제3당의 입장이나 시리자 입장을 많이 받아들였기 때문에 연정구성에는 문제가 없다. 이 연정구성이 신뢰를 얻으려면 EU나 ECB, 독일로부터 합의가 잘 돼야 한다. 현재 국제금융시장에 회의를 갖고 있다. 연정구성에 대한 회의는 국제금융시장의 신뢰다. 구성 자체에 대한 회의가 아니라 신뢰에 대한 회의다.

또 한 가지는 우리가 위기론에서 보면 이제는 그리스 문제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미 경제대국인 스페인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총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사가 높은 곳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는 스페인이 난기류를 보임에 따라 오늘 그리스 총선 결과에서 일부 주가가 오름과 함께 단기 랠리도 기대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총선 이전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지금은 유럽위기를 유럽자체국가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든 간에 국제금융시장에서 신뢰를 주지 않고 있다. 그래서 유로랜드 이외의 국가들이 나서야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국면이다.

앵커 > 우리 시간으로 어제부터 열리고 있는 G20 정상회담에서 어떤 방안이 오가느냐에 시장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플랜B를 감안한 글로벌 공조방안이 열릴 것이다. 두 가지 각도다. 지금은 재정정책 측면에서는 글로벌 공조방안이 나올 수 없다. 왜냐하면 재정문제는 세금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국민의 주권과 연관이 있다. 글로벌 공조방안을 재정정책 측면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또 한 가지는 4년 동안 정부지출이 많았다. 지금 위기가 발생한 것도 재정위기에서 시작됐다. 여지가 없기 때문에 글로벌 공조방안이 나올 수 없다. 지금 글로벌 공조방안이 나온 것은 통화정책 측면이다. 4년 전 미국위기 때는 금리인하를 통해 미국의 위기를 풀어갔다. 이번에는 선진국들이 대부분 제로금리 상태이기 때문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유동성을 공급하려면 긴축과 성장 중 성장으로 유로랜드 회원국이 받아들여야 한다. 긴축을 하는데 유동성을 공급한다면 재정정책측면과 통화정책의 미스매치 현상 때문에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협조를 도출하기 위해 유럽의 각국에게 특히 독일에게 긴축보다는 성장을 촉진하라는 입장이 먼저 나왔다.

앵커 > G20 국가들이 유동성을 공급하는데 협조할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실질적으로 협조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무엇이든 협조가 되려면 회원국간 지위가 수평적이어야 한다. 누가 많고 누가 안 많으면 합의에 이르기 어렵다. 우리도 각종 회의를 보면 서로의 이해관계가 비슷해야 합의도출이 쉽다.

글로벌 유동성의 협조방안이 나올 때 G20 국가들의 외환보유고를 비롯한 글로벌 유동성의 편재 현상을 살펴보면 4년 전보다 글로벌 유동성의 쏠림 현상이 상당히 심하다. G20 국가 중 선진국들은 외환보유고가 상당히 부족하고 브릭스 국가들은 외환보유고가 상당히 많다.

결국은 글로벌 공조방안에 있어 중국 등 브릭스 국가의 협조가 관건이다. 문제는 지금 브릭스 국가 중 중국, 브라질 등에서 외국자본의 유출입이 상당히 심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에 외환보유고를 건드리는 것은 그 나라 국민들의 가장 민감한 사항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도 유럽계 자금이 이탈해 외환보유고가 주느냐, 마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여기에 다른 나라를 지원하는데 외환보유고를 쓴다면 글로벌 세계경제 차원에서는 이해가 되더라도 국가 내 국민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외환보유고가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한 상황인 것을 감안할 때 세계경제나 국제금융시장의 안정 차원에서 글로벌 공조, 통화스왑을 통한 글로벌 공조를 해 전체적인 당위성을 인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것을 가져갈 것이냐의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그 나라 국민들의 눈치를 봐야 할 브릭스 국가들의 입장을 감안할 때 실질적으로 협조가 어렵다.

글로벌 유동성의 편재가 상당히 심하고 유동성이 많은 국가들은 외환보유고가 가장 민감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지금 상태에서는 유동성 지원방안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이지만 과연 실효성 있는 정책이 나올 것인가. 상당히 회의론적인 시각이 많다.

앵커 > G20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만큼 반대편에서는 G20 정상회담에 대한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왜 지금 회의론이 나오는 것일까.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G20의 성격을 따질 필요가 있다. 국제회의란 국제회의에서 정의되는 회원국의 이행력, 구속력이 있어야 한다.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패널티를 줘야 한다. G20에 대해 2010년 서울 정상회담에서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G20이 세계의 모든 문제를 풀어가는 식으로 인식이 과다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G20은 위기의 세계경제 최고 단위라 하더라도 국제협의체다. 협의체란 국제규범을 만들어도 회원국이 지키지 않으면 패널티가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구속력과 이행력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자국의 이익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보면 협의체 성격을 가지고 있는 G20이 논의한다 하더라도 이행력,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해 회의론이 있을 수밖에 없다.

또 G20은 G7과 달리 선진국과 신흥국이 혼재되어 있다. 그런데 선진국과 신흥국은 경제주도권을 두고 싸우는 입장이다. 그런 상태에서는 세계경제의 안정 차원에서 여러 가지 해법을 전체적으로 인정하지만 행동은 없다. 말은 많지만 실질적으로 행동이 없는 논의가 될 것이다.

앵커 > 그래서인지 G20 정상회담을 놓고 정책마비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책마비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policy paralysis, 정책마비 현상이다. G20 국가들이 어떤 정책을 내든 간에 세계경제나 국제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뜻의 정책마비 현상이다.

또 FT와 미국의 저명한 브루킹스가 같이 했던 타이거 지수도 있다. 무엇이든 정책은 정부가 시그널을 주면 국민들이 레스펀스를 해야 한다. 정부가 시그널을 줬을 때 국민들이 레스펀스를 한다면 이것을 시그널 경제라고 한다.

반대로 정부가 시그널을 줬는데 국민들이 레스펀스를 하지 않는다면 좀비경제다. 국가의 정책이 국민들에게 먹히는 정도를 FT와 브루킹스가 공동 연구해 FT-브루킹스 타이거 지수를 만들었다. 일종의 좀비 지수다. 이 지수가 상승해야 시그널 경제가 되고 이 지수가 낮아지면 좀비 경제다.

FT-브루킹스 타이거 지수가 올라야 G20이 세계경제의 안정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이는 정책마비와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지금은 G20 국가들이 어떠한 정책을 내놓는다 해도 이것의 이행력을 강조할 수 없다. 지금처럼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상태에서는 정책효과를 내기 상당히 어렵다.

앵커 > 시장에서는 두 가지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G20 정상회담은 열리고 있고 여기서 유럽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곧바로 열리게 되는 미국의 FRB,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정책방안에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월가의 관심은 확실히 그쪽으로 몰린다. 이러한 시점에 확실하게 FRB에서 3차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보였다면 오늘 다우지수가 많이 올랐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 다우지수가 떨어진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그중 3차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신중한 입장으로 월가에서 시장 분위기가 돌았다. 그런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해 추가 경기부양 의지가 발표됐다.

종전에 2014년까지 기준금리를 지금 상태로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경기부양책 중 하나의 내용이다. 하반기를 앞두고 6월에 있는 하반기 통화정책의 전체적인 방향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기조에 있어서는 2014년까지 기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이 될 것이다.

시한을 주고 정책을 하는 것을 보통 일몰저항이 걸려 있는 정책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이 작년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시한을 가지고 추진했던 대표적인 일몰조항 정책이다. 이것을 3개월 정도로 짧게 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3차 양적완화 정책처럼 미국경제에 대해 굉장히 어렵다고 인식하는 시각이 있었다.

실제로 나오는 내용을 보면 미국경제가 그래도 건실하지 않느냐. 오히려 인플레 기대심리에 더 무게를 두는 쪽으로 3차 양적완화 정책의 신중론, 2차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도 무한정 길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짧게 끊어가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이것은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 경제고통지수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경제고통지수란 실업률과 함께 물가를 뜻한다. 실업률은 쉽게 개선하지 못하므로 물가를 잘 관리해야 한다. 인플레 기대심리가 높을 때 만약 FRB의 총수라면 사실상 길게 가는 정책보다는 대선을 앞두고 짧게 가는 것이 좋다. 당초 예상보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의 시한이 짧게 가기 때문에 오늘 월가에서는 다우지수가 스페인 문제와 함께 떨어지는 배경이 됐다.

앵커 > 일부에서는 유럽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G20 국가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연계하는 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미국과 유럽은 글로벌사회의 주도국이다. 여기서 위기가 발생하고 미국처럼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면 곧바로 우리나라까지 영향을 주는 글로벌 성격을 가지고 있다.

왜 이렇게 21세기 들어 한 국가의 위기가 글로벌 위기성격을 많이 보일까. 그동안 우리가 대외환경에 의존했기 때문에 글로벌의 장점만 강조했지 부작용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글로벌한 것은 장점도 많지만 안 좋을 때는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 각도에서 글로벌이란 커다란 단점도 가지고 있다.

최근처럼 미국의 위기, 유럽의 위기가 잇따르는 상태에서 과거처럼 빨리 해결되지 않는다. 유럽위기가 2년 정도 지속됐을 때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에서는 컨트롤 타워가 가장 중요하다.

그동안 컨트롤 타워 입장을 했던 IMF나 WTO의 기구들은 미국중심의 기구이고 G7 중심이기 때문에 이 국가들이 위기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신뢰가 없다. 그러므로 전 세계를 초월하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미국 중심, G7 중심의 이 기구를 서로 연관하는 범세계적인 초월기구를 만들어야 위기를 풀어갈 수 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이것이 실현되기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이지만 시사점이 있다. 모든 위기는 기업이든 국가든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위기를 극복할 때 강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는 기구가 필요한 것이다. 지금은 유럽의 위기상황을 볼 때 독일조차도 카리스마를 발휘하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위기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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