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4자회담서 추가 금리인하 논의 되어야"

입력 2012-06-2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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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투자 오후증시 2부 - 박문환의 시장돋보기>

동양증권 박문환 > FOMC 회의는 시장의 기대치에서 큰 이탈은 없었다. 전반적으로 예상했던 대로다.

재무장관회의에서는 EU 정상회담에서 결정할 금융통합에 대한 얼개가 완성되어야 한다. 실무자들이 주로 밀고 당기기를 끝내고 나서 국가 정상이 합의안에 도장을 찍는 형태가 돼야 하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 본다면 유로 정상회담보다 중요도가 훨씬 클 수 있다.

금융통합은 유로위기를 끝낼 수 있는 중요한 도구로서 거의 대부분 나라에서 수긍하고 있다. 물론 그보다 좋은 ECB의 채권 직매입 프로그램이나 유로본드의 발행과 같은 방법도 있지만 독일의 반대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실행 가능성이 거의 희박하다.

하지만 금융통합의 방법론에서는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예를 들어 독일의 분데스방크는 금융통합보다는 재정통합이 먼저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은 그 반대다. 금융통합이 먼저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분데스방크의 주장대로 재정통합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이루기 힘들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이 최고세율을 75%까지 올리겠다는 공약을 했다. 말하자면 1억 벌면 7500만 원이 세금이다. 이에 대해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론 총리는 조세 저항 때문에 프랑스를 떠나는 부자들이 많을 것이므로 그 부자들이 영국으로 온다면 레드 카펫을 깔아놓고 환영하겠다고 발언했다. 재정이란 세입과 세출을 다루는 일인데 이렇게 대통령마다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통합을 먼저 이루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메르켈은 정치적 통합 없이 재정통합은 쉽지 않다고 한 것이다.

결국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의 제안대로 금융통합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에 대해 유로존의 가장 핵심적인 인물들, 예를 들면 마리오 드라기나 마누엘 바로수, 헤르만 반 롬푀이, 유로존 정상회의 의장 장 클로드 융커 등이 모두 수긍할 수 있는 금융통합의 청사진을 제시하기로 했으니 이를 기다려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유로존 4자 회담에서는 스페인, 이탈리아의 금리를 실질적으로 낮추는 방안이 조금 더 깊이 있게 다뤄져야 한다. 지난 G20 회담에서도 그랬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정상이 일제히 한 목소리로 입을 모았던 것은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금리가 지극히 비정상적이라는 것이었다. 스페인의 경우 작년 기준 전체 재정적자 가운데 70% 이상이 이자비용이라는 것을 봐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이자로 다 나가면 열심히 일해서 무엇 하겠는가.

이자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것은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와 같은 문제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이달 초 1.13%까지 하락했던 독일의 금리가 오늘 새벽에도 8bp나 오르면서 1.61%까지 올랐다. 정말 단기간에 급등하는 모습이다. 이유는 이탈리아나 스페인이 위태롭게 되면 독일도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감 때문이었다.

조금 더 이해를 돕기 위해 드라마틱한 비유를 들겠다. 만약 유로화가 사라진다면 채권자가 더 불리할까, 아니면 채무자가 더 불리할까. 당연히 채권자가 손해를 더 많이 볼 수밖에 없다. 최근 독일의 금리가 치솟고 있는 것은 그런 점을 반영한 움직임일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언제나 중요한 결정에서 반대만 했던 독일이었지만 결국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금리를 실질적으로 낮추지 않을 경우 자신의 목에도 칼이 겨누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아마도 이번 주말 4자 회담에서는 금리를 낮추기 위한 대략의 계획이라도 세워질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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