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세계 경제 둔화… 복합불황 우려

입력 2012-06-27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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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최근 세계 경기에 대한 우려가 계속 지속되고 있다. 일본이 복합불황으로 잃어버린 10년을 맞이했듯 세계경기가 장기간의 침체 국면에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세계경제의 상황은 2009년 2분기부터 공식적으로 저점을 기록해 지금은 회복 국면에 놓여 있다. 그러나 경제성장률은 올해 하향 조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은 경기의 침체와 회복의 임계 상황에 놓여 있다.

통상적으로 경기가 둔화되었다고 공식적으로 판단하려면 2분기 정도 성장률이 계속 떨어져야 한다. 아직 2분기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세계경제 성장률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 그 후에 둔화인지 회복국면이 지속되는지 여부가 판단될 것이다.

이미 발 빠른 세계적인 투자은행들, 인베스트뱅크는 6월의 세계경제 성장률을 비교적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의 실제 상황과 관계 없이 복합불황 이야기가 계속 제기되는 것이다.

복합불황 하면 일본을 떠올리게 된다. 일본은 1980년대 미국을 제칠 정도로 막강한 제조업의 경제를 바탕으로 경기가 호황을 빚었다. 이를 바탕으로 자산, 특히 부동산 부문의 거품이 상당히 심했다. 우리나라의 서울올림픽 전후로 일본의 거품은 가장 심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오면서 자산 부문의 거품이 붕괴됐다. 그렇게 되면 소위 역자산 효과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게 된다. 실물경제의 위기가 된 것이다. 자산경제의 거품이 실물경제의 위기를 초래하는 것이 복합불황이다.

최근에 제기되는 복합불황은 위기의 원인이 단순하지 않다. 재정위기에서 비롯되어 금융위기로 전이된다. 실물경제가 둔화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리고 유럽은 단일국가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문제이고 국가간의 신뢰부족 문제다.

그리고 권역 문제이기 때문에 세계경제가 글로벌위기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 유럽을 비롯해 세계경기가 둔화된다면 위기의 원인이 상당히 복잡한 상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본보다 더한 복합불황 상태를 맞을 수 있다. 위기의 원인이 상당히 복잡하다는 것이다.

앵커 > 지금 세계경기가 일본의 경기상황과 비슷한 면이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위기의 원인이 단순하면 쉽게 치료가 된다. 그러나 일본은 종전에 볼 수 없었던 자산 부문의 거품 붕괴로 인해 실물경제가 침체되다 보니 정책 당국자들이 새로운 현실에 대해 과거의 경기부양책으로 가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성급한 마음에서 이쪽 저쪽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정책의 악순환이 겹쳐 일본이 잃어버린 10년, 잃어버린 20년까지 겪고 있다.

만약 지금 상태에서 세계경제마저 복합불황이 된다면 장기간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최근 세계경제 상황으로 볼 때 세계경제에서 복합불황이나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 내지 20년의 장기불황은 분명히 우려 차원이다.

그러나 정작 유럽의 당사국인 유럽 국가들은 위기의 성격이 상당히 복잡하다. 마치 감정 싸움을 하는 듯하다. 만약 그것을 제3자 입장에서 바라본다 해도 해법이 무엇이 있겠는가.

경제 해법이란 냉철하고 냉혹한 이성적 판단에 의해서도 유럽위기 해법이 나오기 어려운데 감정싸움까지 하고 있다. 사실 국가간 문제가 그래서 어려운 것이다. 유럽은 일본식 잃어버린 10년 내지 잃어버린 20년의 장기침체가 온다는 시각은 상당히 설득력 있게 들린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우려 차원이다.

앵커 > 침체 분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유럽 이외의 다른 G20 국가들은 로스카보스 선언문와 같이 발 빠르고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으며 긴축보다는 성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중에서도 경기회복의 지속성, 사회불안과 정치불안을 줄이기 위해서는 청년의 일자리 창출을 비롯한 고용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9월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의 내용이 그대로 수용되고 있다. 일단 현실 인식은 제대로 되고 있다.

선진국은 제로금리 상태이고 재정적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유동성 공급에 치중하고 있다. 신흥국은 지난 2년 동안 인플레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많이 올려 왔기 때문에 금리에 여유가 있다. 그래서 기준금리를 내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지금은 잃어버린 10년, 복합불황 우려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효과 여부는 나중에 판단하겠지만 지금은 각국이 노력하고 있다.

위기가 지속됨에 따라 효과를 보지 못하는 정책은 아예 정책을 덮어버리게 된다. 최근 유럽과 관련된 대책에서 유럽통합에 대해 지식이 많지 않더라도 위기 2년 동안 수많은 대책을 발표됐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하다 보니 결국 정책 당국자까지 짜증을 내게 된다.

그만큼 좀비 국면을 우려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유럽 국가들은 분명히 좀비 경제의 상황이 우려되다 보니 결과적으로 잃어버린 10년, 복합불황 이야기가 나온다.

다른 국가들은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글로벌 추세이다 보니 정책 효과가 나올 만 하면 유럽위기의 영향을 받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과 정책당국에 대한 신뢰는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1990년대에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을 겪은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정책당국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복합불황의 상징, 잃어버린 10년의 대표국가, 좀비 경제라는 3대 오명을 가지고 있다. 최근 상황을 보면 유럽국가도 그렇다.

그리고 선진국은 돈을 돈으로 풀다 보니 효과가 없고 다시 돈을 푸는 과정이 반복된다. 돈을 너무 많이 풀게 되는 것이다. 돈이 너무 풀릴 때는 돈 값을 못한다. 돈 값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아야 경제가 풀린다. 그래서 유동성 함정에 대한 우려가 최근 많이 거론된다.

앵커 > 선진국이 유동성의 함정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것은 얼마 전에 국제결제은행에서 이야기했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BIS에서 바로 이것을 지적했다. 통화론자와 케인지언의 큰 차이점은 금리가 워낙 낮은 상태에서는 통화정책이 무력화된다는 것이다. 돈 값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기 때문에 돈이 소중하지 않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경기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재정정책이 더 유효하다.

문제는 재정적자, 국가채무 문제 때문에 재정정책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위기는 더 어렵게 되고 국민들은 정책당국을 탓하게 되며 정책당국은 국민의 정책 포퓰리즘을 생각해 무엇인가를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돈을 풀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금 너무 돈이 풀리다 보니 유동성 함정에 대한 경고가 나온다. 이 유동성 함정이 무서운 이유는 나중에 경기가 어느 정도 살면 그 많은 돈이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 바로 물가에 반영된다. 엄격한 의미는 아니지만 스테그플레이션 등의 상황이 된다.

국제결제은행에서는 또 다른 위기를 풀어가기 위해 너무 비정상적인 대책에 의존하는 것이 나중에 위기를 극복하는 초입 무렵에 세계경제에서 더 큰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어려울 때는 어렵더라도 정상적인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그래서 국제결제은행에서는 유동성 함정에 대한 경고가 벌써 나오고 있다.

앵커 > 세계 경기가 복합 불황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떤 정책이 추진되어야 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오늘 한국경제신문의 1면에는 우리 기업이 어려우니 긴축에 나서고 비상경영에 들어간다는 기사가 나왔다. 10개 기업 중 9개 기업이 긴축경기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위기일수록 정공법으로 돌파해야 한다. 유동성 측면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그 위기에 따른 아픔을 줄이기 위해 캠플 주사를 놓으면 악순환만 반복되는 것이다.

지금 유럽위기가 그런 성격이다. 위기일수록 어렵더라도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근본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쪽으로 접근만 하면 신뢰가 형성되기 때문에 부채가 돌아간다. 그래서 부채를 다 상환하지 않더라도 위기가 극복되는 것이다.

그런데 근본적 문제에 대해 독일과 다른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대립하기 때문에 감정싸움이 나오는 것이다. 이것이 국가간의 문제다. 국가간의 문제가 최종적으로 이해관계에 대립하더라도 후손을 살리자는 하나의 컨센서스를 형성할 수 있다.

국가간의 문제는 오히려 깨지면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 잃어버린 10년을 겪었던 일본의 상황을 볼 때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하고 정공법에 충실하며 근본문제에 치중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세계경제는 인터넷, 스마트폰, TV 등을 이용하고 정치적 포퓰리즘에 의해 국민의 표심만 생각하다 보니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하지 않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내다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복합불황 우려, 잃어버린 10년, 잃어버린 20년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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