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주가 급락, 근본적인 원인은?"

입력 2012-07-23 14:58  

<성공투자 오후증시 2부 - 박문환의 시장돋보기 >

동양증권 박문환 > 지난 주말 유럽시장에서 스페인이 5.82%나 하락했고 마침 발렌시아의 구제금융 신청이 있고 나서 급격히 지수가 움직였다면 전혀 연관이 없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발렌시아의 구제금융이 유일한 문제의 핵심인 양 보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거의 대부분 나라에서 선진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정치적 성향은 좌경화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스페인도 마찬가지다. 선거에서 승리를 위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바람에 이미 오래 전부터 스페인의 지방정부는 심각한 재정 불균형이 진행중이었다. 지난해에는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로부터 진 빚을 갚지 못하겠다고 선언한 적도 있었다. 결국 스페인 17개 지방정부 중 이미 9개가 중앙정부의 긴축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게 되면서 조만간 5개보다 많은 지방정부가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장의 컨센서스였다. 쉽게 말해 개나 소나 다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발렌시아의 구제금융은 그 신청액수가 지난 5월에 있었던 카탈루냐에 비하면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그 정도의 돈은 이미 EU 집행부에서도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한 대비로 구제금융 지원금액 규모가 적절히 결정되었던 것이다. 그러니 새로운 뉴스도 아니었고 규모가 훨씬 큰 것도 아니라면 주가 급락의 이유는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

이미 스페인 국채수익률은 지난주 내내 장중 7%를 넘나들었다. 그러니 스페인 문제는 이미 발생해 있었던 것이다. ECB가 스페인의 선순위 채권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뉴스가 스페인 국채시장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자칫 헤어컷을 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누가 과연 스페인 국채를 들고 있겠는가.

그러면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왜 ECB가 그런 발언을 했을까. ECB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6%만 넘어서면 부지런히 시장개입을 했었는데 돌연 스페인 국채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유도하는 듯한 발언을 왜 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신 재정협약에 대한 무언의 압박이다. 스페인은 과거 무적함대 이후 남미에 대한 상당한 기득권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스페인 은행들은 물론이고 상장사의 절반 이상은 남미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하지만 신 재정협약을 할 경우 이 기득권은 포기되어야만 한다. 스페인으로서는 쉽게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다.

독일은 비록 대법원의 위헌 판결이 남아있지만 신 재정협약에 대해 상원과 하원 모두 통과되었다. 이탈리아도 지난 19일까지 상, 하원 모두 통과됐다. 프랑스는 올랑드 대통령이 요구했던 성장동력에 대해 독일의 양보를 얻어냈으니 더 이상 반대 명분도 없다. 그렇다면 유로존을 구성하는 4대 경제대국 중 오로지 스페인만 꿩 구워 먹은 소식이라는 것이다. 오는 10월 중순 예정된 유로존의 정상회담 이전까지는 모두 통과되어야만 하는데 스페인은 의회 승인은커녕 날짜조차 잡지 못하고 있으니 독일의 입김이 강한 ECB가 선순위 채권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된다며 국채시장을 온통 뒤흔들어 놓은 것이다.

결론적으로 발렌시아의 구제금융 신청이 주가하락의 주된 원인은 아니다. 그보다는 국채수익률 7%가 문제였다. 또한 유통금리 7%를 넘어선다는 것은 당연히 시장개입을 해야 하는 ECB가 오히려 스페인 채권시장에 불을 질러놓는 이유가 바로 스페인을 신 재정협약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군불 지피기로 보인다.

하지만 군불만 지피는 것이 아니다. EU 집행부는 EFSF를 통한 1000억 유로의 지원 이외에도 국채에 대한 직접지원 옵션을 열어두면서 스페인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기를 기다리고 바라고 있다. 결국 기득권을 지키다가 숨이 막혀 죽음을 선택하든, 나와서 생포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은 오로지 너구리의 몫이다. 언제 콜록거리며 굴 밖으로 나올지 모르니 정확한 반등의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적당한 시차를 두고 흔들릴 때마다 매수의 관점을 유지한다. 누구에게나 생명은 소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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