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가 지난달 대외거래를 통해 사상 최대 흑자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기는 부진한데 어떻게 이처럼 괜찮은 성적이 나왔는지 살펴보니,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 였습니다. 보도에 이근형 기자입니다.
<기자> 6월 경상수지가 58억4천만달러 흑자로 지난 1980년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수출은 크게 늘지 않았는데 수입이 대폭 줄었습니다. 이른바 ‘불황형 흑자’입니다.
지난달 세관집계 기준으로 수출액은 지난해 6월보다 1.1%늘어난데 반해, 수입액은 국제원자재와 곡물류 등 가격이 하락하면서 5.5%가 감소했습니다.
원자재가격이 하락하면서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전달 17억2천만달러에서 50억1천만달러로 급증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수출 부진이 국내기업들의 불황 탓이 아니고, 수입도 국제 원자재 가격 안정 덕분이기 때문에 ‘불황형 흑자’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김영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
“우리나라는 가격탄력성 낮습니다. 쌀값 싸졌다고 밥 두끼 먹는 것 아니고 기름값 싸졌다고 휘발유 많이 넣는 게 아닙니다. 그런 부분들의 수입이 가격하락에 따라 줄어든 거지...”
오히려 상반기 해외 건설수주 증가로 서비스수지가 이례적으로 16억달러 흑자를 보이는데다 수입과 수출 모두 물량면에서는 늘고 있다며 국민들의 체감경기는 상당히 개선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수출은 승용차를 제외하고 전기·전자제품과 선박 등 대부분 업종에서 지난해보다 줄었습니다.
서비스수지도 제조업 등 주력업종들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사업서비스’부문에서는 여전히 매월 10억 달러 이상 적자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상최대 흑자라며 기뻐하기에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아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이근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