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값 쇼크..벼랑 끝 몰린 식품업계

입력 2012-08-14 18:09   수정 2012-08-1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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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 곡물값 상승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식품업체들의 원가 부담을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 눈치를 살피며 가격 인상 요인을 억눌러온 식품업계는 더이상 버티기 힘들단 입장이어서 올 하반기 식품 가격 인상이 봇물을 이룰 전망입니다. 이어서 김서연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식품업계 관계자들 사이엔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라는 속담이 유행입니다.

산적한 가격 인상 요인에도 정부의 강경한 물가 억제책에 제품값 올리기가 쉽지 않아 안그래도 울고 싶은 심정인데 여기에 국제 곡물가 급등 쇼크까지 우리나라 식품업계를 덮쳤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수입 곡물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은 고스란히 국내 식품업체들의 원가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밀과 옥수수의 경우 국내 자급률이 2% 수준에 불과해 이번 곡물값 급등은 이를 원료로 하는 밀가루, 식용유 등 식품과 사료 등 제조업체의 원가 부담을 직접적으로 높이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 대비해 식품업체들은 그동안 수입처 다변화를 통한 리스크 분산을 시도해왔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식품업계 관계자 A

"제조업체 입장에서 수입처 다변화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기존 거래 업체를 제쳐 두고 새 거래처를 만든다는 게 쉽지 않다."

대부분의 식품업체들은 미리 사둔 물량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지만 빠르면 11월, 늦어도 12월이면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원가 부담이 현실화될 전망입니다.

<브릿지> "지난해 말부터 정부의 적극적인 물가 관리에 번번이 가격 인상 카드를 접어야 했던 식품업체들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정부도 이번엔 국제 곡물가 급등으로 가격 인상 요인이 추가로 발생한만큼 이를 막을 명분이 약해졌습니다."

자체 할인 행사를 통해 식품 가격 인상을 간접적으로 억눌러온 유통업계들도 이를 저지할 여력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정부의 물가 정책에 동참하면서 일부 생활필수 식료품 가격을 동결해 왔습니다.

하지만 정부 영업 규제와 판매 수수료율 인하, 소비 심리 위축 등 삼중고에 시달리는 대형유통업체들이 이같은 가격 안정 행사를 무작정 계속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국제 곡물값 급등 쇼크로 원가 부담이 한층 무거워진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요구는 이제 정부도, 유통업계도 막기 힘든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한국경제TV 김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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