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미국 현지시간으로 오늘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잭슨홀 컨퍼런스가 열린다. 과연 이번에 3차 양적완화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 여부가 시장의 핵심이다. 잭슨홀 미팅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잭슨홀은 동네 이름으로 서부영화의 촬영장소로 가장 많이 나온 곳이 잭슨홀이다. 휴양도시이자 서부영화의 명 촬영장소다. FRB, 미국의 중앙은행이 주관하는 회의는 그렇게 많지 않다. 세계 중앙은행이기 때문에 IMF 등에서 회의를 하는 것이 결국 FRB가 주관하는 것과 대동소이하다. 이번에 참석자 명단을 보면 IMF의 참석자와 거의 동일하다. 그래서 특별히 FRB가 주관하는 회의를 가질 필요는 없다.
FRB가 주관하는 회의 중 가장 중요한 행사는 바로 잭슨홀 미팅이다. 이 회의는 1982년부터 시작했다. 지금의 시점과 동일하다. 과거 1980년대 초반 잭슨홀 미팅이 필요했던 것은 과거의 경제가 종전 경제현상과 다르게 스태그플레이션,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일어났다. 종전의 통화정책 방식으로는 도저히 풀 수가 없었다. 그에 따라 세계 중앙은행 총재나 석학들의 이해를 FRB 차원에서 구하기 위해 이 회의가 시작됐다. 지금 상황이 그때와 비슷하다고 본다.
잭슨홀 미팅에서 버냉키 의장의 입이 어떻게 될까. 버냉키 의장이 단독적으로 QE3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통화정책이란 FOMC 위원들의 합의사항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항상 미국의 통화정책 결정 내용의 메커니즘을 잘 모르고 마치 버냉키 의장이 모든 것을 쥐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나 사실상 버냉키 의장의 입은 동수일 때 캐스팅 보트를 쥐는 것과 함께 의향만 이야기하는 것이다.
FOMC 멤버들은 어떨까. 지금 FOMC 멤버들 사이에서 의사가 대립된 상황이다. 버냉키 의장이 굉장히 QE3에 대해 일부 사람들이 경기지표가 안 나오면 마치 이것이 QE3를 당연히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지만 그렇지 않다. 회의가 가까워올수록 버냉키 의장이 QE3에 대해 굉장히 신중한 모드로 할 것이라는 내용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월가에서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런 각도에서 다우지수가 오늘 10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미국경제는 어렵더라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 지금은 경기부양책의 가장 주 수단으로 FRB가 어떤 것을 사용하는지 잘 봐야 한다. 4년 전 위기 초에는 주택시장, 경기회복 등의 문제를 풀기 위해 돈을 푸는 것이 정책의 주안점이었고 지금은 경제의 질적 구조를 개선시키는 것이다.
그것이 미국 FRB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통로를 개척하는 측면에서 경기부양의 주력 수단은 돈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고 질적 구조를 개선시킨다는 측면에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상 시기가 아니면 QE3에 대해 굉장히 신중 모드로 갈 것이다.
앵커 >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중에는 3차 양적완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양적완화 정책은 유동성 공급 정책이다. 그리고 현재 미국의 많은 돈이 실물경제에 들어가지 않는, 금융과 실물이 따로 노는 이분법 경제가 되고 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은 금융과 실물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정책이다.
기업이익을 추구하는 경영자 입장이라면 기업의 경영방침에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올해 연말까지 추진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새로운 경영방침이 들어오면 그것을 받아들이는 근로자들은 굉장히 혼선을 초래할 것이다.
종전의 정책이 지금 지속되고 있고 종전의 정책을 추진할 때 굉장히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었는데 느닷없이 연말 시한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정책이 온다면 정책의 혼선이 빚어진다.
정책을 펴는 상황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다. 통화정책에서는 특히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정책 혼선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QE3 정책은 경우에 따라 통화정책의 혼선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QE3 정책이 정말로 필요한지 알려면 은행의 초과지급준비를 봐야 한다. 은행이 대출을 하지 못하고 초과지급률이 무려 위기 이전의 100배다. 이런 양적완화 정책은 추진할 필요가 없다. 미국 통화정책의 전달경로를 잘 모르는 경우 자꾸 경기가 어려우면 QE3를 한다고 말한다. 사실상 정책을 추진하는 곳은 결정기관이나 집행기관이다. 결정과 집행을 동시에 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신중모드로 바뀌고 있다.
앵커 > 사람들은 3차 양적완화가 빨리 발표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동안 2차례에 걸쳐 있었던 양적완화 정책이 미국경기를 살리는데 얼마나 기여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그것은 평가해 볼만한 대목이다. 3차 양적완화 정책은 무조건 경기부양책이라고 인식하는 시각은 참 잘못되어 있다. 양적완화 정책은 일종의 공개시장 정책이다. 돈을 공급할 때 어떤 매입 대상이 있어야 한다. 그 매입 대상을 어떤 것을 보느냐에 따라 경기부양 성격을 가지고 있고 주택시장 문제를 회복하는 성격도 있다. 그런 것을 잘 따져야 한다.
1차에 1조 5000억 달러로 2009년에 시행한 것은 주로 공개시장조작의 매입대상이 MBS, 주택저당채권이다. 1차에는 주로 경기회복보다는 당시 서브프라임 때문에 미국에서 주택시장 위비를 극복해야 다음에 경기회복을 가져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때는 주택시장 회복에 우선순위를 둔 것이 1차 양적완화 정책이다. 주택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되니 그때부터는 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이다.
똑같은 양적완화 정책이 아니다. 같은 돈을 공급한다고 해도 이때는 국채, 장기채를 대상으로 했다. 대부분 매입을 준비하면 장기채 가격이 증가하고 장기채 금리는 떨어진다.
실물경기에 투자하려면 장기금리가 떨어지는 것이 중요한데 장기금리가 떨어지면 경기가 회복되지 않겠느냐 해서 2차에는 국채매입을 대상으로 했다. 앞으로 3차 양적완화를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경기부양책으로 인식하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다.
3차 양적완화는 만약 추진한다고 해도 MBS를 대상으로 한다. 지금 주택시장이 회복되고 있지만 미국 국민들의 체감적인 경기, 고통지수를 낮춰주기 위해서는 주택경기를 추가적으로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3차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MBS를 대상으로 하면 주택시장을 더 끌어올린다.
그러면 경기부양책은 무엇일까. 역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이다. 그런 것을 잘 보고 해야지 외신에 나오는 이야기를 전해만 주면 정책에 대해, 버냉키 의장이 어떤 쪽으로 정책의 우선순위를 가져가는지를 잘못 읽는다.
앵커 > 추진 여부와 관계 없이 3차 양적완화 정책이 발표될 경우 무제한 양적완화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것은 어떤 정책의 일종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무제한 정책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왜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 이야기가 나왔을까. 1차와 2차는 일종의 일몰조항 정책이다. 이것은 추진하는 기한이 정해져 있고 규모가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일단 규모가 소진되면 이후의 정책효과는 상당히 둔화된다. 소위 재정절벽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또 한 가지는 시기가 결정되면 상당히 정책효과가 반감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도 5년 대통령 단임제다. 초기에는 기대를 했지만 3년이 지나면 그 정권을 잡고 있는 정당의 여부와 관계 없이 어느 쪽으로 줄을 서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는 레임덕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1차, 2차 정책 때는 그 규모가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주택시장 회복이나 경기회복 등에 기대만큼 많이 효과를 낳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 각도에서 기대를 계속 끌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규모를 많이 가져가지 않더라도 규모가 정해지지 않고 시기가 정해지지 않는 것이 좋다.
기대가설이라는 용어가 있다. 사람의 기대를 가장 끌어간다는 의미다. 기대를 계속해서 끌어가려면 시기도 제한되지 말아야 하고 규모도 제한될 필요가 없다. 일부 전문가가 무제한 정책을 언급하면 마치 3차 양적완화 정책은 1차, 2차보다 큰 규모로 하겠다는 것은 참 잘못된 것이다.
버냉키 의장 등이 앞으로 3차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할 때는 규모를 적게 가져가더라도 시기를 계속 끌어가면 기대를 가져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면 경기부양 효과가 1차, 2차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그래서 무제한으로 나온 것이지 1차의 1조 5000억 보다 더 많은 정책은 아니다.
앵커 >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버냉키 의장만큼 관심을 끌었던 사람은 드라기 총재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회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드라기 총재가 불참한다고 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단순히 외신에 나온 것은 과로 때문이라고 한다. 중앙은행의 총재가 유럽위기 상황에서 과로 때문에 참석하지 않겠는가. 과로 때문에 중요한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중앙은행 총재로 임명되지 말았어야 한다. 그래서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지금 통화정책은 글로벌화 되어 있기 때문에 글로벌 공조가 상당히 중요하다. 만약 이번에 중요한 정책결정의 변경을 시사한다면 드라기 총재는 반드시 글로벌 차원이고 유럽의 위기 극복을 위해 메르켈 총리도 중국에 방문할 만큼 글로벌 공조를 요청하는 상황에서 드라기 총재도 세계 중앙은행 총재 회담에 반드시 참여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버냉키 의장은 사전에 중요한 정책 변경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중립적으로, 정책 변경이 없기 때문에 드라기가 내부적인 유럽위기 해결에 주력하기 위해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또 드라기 패키지에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을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하지만 실제 드라기 패키지에 담을 수 있는 안은 상당히 적다. 그런 각도에서 중앙은행 총재의 회담이 있을 때 이 사람이 왜 참석하지 못했느냐면 단순한 과로 때문이 아니다.
지난 한달 간 드라기 총재가 외신에서 많이 나오지도 않았다. 잭슨홀 미팅에 중요한 인사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과거 국제협상의 경험으로 볼 때 그 회의에 큰 이슈가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대목이다.
앵커 > 미국 현지시간으로 오늘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잭슨홀 컨퍼런스가 열린다. 과연 이번에 3차 양적완화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 여부가 시장의 핵심이다. 잭슨홀 미팅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잭슨홀은 동네 이름으로 서부영화의 촬영장소로 가장 많이 나온 곳이 잭슨홀이다. 휴양도시이자 서부영화의 명 촬영장소다. FRB, 미국의 중앙은행이 주관하는 회의는 그렇게 많지 않다. 세계 중앙은행이기 때문에 IMF 등에서 회의를 하는 것이 결국 FRB가 주관하는 것과 대동소이하다. 이번에 참석자 명단을 보면 IMF의 참석자와 거의 동일하다. 그래서 특별히 FRB가 주관하는 회의를 가질 필요는 없다.
FRB가 주관하는 회의 중 가장 중요한 행사는 바로 잭슨홀 미팅이다. 이 회의는 1982년부터 시작했다. 지금의 시점과 동일하다. 과거 1980년대 초반 잭슨홀 미팅이 필요했던 것은 과거의 경제가 종전 경제현상과 다르게 스태그플레이션,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일어났다. 종전의 통화정책 방식으로는 도저히 풀 수가 없었다. 그에 따라 세계 중앙은행 총재나 석학들의 이해를 FRB 차원에서 구하기 위해 이 회의가 시작됐다. 지금 상황이 그때와 비슷하다고 본다.
잭슨홀 미팅에서 버냉키 의장의 입이 어떻게 될까. 버냉키 의장이 단독적으로 QE3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통화정책이란 FOMC 위원들의 합의사항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항상 미국의 통화정책 결정 내용의 메커니즘을 잘 모르고 마치 버냉키 의장이 모든 것을 쥐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나 사실상 버냉키 의장의 입은 동수일 때 캐스팅 보트를 쥐는 것과 함께 의향만 이야기하는 것이다.
FOMC 멤버들은 어떨까. 지금 FOMC 멤버들 사이에서 의사가 대립된 상황이다. 버냉키 의장이 굉장히 QE3에 대해 일부 사람들이 경기지표가 안 나오면 마치 이것이 QE3를 당연히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지만 그렇지 않다. 회의가 가까워올수록 버냉키 의장이 QE3에 대해 굉장히 신중한 모드로 할 것이라는 내용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월가에서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런 각도에서 다우지수가 오늘 10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미국경제는 어렵더라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 지금은 경기부양책의 가장 주 수단으로 FRB가 어떤 것을 사용하는지 잘 봐야 한다. 4년 전 위기 초에는 주택시장, 경기회복 등의 문제를 풀기 위해 돈을 푸는 것이 정책의 주안점이었고 지금은 경제의 질적 구조를 개선시키는 것이다.
그것이 미국 FRB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통로를 개척하는 측면에서 경기부양의 주력 수단은 돈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고 질적 구조를 개선시킨다는 측면에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상 시기가 아니면 QE3에 대해 굉장히 신중 모드로 갈 것이다.
앵커 >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중에는 3차 양적완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양적완화 정책은 유동성 공급 정책이다. 그리고 현재 미국의 많은 돈이 실물경제에 들어가지 않는, 금융과 실물이 따로 노는 이분법 경제가 되고 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은 금융과 실물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정책이다.
기업이익을 추구하는 경영자 입장이라면 기업의 경영방침에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올해 연말까지 추진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새로운 경영방침이 들어오면 그것을 받아들이는 근로자들은 굉장히 혼선을 초래할 것이다.
종전의 정책이 지금 지속되고 있고 종전의 정책을 추진할 때 굉장히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었는데 느닷없이 연말 시한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정책이 온다면 정책의 혼선이 빚어진다.
정책을 펴는 상황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다. 통화정책에서는 특히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정책 혼선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QE3 정책은 경우에 따라 통화정책의 혼선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QE3 정책이 정말로 필요한지 알려면 은행의 초과지급준비를 봐야 한다. 은행이 대출을 하지 못하고 초과지급률이 무려 위기 이전의 100배다. 이런 양적완화 정책은 추진할 필요가 없다. 미국 통화정책의 전달경로를 잘 모르는 경우 자꾸 경기가 어려우면 QE3를 한다고 말한다. 사실상 정책을 추진하는 곳은 결정기관이나 집행기관이다. 결정과 집행을 동시에 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신중모드로 바뀌고 있다.
앵커 > 사람들은 3차 양적완화가 빨리 발표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동안 2차례에 걸쳐 있었던 양적완화 정책이 미국경기를 살리는데 얼마나 기여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그것은 평가해 볼만한 대목이다. 3차 양적완화 정책은 무조건 경기부양책이라고 인식하는 시각은 참 잘못되어 있다. 양적완화 정책은 일종의 공개시장 정책이다. 돈을 공급할 때 어떤 매입 대상이 있어야 한다. 그 매입 대상을 어떤 것을 보느냐에 따라 경기부양 성격을 가지고 있고 주택시장 문제를 회복하는 성격도 있다. 그런 것을 잘 따져야 한다.
1차에 1조 5000억 달러로 2009년에 시행한 것은 주로 공개시장조작의 매입대상이 MBS, 주택저당채권이다. 1차에는 주로 경기회복보다는 당시 서브프라임 때문에 미국에서 주택시장 위비를 극복해야 다음에 경기회복을 가져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때는 주택시장 회복에 우선순위를 둔 것이 1차 양적완화 정책이다. 주택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되니 그때부터는 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이다.
똑같은 양적완화 정책이 아니다. 같은 돈을 공급한다고 해도 이때는 국채, 장기채를 대상으로 했다. 대부분 매입을 준비하면 장기채 가격이 증가하고 장기채 금리는 떨어진다.
실물경기에 투자하려면 장기금리가 떨어지는 것이 중요한데 장기금리가 떨어지면 경기가 회복되지 않겠느냐 해서 2차에는 국채매입을 대상으로 했다. 앞으로 3차 양적완화를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경기부양책으로 인식하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다.
3차 양적완화는 만약 추진한다고 해도 MBS를 대상으로 한다. 지금 주택시장이 회복되고 있지만 미국 국민들의 체감적인 경기, 고통지수를 낮춰주기 위해서는 주택경기를 추가적으로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3차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MBS를 대상으로 하면 주택시장을 더 끌어올린다.
그러면 경기부양책은 무엇일까. 역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이다. 그런 것을 잘 보고 해야지 외신에 나오는 이야기를 전해만 주면 정책에 대해, 버냉키 의장이 어떤 쪽으로 정책의 우선순위를 가져가는지를 잘못 읽는다.
앵커 > 추진 여부와 관계 없이 3차 양적완화 정책이 발표될 경우 무제한 양적완화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것은 어떤 정책의 일종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무제한 정책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왜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 이야기가 나왔을까. 1차와 2차는 일종의 일몰조항 정책이다. 이것은 추진하는 기한이 정해져 있고 규모가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일단 규모가 소진되면 이후의 정책효과는 상당히 둔화된다. 소위 재정절벽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또 한 가지는 시기가 결정되면 상당히 정책효과가 반감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도 5년 대통령 단임제다. 초기에는 기대를 했지만 3년이 지나면 그 정권을 잡고 있는 정당의 여부와 관계 없이 어느 쪽으로 줄을 서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는 레임덕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1차, 2차 정책 때는 그 규모가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주택시장 회복이나 경기회복 등에 기대만큼 많이 효과를 낳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 각도에서 기대를 계속 끌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규모를 많이 가져가지 않더라도 규모가 정해지지 않고 시기가 정해지지 않는 것이 좋다.
기대가설이라는 용어가 있다. 사람의 기대를 가장 끌어간다는 의미다. 기대를 계속해서 끌어가려면 시기도 제한되지 말아야 하고 규모도 제한될 필요가 없다. 일부 전문가가 무제한 정책을 언급하면 마치 3차 양적완화 정책은 1차, 2차보다 큰 규모로 하겠다는 것은 참 잘못된 것이다.
버냉키 의장 등이 앞으로 3차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할 때는 규모를 적게 가져가더라도 시기를 계속 끌어가면 기대를 가져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면 경기부양 효과가 1차, 2차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그래서 무제한으로 나온 것이지 1차의 1조 5000억 보다 더 많은 정책은 아니다.
앵커 >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버냉키 의장만큼 관심을 끌었던 사람은 드라기 총재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회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드라기 총재가 불참한다고 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단순히 외신에 나온 것은 과로 때문이라고 한다. 중앙은행의 총재가 유럽위기 상황에서 과로 때문에 참석하지 않겠는가. 과로 때문에 중요한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중앙은행 총재로 임명되지 말았어야 한다. 그래서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지금 통화정책은 글로벌화 되어 있기 때문에 글로벌 공조가 상당히 중요하다. 만약 이번에 중요한 정책결정의 변경을 시사한다면 드라기 총재는 반드시 글로벌 차원이고 유럽의 위기 극복을 위해 메르켈 총리도 중국에 방문할 만큼 글로벌 공조를 요청하는 상황에서 드라기 총재도 세계 중앙은행 총재 회담에 반드시 참여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버냉키 의장은 사전에 중요한 정책 변경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중립적으로, 정책 변경이 없기 때문에 드라기가 내부적인 유럽위기 해결에 주력하기 위해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또 드라기 패키지에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을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하지만 실제 드라기 패키지에 담을 수 있는 안은 상당히 적다. 그런 각도에서 중앙은행 총재의 회담이 있을 때 이 사람이 왜 참석하지 못했느냐면 단순한 과로 때문이 아니다.
지난 한달 간 드라기 총재가 외신에서 많이 나오지도 않았다. 잭슨홀 미팅에 중요한 인사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과거 국제협상의 경험으로 볼 때 그 회의에 큰 이슈가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