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절벽 합의 후 양적완화 가능성 커"

입력 2012-09-1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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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포커스 1부 - 마켓인사이드>

신한금융투자 이경수 > (유럽 문제) 한 고비는 넘겼다고 볼 수 있다. 지난 6월 29일 EU 정상회의를 시장에서는 아무것도 내놓은 것이 없다고 굉장히 평가절하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역사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변곡점이었다. 그 전의 이슈를 보면 그리스 선거, 스페인 문제 등이 모두 해체와 관련된 문제였다.

그런데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재결속을 하고 어떤 방법론으로 해결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분기점을 만들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였다. 그 이후 드라기 총재도 7월 말 정도에 자기 자신을 믿고 따라 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면서 시장이 급등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신뢰를 지킨 것이다. 그래서 한 고비는 넘겼다고 볼 수 있지만 ECB 국채매입 결정 자체가 모든 유럽위기를 해결하는 변수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볼 수 있는 몇 가지 중요한 요건이 있다.

이번 국채매입 전에도 S&P라는 국채매입 프로그램이 2번 있었다. 2주에 걸쳐 굉장히 적극적으로 사다가 그 뒤에 흐지부지해진다. 굉장히 소극적인 부실자산 매입이었는데 그 이유는 ECB가 매입을 해준 부실 국가에 대한 은행감독 기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칫 더 사 주면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대 여론에 부딪혀 계속해서 못 샀던 것이다.

이것은 미국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2009년 초의 기억을 되돌려보면 오바마 정부가 연준에게 은행 감독권을 준다. 그 이후로 미국 연준은 민간과 정부의 공동 자금으로 PPI 프로그램을 통해 연준의 자산을 굉장히 크게 늘렸다. 적극적으로 부실 자산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통제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국채매입 결정은 진행이 되었고 이후에 지켜봐야 할 것은 ECB가 과연 은행 감독권 기능을 획득할 수 있느냐다. 지난 7월 ECB 회의 이후에 드라기 총재가 성명서에 남겼던 것은 은행감독권 기능 문제는 정부간의 협의 사항이라고 이야기를 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이 굉장히 협의가 잘 진행되느냐를 봐야 한다.

그러나 그 부분에서 난항이 있을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어려운 국가들은 도움을 받고 은행감독권을 넘겨주는 것에 대해 크게 이견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부실이 크지 않은 국가들이 과연 내가 왜 ECB의 우리 은행에 대한 감독권까지 넘겨줘야 되는지에 대한 불만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정부 간의 협의가 상당히 중요하다.

은행감독권은 9월에 제출서를 내고 10월에 EU 정상회담에서 본격적으로 논의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연내에는 이것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그래서 이번 ECB의 국채매입 결정 자체가 상당히 진일보한 정책이기는 하지만 당장 이 부분이 모든 것을 해소해 주가의 급등을 이어가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변수가 남아 있다.

사실상 합헌을 시사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지난 7월 12일 독일의 좌파가 국민의 혈세로 다른 나라를 영구적으로 도와주는 기구가 과연 헌법에 맞느냐고 가처분 소송을 냈던 것이고 이에 대해 9월 12일에 합헌 여부가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그때 청문회에 들어가기 전 독일 헌재가 어떤 이야기를 했느냐면 독일 상원과 하원의 통과 시에는 의회 결정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멘트를 했기 때문에 사실상 합헌을 시사한 것으로 본다. 아직 큰 일이 없는 한 이번 결정에서 합헌이 나올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ESM이 출범하더라도 당장 무엇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자금조달이나 의사결정에서 확정된 부분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지금 ESM의 기본적인 구조는 유로존 17개국이 각 지분별로 800억 유로를 모아 그 부분의 레버리지를 일으켜 5000억 유로까지 도와준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꺼번에 모으는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2014년까지 모으게 되어 있다. 이것을 원래 7월에 모았어야 하는데 중단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이 부분이 진행되는 것이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리는 것이고 또 순조롭게 다 자본이 납입될 것인가도 문제다.

5000억 유로도 IMF에서 추산하기로는 국채 원리금과 재정적자를 합치면 스페인이 2400억 유로, 이탈리아가 4000억 유로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자금 문제도 조금 더 확충되어야 한다. 그리고 ESM에 은행면허가 부여되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재원에 대해 의문이 증폭될 수 있다. 또 의사결정 문제가 있다.

만장일치로 할 것인지, 85%의 동의로 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도 안 정해져 있고 만약 85%로 한다고 해도 15% 이상의 지분을 가진 한 국가만 반대해도 의사결정이 안 되는 것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부실 국가이니 크게 우려가 되지 않지만 여전히 독일이 27%를 쥐고 계속 반대를 하면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내년 선거를 앞둔 독일의 스탠스도 상당히 중요하다. 물론 극단적인 스탠스를 취할 것 같지는 않지만 계속 불협화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지켜봐야 한다.

경기 명분상으로 보면 고용 등이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QE3를 하기에는 약하다. 그래서 9월에 당장 QE3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

지난 QE1이나 QE2때는 고용이 시행하기 직전에 굉장히 안 좋았다. 그래서 물가보다 상당히 고용에 신경을 쓰면서 양적완화 정책을 펼쳤다고 볼 수 있다. 지금 현재 고용상태를 보면 안 좋은 것은 맞다. 정상적인 수준은 아니다. 20만 명 이상이 나와야 정상으로 왔다고 볼 수 있는데 이번에도 9만 대, 10만 대 근처에서 계속 머물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경기가 좋지는 않지만 QE를 할만큼 고용이 악화된 것은 아니다. 개선이 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버냉키가 고용이 너무 안 좋아서 QE를 하겠다고 말하기는 약하다. 그렇다면 언제쯤 할 것이냐는 궁금증이 생긴다. 올해 연말이나 내년 연초 정도가 확률적으로 가장 높다고 본다.

버냉키가 이전에 성명서나 Q&A를 할 때 어떤 뉘앙스를 풍겼느냐면 정부가 적자 재정을 가져가겠다고 합의를 보면 국채를 찍어야 하는데 찍을 때 이자율이 올라가는 구축효과가 있으니 그때 우리가 QE를 통해 국채를 매입해준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렇다면 결국 핵심은 재정절벽의 합의가 이루어지고 난 뒤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전까지는 정책을 아껴둘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과거 QE1와 QE2를 시행했을 때 정부가 재정지출을 굉장히 늘렸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보면 연말 정도에 재정절벽의 합의가 이루어지고 그 이후에 국채를 사주는 양적완화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경기 명분상이나 정책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올해 연말이나 내년 연초가 될 것이다. 그런데 연말에는 미국 정책이 잘 안 나오기 때문에 아마 내년 연초가 확률적으로는 가장 높다.

9월을 반으로 쪼개 보면 FOMC를 기점으로 그런 것이 달라질 것이다. 지난주 ECB나 이번 ESM에 대한 합헌 기대로, 시장은 QE3에 대한 기대로 기대감을 반영하면서 어느 정도 올라가겠지만 그것이 실망감이 나온다면 되돌림은 있을 수 있다.

몇 가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유럽위기에 대한 스트레스를 x축으로 놓고 거기에 맞는 적정 주가를 세로축의 PER로 놓고 보자. 2011년 이후로 유로존에 대한 스탠스를 많이 받았다. 그런데 그 이후 주간 단위별로 보면 현재 유로존 스탠스가 추세선이 붙으면 적정 주가를 반영한다고 본다. 이렇게 해서 계산을 해 보면 코스피 기준 2000포인트 내외 수준이 된다. 이것은 PER 9.3배 정도의 수준이다.

이번에 ECB의 기대감이나 ESM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라갈 수 있는 수준은 코스피 2000 정도로 보고 그 뒤에 QE3가 나오면 2200정도까지 계산을 하고 있지만 이번에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에 알파 상승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1950선 이상에서는 정확하게 변곡점에서 팔 수 없으니 주식을 줄이고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이 좋다.

전체적으로 이번 주중까지는 조금 더 추가 상승을 할 수 있는데 주도주가 업종별로 나오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위험 인식이 완화됐지만 위험에 대한 변동성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주식이 싸다고 해도 신뢰를 하지 못하는 국면이다. 그래서 한달 정도는 주도주의 가능성이 낮고 아이디어 측면에서 주식을 많이 골라봐야 한다.

그 중 많이 보는 것은 포괄적인 보호무역 이슈다. 애플과 삼성의 문제가 단순히 기업 간의 문제가 아니라 선진국이 먹고 살기 힘들어지니까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것이다. 투자전략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본다. 일단 물건을 만들지 않는 쪽에서는 호텔신라나 엔씨소프트가 좋아 보이고 물건을 만드는 쪽에서는 중간에서 잘 팔고 있는 LG디스플레이나 GS, 마지막으로 자국산업과 경쟁하지 않는 건설업종에서의 GS건설 등이 좋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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