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기침체 여파로 은행과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들의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계형 대출이 2금융권을 중심으로 여전해 저신용자들의 자금사정은 위태로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근형 기자입니다.
<기자>
7월 은행과 저축은행, 상호신용금고와 같은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647조원으로 전달보다 1조7천억원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대출증가액이 지난 4월 이래 가장 적습니다.
경기침체와 정부 대출규제로 주택대출과 일반 신용대출이 모두 급감했습니다.
[인터뷰] 이재기 한국은행 금융통계팀 차장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이 나오면서 예대율 규제를 하니까 거기에 맞춰서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는 그런 영향도 있겠고요. 일단은 경기가 안좋으면 대출을 받지 않잖아요. 소비를 잘 안하니까..”
문제는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과 같은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일반 은행보다 더 많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2배가 넘는 만큼 증가액도 비은행이 더 적은 게 일반적이지만,
7월 가계대출은 은행이 7천억원, 비은행이 1조원 늘며 두달째 비은행이 은행을 앞지르고 있습니다.(최근 두 달째 비은행이 은행 가계대출 증가속도를 앞지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준혁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은행에서 넘어오는 고객들이 훨씬 더 신용이 높기 때문에 이사람들한테 대출해주는게 비은행 입장에서도 좋을 거 아니에요. 못갚을 가능성이 적으니까... 비은행권까지 규모를 규제하기 시작하면 예전 비은행 고객들은 사금융으로 넘어가든지 해야 하는거죠.”
특히 7월 한 달 동안 마이너스통장 대출과 같은 일반 신용대출은 은행이 4천억원 늘어난 데 비해 비은행은 8천억원으로 증가액이 두배나 많았습니다.
[인터뷰] 김건호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제1금융권에서 신용대출을 조달하지 못하는 저신용계층이라든지 이미 제1금융권대출을 받은 상태에서 더이상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못 받는 가구들이 제2금융권으로 넘어왔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계형 대출이라든지 베이비부머 같은 경우에는 창업관련 대출도 신용대출에 포함이 돼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전문가들은 서민금융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저신용자들이 신용대출로 몰리는 현상은 서민들의 생계가 위태롭다는 신호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경제TV 이근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