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책 신뢰도 회복, 미 소비경기가 좌우"

입력 2012-10-0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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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포커스 1부 - 마켓인사이드>

동양증권 조병현 > 9월에 미국이나 중국, 유럽에서 여러 가지 정책들이 발표되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국 FOMC에서 결정되었던 QE3였다. 그 내용은 400억 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MBS 매입을 통해 매달, 균형적으로, 무제한적으로 시장에 풀어주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런데 MBS 매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것은 결국 주택시장 회복을 가속화시켜 이를 통해 소비와 고용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복안인 듯하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이 효과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반응도 적지 않다. 특히 연준 매파 일부 위원들은 QE3의 무용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시장에서도 QE1이나 QE2에 비해 강하게 나타나지 않다 보니 단순히 유동성만 풀어주면 경기가 살아나겠느냐는 회의론이 상당히 많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QE3의 경기부양효과는 QE1이나 QE2에 비해 강력하다. 대신 초반 유동성 랠리의 효과는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강력하고 꾸준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 주택시장을 부양하고 주택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은 결국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증가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QE3가 단행된 시점을 살펴보며 QE1이나 QE2에 비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주가수준이다. QE1 당시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6000~7000 사이를 왔다갔다 했었고 QE2 당시에는 1만 9000~1만 사이에서 위치했다. 그런데 지금은 1만 3000 수준까지 올라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미 금융자산을 통한 가계의 실질적인 가처분 소득이라는 것이 상당히 많이 회복된 상태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까지 본격적인 회복세를 가진다면 개인 가계들의 소비심리나 소비여력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다.

실질적으로 지금 신용을 금융권에 공급한다고 해서 대출 수요자인 기업에서 활발한 투자활동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가계를 자극해 소비를 자극한다면 기업의 투자의지로 연결되게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정책들이나 무차별적인 유동성 공급에 비해 훨씬 타깃팅이 되어 있고 훨씬 강력한 경기부양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유로존의 상황은 당장 크게 개선된다고 보기 힘들지만 유로존 퇴출국가의 등장이나 유로화의 붕괴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은 ECB나 이유 측면에서 막아준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페인과 관련된 우려가 아직 남아있지만 스페인 구제금융을 통해 이런 부분은 상당히 해소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전반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리스크 수준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미국에서 QE3를 사용했고 이에 대한 1차적인 기대심리 등은 많이 훼손됐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다만 정책의 효과라는 것은 어느 정도 시차를 가지고 나타나기 때문에 지금 당장 실물지표의 회복으로 나타나기는 힘들다. 지금까지 수많은 정책들이 사용됐었고 아직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에 정책에 대한 회의감이 많이 유입된 상태에서 이런 것이 회복되어 가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오는 10월에는 그러한 과정들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과정이 진행되는 것의 척도로는 심리지표를 많이 참고할 필요가 있다. 셋째 주 정도 되면 NAHB 주택시장지수도 발표될 것이고 둘째 주 정도에는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 등 주요 소비나 주택시장 관련된 소비심리지표들이 많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런 것이 연말까지 미국 소비경기와 관련지어 긍정적인 전망을 유입시키며 지수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스페인이나 유럽문제가 아직 불확실성의 영역에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흘러온 정황을 살펴보면 지난달 말 스페인 정부에서 발표한 내년 재정에 관련된 긴축안에 대해 EU 측면에서는 특별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상태다. 그리고 해외 언론들도 충분한 규모의 재정에 대해 언급을 해줬기 때문에 사실상 스페인이 구제금융에 대한 기초 단계를 마련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있다.

그러므로 물론 스페인은 내부적으로 시위가 상당히 격화되고 있고 10월 중순에는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정치인들 입장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인기를 잃을 수 있는 이슈들의 발표는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부분이 아직 불확실성으로 남아있지만 대외적으로 봤을 때 스페인도 어느 정도 구제금융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봤을 때 10월 중반을 넘기지는 않고 구제금융에 대한 이야기가 보다 가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것을 기점으로 유로존의 문제가 다시 한 번 제기됐을 때 우려가 클라이막스를 형성하고 내려갈 것으로 판단한다.

우리나라는 신흥국 증시로 분류되다 보니 유동성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는 부분에서는 유동성이 상당히 빠르고 강하게 유입되면서 증시를 부양시켜주는 효과가 분명히 있었다. 그런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팽배해있던 시점이었고 QE1이나 QE2가 시행됐던 시기는 리스크에 대해 회피하려는 심리가 상당히 강화되어 있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유동성이 그 위험에 대한 수준을 망각시키며 명목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하며 자금이 무차별적으로 유입됐던 경향이었다.

지금은 유동성 랠리에 대한 기대라기 보다 경기회복을 확인하고 가자는 신중한 시각이 외국인에게 나타나고 있다. 그런 상황이라면 기존처럼 강한 유동성이나 외국인 자금의 유입 등이 나타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경기지표들의 회복세를 감안하면서 조금 더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실질적으로 우리나라가 얼마나 모멘텀을 가지고 있겠느냐. 사실 지금 밸류에이션이 PER 9배 부근까지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8배 초중반의 아주 낮은 수준이라고 보기는 힘들 수 있다. 이미 상당 부분 지수가 올라왔고 실적 전망치도 계속 하향 조정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만 봤을 때는 긍정적인 전망을 하기 힘들다. 사실 하반기 이후 계속해서 증시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미국의 소비경기다. 이런 부분을 올바른 전망이라는 전제 아래에서 보면 미국 소비경기에 대해 가장 큰 수혜를 받는 증시는 신흥국에서는 우리나라가 가장 강한 영향력을 받을 수 있다.

증시의 상관관계를 보더라도 우리나라 증시가 상당히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 가시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10월 말 이후, 11월 초에 중국의 정권교체 이벤트가 있는데 이때를 중심으로 중국의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도 계속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미국의 소비경기 회복과 중국의 인프라 투자가 활성화되는 대책이 동시에 나타난다면 중국발 모멘텀과 미국의 경기 모멘텀을 동시에 수혜받을 수 있는 나라는 바로 우리나라다.

지금은 신중한 심리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당장 빠른 유동성의 유입이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경기 모멘텀의 회복이나 정책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경우 우리나라로의 자금유입은 강화될 수 있다. 그 경우 생각보다 강한 상승 랠리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 실적과 관련해 큰 부담은 없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우리나라 전반적인 3분기 실적에 대한 컨센서스는 지난 2분기부터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는데 그 하향 조정 폭이 어느 정도 진정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많이 낮아져 있어 하향 조정이 진전되고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위험요소들은 반영이 된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쇼크에 대한 가능성은 낮아졌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걱정을 하지 않고 있지만 지금은 업종이나 종목별로 상당히 차별화된 실적들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모바일 시장이나 스마트폰 시장의 확대, 신제품 갤럭시S3에 대한 실적이 반영되면서 상당히 양호한 성적을 낼 것으로 판단한다. 지금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기준 7조를 넘어서면서 지난 분기에 비해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실적이 좋게 발표되더라도 그 이후에 주가가 조정을 받는 모습이 나타났고 그런 부분이 상당히 염려되고 있다. 사실 삼성전자는 여러 투자자들이 상당히 면밀하게 분석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숨겨진 소재가 별로 없고 그러다 보니 실적 시즌 이전에 재료가 선반영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주가가 실적시즌을 계기로 어느 정도 조정을 받는 모습이 나타나는데 과거 경험적으로 봤을 때도 일주일 정도 단위 이상의 조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므로 시장에 큰 흐름의 영향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미국, 중국, 유럽 등이 1차적으로 기본적인 정책 가이드라인은 제시했고 각국 정부가 끝까지 가보겠다는 의중을 보여준 것 같다. 연준도 무제한적인 양적완화를 선호했고 유럽도 ECB에서 무제한적인 채권매입을 선언했기 때문에 정책은 일단 나왔고 그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이 10월 중 진행될 것이다.

결국 경기 모멘텀 회복을 확인하는 것이 키가 될 것이다. 그 중 가장 빨리 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미국의 소비경기다. 생각해야 한다. 앞으로 남은 4분기의 투자전략은 미국의 소비경기와 맞춰야 한다. 미국의 소비경기와 가장 밀접한 관련을 보이는 우리나라 업종을 살펴보면 섹터에서는 IT, 실적이나 업황까지 고려한다면 디스플레이나 모바일 부품 관련주다.

게다가 미국의 주택경기 회복, 중국의 인프라 투자에 대한 계획까지 발표되면서 모멘텀을 형성해준다면 그 경우에는 기계업종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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