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韓 경제 둔화 가속화…전망치 하향

입력 2012-10-30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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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3분기 성장률 발표 때문에 타격을 받았다. 그 이후로 예측기관들은 우리경제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3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기 때문에 발빠른 기업은 올해나 내년 우리경제 성장률을 더 낮춰 잡고 있다. 3분기 1.2% 성장을 했지만 이후에는 예측하는 기관이 하나도 없었다. 그만큼 성장의 하락폭이 컸다. 자연스럽게 올해 성장률을 낮춰 잡아 대체로 1% 중반, 내년 성장률은 3% 초반, 일부에서는 3% 밑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지만 사실상 3%대 초반이 대부분 기관들의 시각이다.

당초 우리경제 성장률은 정부에서는 예산을 짤 때 4%까지 봤지만 그것은 상당히 어려워 보인다. 대체로 내년의 성장률은 3%대 초반이다. 올해 2.5%, 내년 3%대 초반이면 경제가 회복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통계기법상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내년에도 체감적으로 느껴질 만큼 경제가 높은 것은 아니다.

우리경제가 좋지 않으면 경제 실상을 반영하는 원화가치가 약세되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수출경쟁력이 제고되어 수출이 늘어나고 경기가 회복되는 것이 프라이스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경제의 신호등 체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여러 사람들이 지적하는 것이 우리경제가 이렇게 안 좋은데 원화는 어제도 1090원까지 떨어졌다는 것이다. 7월 이후 원화와 통화가치 절상폭은 한국이 가장 크다. 경제가 안 좋은 상황에서 원화가 강세되다 보니 거꾸로 수출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이 안 좋을 때는 경제성장이 떨어진다.

그런 각도에서 안전통화의 저주가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도 걸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자연스럽게 원달러환율이 1090원으로 가다 보니 이유를 불문하고 일부 기관들이 1000원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해 상당히 우려스러운 시각을 더 부추기고 있다. 경제가 안 좋은 가운데 원화가 절상되는 것이 우리경제 입장에서는 이중고가 되고 있다.

앵커 > 원화가치가 강세로 변한 이유는 유동성 문제 때문에 가장 크게 강세가 됐다는 시각이 많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7월 이후 우리의 원화 절상폭이 상당히 큰 것은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나 선진국의 유동성 공급 정책이 나온 시점과 비슷하다. 그때부터 금리를 낮춰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금리인하는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가져가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사실 금리는 내리지 않고 뒤늦게 내렸다. 그런 각도에서 돈은 풀었는데 금리를 내리지 않으니 금리의 차이는 커지고 외국자본이 쏟아져 들어와 한국의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 원화가 절상되어 이중고를 당하는 모습이었다.

무엇이든 외환정책에 있어서는 시기적으로 적절성이 상당히 중요하다. 뒤늦게 금리를 낮췄다고 정책당국이 이야기하지만 시기가 떨어진 상태에서는 사실상 효과가 없다. 무엇이든 적절한 시기가 중요하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정책 추진 시점 전후로 금리를 내려줬어야 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하다 보니 신용등급은 올라가고 금리 차이는 확대되며 선진국은 돈을 풀었다. 그 자금이 한국에 유입되는 과정에서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 원화절상을 키웠다.

또 위안화가 사상 최대치로 절상됐다고 한다. 지금 위안화가 1% 절상되면 원화가 1.1% 더 절상되는 것이다. 원과 위안화의 동조화가 있기 때문에 원달러환율이 급락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주로 대외요인에 기인하고 있다.

앵커 > 결론적으로 원화의 강세가 나타나도 상황이 나쁘지 않다면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급격히 침체되고 있는데 원화가 강세라는 것은 문제다. 돌이켜 보면 상황이 좋지 않았을 때 원화 약세가 회복에 큰 도움을 줬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경제가 상당히 안 좋았다. 당시 우리의 원달러환율 평균치는 951원이었다. 그런데 그 다음 해에 연균 1898원이었다. 원화의 약세에 따라 수출 경쟁력이 개선되다 보니 수출이 증대했다. 한국경제의 외환위기는 일부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국내의 금모으기 운동과 함께 경기가 살아났었다.

또 하나는 IT붕괴다. 당시 한국의 주력사업이 IT였는데 IT가 붕괴되니 한국경제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에도 불구하고 당시 원달러환율이 1130원에서 1290원으로 원화가 약세됐다. 그래서 결국 한국경제가 다시 한 번 V자 회복이 됐었다.

가장 가까운 예로 리먼쇼크 당시에도 한국경제가 국제적으로 가장 위기를 빨리 극복한 모범국가로 떠오른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당시의 원달러환율이 1102원에서 1276원으로 약세된 것이 결정적 계기다. 위기 때마다 원화의 약세가 결정적으로 위기극복에 도움이 됐다.

최근 심각한 것은 우리경제 성장률이 낮아진 상태에서 원화가 강세되다 보니 과거 위기 때 원화의 약세로 극복했는데 이것이 정 반대 추세로 가는 것이다. 그래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세계적으로 유럽위기, 미국위기 등으로 인해 경기가 안 좋은 상태다. 한국경제는 수출이 잘 나가야 한다. 수출이 잘 나가는 요인을 세계경기 요인에 따른 상품수요나 환율에 따른 환율경쟁의 요인을 분석해보았다.

그 결과 한국경제는 과거와 달리 상품수요 요인이 70% 정도 나왔다. 경기가 상당히 중요하다. 세계 교역증가율이 10% 이상 가다가 1%대로 떨어졌다. 이렇게 직격탄을 맞아 우리의 수출이 잘 나오지 않는다.

또 한 가지 각도에서는 사실 환율이 떨어진다는 것, 원화가 강세된다는 것은 같은 제품을 팔고도 그만큼 원화로 받는 돈이 적다는 이야기다. 채산성에 직결된다. 그러면 상품수출이 안 되고 판 상품마저 채산성이 떨어지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환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다행인 것은 요인분석을 통해 세계경기 요인이 70%, 환율이 30%로 과거보다 환율에 의존하는 천수답 구조에서 탈피한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그래도 환율이 결정적으로 한국의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앵커 > 외환당국의 입장이 중요해진다. 하지만 지금까지 외환당국이 적극적인 개입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이것이 기업들이 가진 가장 큰 불만사항이다. 경제가 안 좋은데 환율이 떨어지면 정부당국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수출업체를 위해 도움을 줘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물론 대외환경에 의존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환율에 역행적으로 개입할 수는 없다.

정책당국자를 이해할 필요가 있는 부분은 환율이 급락해 수출 채산성이 좋지 않다는 애끓는 소리는 많은 부분에서 공감대를 얻지만 만약 역행적으로 개입해 환율을 끌어올릴 경우 대외적으로 한국이 은둔의 왕국처럼 비칠 가능성이 있고 그보다 더 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글로벌추세에서는 글로벌이익과 한국의 이익을 조화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한국의 이익을 조화하는 각도에서는 최근 정책당국이 다소 소홀히 한다는 수출기업의 볼멘소리가 있다.

그리고 지금 일부에서는 민간의 환율전쟁 참여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이것도 지나친 요구다. 한국에서 가장 경제성장률이 안 좋은 가운데 원화가 절상되는 이중적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시점에서 글로벌이익과 한국의 이익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통상적인 어려운 여건과 달리 비정상적인 사항이 됐을 때는 정책당국자와 민간이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리니 함께 참여하는 모습이 나와야 하는데 이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특수한 대선와 맞물린 시기이지만 그래도 정책당국이 주도해 이해관계의 차이를 조정하는 모습이 필요한데 그런 것이 없어 아쉽다.

앵커 > 지금이야 유동성이 굉장히 풍부하고 우리나라에 외국인들의 자금이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원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로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 일어나면 그때 큰 타격이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환율이 1000원 정도 떨어진다는 시각을 일부 증권사와 예측기관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시각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엊그제까지 환율이 올라간다고 이야기했던 사람들이 환율이 1090원이니 다시 1000원대라고 이야기한다.

아주 시장에 부화뇌동해 환율을 예상하는 것이다. 지금 1100원인데 1000원 정도가 된다면 외국자본이 많이 들어온다. 100원 이상 환차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코스피지수가 계속 올라 2200, 2300 이상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이 기간의 모습을 보면 코스피는 1700원으로 더 떨어지고 원달러환율도 1000원 정도 떨어진다고 한다. 이것은 모순이다.

지금 외국자본의 경우 한국경제의 펀더멘탈보다 환차익과 금리의 차이를 본다. 피셔의 통화가치를 감안한 국제자금설에 의하면 1100원에서 1000원으로 가면 외국자본에서 달러당 100원 정도의 환차익이 발생한다. 그러면 한국의 코스피지수가 올라간다. 그런데 이 사람들의 논리는 코스피지수는 1700원 떨어진다고 이야기하고 원달러환율은 1000원 정도 간다면 서로 모순된다는 의미다.

지금 외국자본들은 한국의 펀더멘탈이 좋아서 자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적정환율 수준을 보면 1070원에서 1090원이니 그 이전 수준인 1150원대에서는 환차익이 발생해 한국에 들어오는 시각이 있다. 이런 측면이기 때문에 대체로 원달러환율이 1070원, 1090원으로 가면 자금의 유입속도는 상당히 떨어지고 한국에서 보면 환율의 절상 속도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외국자본은 1100원 내외에서 한국에 자금이 안 들어오고 경우에 따라 이탈된다. 그래서 자금의 실체에 대한 이론적 근거가 적은 사람의 경우 주가가 1700으로 떨어진다, 원달러환율이 1000원 떨어진다며 분위기에 편승해 예측한다. 이런 시각은 근절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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