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검찰, 신평사 기소한 이유..."등급 부당 강등"

이탈리아 검찰이 세계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S&P와 피치에 대해 자국 신용등급을 부당하게 강등해 유로존 위기를 부추겼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12일(현지시간) 미켈레 루지에로 검사는 시장조작 혐의로 전,현직 S&P 직원 5명과 피치 직원 2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기소된 인물 가운데는 2007~2011년 S&P 대표를 지낸 데번 샤르마와 피치의 데이비드 라일리 최고운영책임자(COO)도 포함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신용평가사는 "금융시장에서 이탈리아의 이미지와 명성, 신용을 흔들고 국채 가치를 떨어뜨리며 유로화 가치 하락을 기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루지에로 검사는 이들 회사가 등급 조정을 통해 상황이 더 심각한 유로존 위기국들과 이탈리아를 부당하게도 같은 부류에 놓은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자국의 공식 경제수치는 그만큼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성명을 통해 "금융시장에 의도적으로 편향되고 왜곡된 정부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국제 신용평가사에 대한 유로존 국가 측의 비판은 이전부터 제기됐지만 유로존 채무위기 과정에서 있었던 국가신용등급 강등과 관련해 이들이 실제로 사법처리에 직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검찰은 무디스는 기소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수사당국은 S&P와 피치의 밀라노 지점 급습, 이메일 압수수색, 애널리스트들의 전화통화 감청 등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했으며 지난해 1월에는 당시 이탈리아 중앙은행장으로 재직했던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도 면담했다. 이에 대해 S&P는 "우리의 역할은 공적이고 투명한 방법으로 책정한 신용도에 대해 독립적 의견을 내놓는 것이기 때문에 이같은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으며 실익도 없다"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