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갈등, 그룹 부실경영으로 비화

입력 2012-11-14 17:57   수정 2012-11-1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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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대그룹 경영에 제3자가 실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현대증권 노조가 녹취록을 포함한 근거 자료를 내놨습니다.

사측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거부했고 당사자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기주 기자입니다.

<기자>

현대증권 광고가 홈페이지 화면을 가득 채운 한 사이트.

현대증권 노조로부터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로 지목받은 A씨가 경영하는 광고대행사 홈페이지입니다.

TV광고 대행업을 주로 하는 이 회사의 대표는 지난 2008년 현대그룹과 인연을 맺은 뒤부터 그룹 사장단을 불러 자주 회의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위압적인 말투로 본인이 그룹의 최종 결정권자임을 과시합니다.

<녹취> 현대그룹 실세로 불리는 A씨

"뭘 잘해!! 여기서 사인을 안하면 나가지를 않는데! 이 XXX들이!!"

A씨는 최근 한 회의 석상에서도 당시 현대증권 부사장이었던 윤경은 현 사장을 언급하면서 막말이 섞인 호칭을 쓰기도 합니다.

<녹취> 현대그룹 실세로 불리는 A씨

"큰 딜들을 해! 이 XX 어떻게 됐지 그거 윤 부사장.. 내가 한 30조, 40조, 50조 하는 거(해외 운용사) 잡아오라고 했는데..."

현대증권이 홍콩과 싱가포르 법인을 통한 현지 거래를 시도하고, 부실이 큰 저축은행을 인수하고, 종합캐피탈사를 무리하게 인수하는 일련의 과정을 A씨가 주도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

그 결과 현대증권을 무리한 투자에 끌어들여 손실을 입혔고 A씨의 회사는 자문 수수료를 챙겨왔다는 얘기입니다

현대증권은 이에 대해 공식 인터뷰를 거부했습니다.

다만 노조를 경영 파트너로 인정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습니다.

또 A씨가 검찰과 고용노동부의 사건 조사를 앞두고 돌연 출국해 의구심을 키우고 있습니다.

단순한 노사 갈등으로 비춰졌던 이번 사태가 현대증권과 그룹 전반의 부실 경영논란으로 비화되고 있어 사실 검증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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