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은행들이 자금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돕겠다고 밝혀왔지만 실제 금융 지원에는 매우 인색했습니다.
중기 대출 규모는 대기업에 비해 매우 적었고, 신용이 비교적 괜찮은 중소기업에도 담보를 요구해온 것으로 감사원 조사결과 드러났습니다.
이근형 기자입니다.
<기자> 은행들의 중소기업 고객 유치전이 한창입니다.
기업은행은 올해 중소기업 대출 최고금리를 6.5%p 낮췄고, 우리은행도 대출 평균금리를 0.7%p 인하하며 고객잡기에 나섰습니다.
언뜻 보면 중소기업 금융지원에 박차를 가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 대출태도는 인색하기 그지없습니다.
지난해 말 국내 18개 은행이 중소기업에 지원한 순수 신용대출은 전체 중기대출의 14.5%에 불과합니다.
대기업 순수 신용대출 비중(51.8%)의 3분의 1도 안됩니다.
특히 우량 중소기업 2천300업체 중 75%가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보증기관의 보증서를 담보로 제출하도록 강요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김탁현 감사원 부감사관
“은행들이 경영상태가 좋은 우량 중소기업에 대출은 하고싶어하면서도 가급적 혹시라도 모를 대출위험은 부담하기 싫어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한정된 보증재원의 비효율적 배분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은행들의 중소기업 홀대현상은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해 3월부터 6개월간 4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고작 2천억원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대기업(4.9조원)과 가계(5.7조원) 대출에 비해 증가세가 더딥니다.
정부 압박에 은행들은 하나같이 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이근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