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청소년들을 위해 기성세대는 무엇을 해줄 것인가?

입력 2012-12-0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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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포드대 인생특강,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4회. 청소년들을 위해 기성세대는 무엇을 해줄 것인가?

몇 년 전 나는 막 교사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한 몇몇 학생들을 만난 적이 있다. 그들 중에는 대학을 갓 졸업한 이들도 있고, 3, 40대 정도의 나이 든 이들도 있었다. 후자의 경우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오랫동안 하던 일을 버리고 지금에서야 교육의 장으로 오게 만들었는지, 왜 삶의 방향을 수정하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나는 법조계, 의료계, 군대, 사업 등의 일을 그만두고 교사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나이 많은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속적인 시각에서 볼 때 그들은 실패자가 아니었다. 몇몇은 기업이나 전문 직종에서 높은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모두 비슷한 이유로 자신들의 일을 그만두었다. 즉 모두 자신의 일에서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이들은 일을 하면서도 공허감만 들 뿐 진정성을 느끼지 못했다. 자신의 높은 야망을 진정으로 반영하는 활동이 아닌 단순한 직업 활동에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에 점점 더 우울해졌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점이었다. 요컨대 이들은 일찌감치 자신의 일에 대해 극도의 피로감을 느꼈던 것이다. 그들이 시작한 직업 생활의 그 무엇도 청년기의 한 순간에서나마 열정을 지속시키지 못했다. 직장 생활은 점차 그들을 더욱 외롭게 만들었다.

최소한 내가 이야기를 나누었던 학생들은 중년기에라도 삶을 의미 있게 해줄 관심사를 찾기 위해 이 분야로 옮겨 왔다. 그들은 교직에서 자신이 찾고 싶은 무언가를 찾을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알게 될 것이다.

내가 접한 다른 사례들에서는 여러 청소년들이 좌절과 혼란 가운데 불안해하고 있었다. 이들은 청소년기에 좌절감과 혼란에 휩싸여 있는 동안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직업을 찾는 데 실패했다. 종종 겉보기에는 성공적인 인생의 궤도에 올라 있지만 강한 불안감을 표출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최근 서른 살의 한 심장병 전문의가 나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의 이력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이 전문의는 복잡한 심장 수술 분야에서 미국 남동부 최고의 전문가로 이미 명성을 얻은 바 있는 똑똑한 젊은이다. 자연히 그를 필요로 하는 곳은 많았다. 문제는 그가 아침마다 침대에서 가까스로 일어날 정도로 자신의 일에 심하게 싫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었다.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서 만족감을 찾고자 노력했지만 항상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감정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앞으로도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이 계속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아 그가 현재 불행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의사가 되기 위해 지금껏 오랜 기간 어렵게 훈련을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더욱 의미 있는 직업을 찾기 위해 현재까지 걸어온 길에서 벗어나길 원했다. 그러나 정작 직업을 바꾸게 된다면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할지 몰랐다. 다만 의사 생활에 대한 심한 불만으로 현재에 머물기보다는 미지의 분야로 뛰어드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 생각하는 정도였다. 이 사례를 앞서 이야기한 PBS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다른 사례 하나와 비교해보자. <단계적 쇠퇴>에 나온 모든 학생들이 대학을 다니는 내내 방황하거나 학교를 중퇴한 것은 아니다. 브리트니라는 한 여학생의 경우를 보자. 다큐멘터리에서 보여주는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는 무기력한 상태였다. 이는 브리트니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다. “대학에 들어온 이후로 줄곧 무엇인가 되고 싶은 것이 없었어요. 무언가로부터 도전을 받은 적도 없고, 무엇을 할지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도 없었어요. 내가 누군지에 대해 생각한 적도 없고, 무엇을 할지에 대한 생각도 없고,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도 몰랐던 것 같아요. 이런 사실이 정말 걱정스러웠죠.”

하지만 브리트니는 다큐멘터리에 나온 대부분의 다른 학생들과 달리 운이 좋았다. 대학을 졸업하기 직전에 과학 과목의 졸업 이수 학점을 채우기 위해 우연히 행성계 물리학 수업을 수강할 기회가 있었다. 예상치 못하게 그녀는 이 과목의 내용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강사는 그녀의 관심을 알아차렸다(그녀의 비상한 관심 하나만으로 충분히 그녀가 다른 학생들에 비해 두드러져 보였던 것이다). 두 사람은 진지한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이 대화를 통해 브리트니는 자신이 과학에 적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더 나아가 과학에 대한 소명을 발견하게 되었다. 브리트니는 대학을 졸업할 무렵 행성계 물리학 분야의 대학원에 진학했다. “가끔은 약간의 격려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죠.” 브리트니를 가르쳤던 강사는 이렇게 과거를 회상했다.

하지만 설령 이 사례가 사실이라도 왜 많은 다른 학생들은 여전히 허둥대고 있는 걸까? 오늘날의 청소년들이 목적의식을 갖는 데 필요한 도움, 즉 ‘약간의 격려’는 어디에서 받을 수 있을까? 나는 젊은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목적의 부재로 인한 젊은이들의 불안한 현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의 핵심이라 본다. 심지어 이러한 현상은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문화적 요인들, 곧 매스미디어, 학교, 시민, 종교 단체 등의 레이더망에도 포착되지 않는다. 사회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청소년들에게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어떻게 하면 청소년들이 그들이 찾고 있는 삶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도울 수 있을지에 관심을 가질 때다.

<윌리엄 데이먼 스탠포드대 윤리교육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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