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UN총장, 국산 방탄차 탄다...韓정부 기증

입력 2012-12-1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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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 정부가 기증한 방탄 차량을 탄다.

대표적인 국제기구의 수장이 한국산 차를 공식적으로 이용하게 되면서 한국 브랜드에 대한 직ㆍ간접적 홍보 효과가 기대된다.



17일 오후 3시(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총장과 부인 유순택 여사, 김숙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대사, 존 크라프칙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 사장, 유엔 사무국 고위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 에쿠스 리무진 특수차량(방탄) 기증식`이 열렸다.

김숙 대사가 사무총장의 기존 차량 교체 시기가 된 것을 알고 한국대표부 명의로 발의해 유엔 사무국과 현대차 간의 협의를 거쳐 공식적으로 열린 행사다. 유엔의 관련 규정과 관행에 따라 우리 정부가 유엔 사무국에 기증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아시아권에서 유엔 사무총장에게 방탄 차량을 기증한 것은 우리 정부가 처음이다.

김 대사는 기증식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산 차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개선장군의 말`이란 뜻을 가진 에쿠스를 타고 더 편안한 가운데 사무총장의 임무를 수행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렇게 훌륭한 차를 기증해 준 한국 정부와 현대차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유엔에 따르면 과거에는 주로 독일이 벤츠나 BMW, 볼보 등을 방탄용으로 개조해 유엔 사무총장에게 기증하곤 했지만 금융 위기 이후에는 그런 제의가 끊겼다. 이에 반 총장은 그동안 벤츠 승용차를 임대해 이용했는데 차량이 크지 않은데다 방탄 설비까지 갖춰지다 보니 내부가 상당히 비좁았다고 한다.

이번에 기증받은 차량은 내부 공간이 넓어 쾌적하고 외부의 공격에 끄떡없을 정도로 완벽한 안전성을 자랑한다는 게 한국대표부의 설명이다. 특히 유엔 수장과 동선을 함께 한다는 점에서 한국 브랜드의 홍보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이 차량을 주로 출퇴근에 이용한다. 전용기가 없기 때문에 해외 출장 때에는 해당 정부가 제공하거나 유엔이 현지에서 보유한 방탄차를 탄다.

기증식이 열린 이날은 마침 반 총장이 새롭게 단장한 사무국 본관 집무실에 3년 만에 처음 출근한 날과 겹쳤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컸다. 사무국 건물 보수 공사를 하느라 2009년 12월 말부터 별관의 임시 집무실을 사용했던 반 총장은 본관 38층에 있는 기존 집무실 공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날부터 다시 본관에서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반 총장은 3년 만에 돌아온 소감을 묻는 질문에 "사무총장이 되어 처음 출근할 때 기분이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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