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정절벽 합의 상원 통과… 협상 가능성은?

입력 2013-01-02 09:50   수정 2013-01-0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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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아직 하원의 입법 절차가 남아 있다. 현재 현지시각은 1일 오후 5시를 조금 넘겼는데 미국경제는 공식적으로는 재정절벽에 빠져 있는 상태다. 상원이 여야 합의로 마련한 법안을 절대 다수의 찬성표로 통과시킨 만큼 하원 절차도 원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재 상황은 정반대다. 미국 하원 공화당이 현지시각으로 오후 1시쯤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었는데 절대 다수의 공화당 의원들이 상원 법안을 수정 반송할 것을 지도부에 요구했다. 하원이 법안을 반송하게 되면 협상 상황은 지난 금요일의 원점으로 되돌아간다. 그 사이에 미국경제는 이미 재정절벽에 빠져 있다. 그러면 상원의 공화당 대표와 백악관이 다시 협상을 해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수용할 만한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협상 틀을 다시 짜야 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하원의 공화당이 끝내 타협을 거부해 이런 시나리오로 빠지게 되면 금융시장에도 상당히 큰 불확실성을 남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시각으로 오늘 밤 11시 반에 미국 주식시장이 다시 열리는데 공화당은 그 이전에 어떻게 할 것인지 방향을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이 동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공화당도 염두에 두고 의사결정을 할 것이다.

하원의 공화당 의원들은 상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금 더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이번 재정절벽 회피 법안은 결과적으로 부자세율 인상을 의미하기도 했다. 세율인상은 지난 1993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공화당 의원들은 이와 관련된 입법에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증세가 결정됐는데도 불구하고 정부 지출에서는 어떠한 삭감조치도 수반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특히 불만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출을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장기 실업자에 대한 수당 지급을 1년 연장하는 등 지출을 늘려놓았다. 이미 2명의 공화당 의원들은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트위터를 통해 선언을 해놓은 상태다. 특히 공화당 하원 원내 총무가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을 정도로 상황이 상당히 복잡하게 보인다.

규모가 크고 작고를 떠나 이슈 자체가 안고 있는 지극히 강한 이념성 때문에 타협이 쉽지 않다. 세금인상은 공화당이 별도로 수용하기 어려운 주제이고 복지지출 축소는 민주당이 받아들이기 곤란한 아이템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정치지형도가 극도로 양극화된 탓이 크다. 지난 수년 간 미국의 주요 선거구는 공화당 골수 아니면 민주당 텃밭으로 양분되었다. 민주, 공화당을 번갈아가면서 선택하던 중도 지역구는 대거 사라졌다. 예를 들어 민주당 성향이 강한 지역구에서 당선된 공화당 하원의원의 수가 112대에서는 22명에 달했지만 모레부터 시작되는 113대에서는 6명 밖에 되지 않는다. 지역구 구도가 이렇게 바뀌면 본 선거보다는 본선 출전권을 따내는 경선이 더욱 중요해진다. 본선만 되면 당선에는 별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지역 유권자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이념적으로 오버액션을 해야 할 요인이 더 커진 것이다. 따라서 사기를 도모해야 할 의원들 입장에서는 나라 경제가 어찌되든 말든 이념적으로 보다 선명한 투표 이력을 잡는 것이 중요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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