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슈미츠 회장 北 방문..IT주 영향있나?"

입력 2013-01-0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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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욱 전문위원 > 우리나라 화요일장을 34분여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 회장의 북한 방문 소식이 상당히 뜨겁게 외신을 달궜다. 오늘 미 증시는 숨 고르기 정도로 보면 된다. 여러 호재에도 불구하고 4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지난해 이맘때에도 그랬듯 다들 상저하고라고 했는데 4분기 어닝 시즌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낮았기 때문에 이를 상회한 실적이 나오자 바로 랠리가 일어났다.

북한 관련 내용부터 가디언지를 통해 살펴보자. 이번 구글 회장단 방북에 대해 인도적인 차원이라고는 하지만 예전 우리나라에서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했을 때도 반세기 만의 고향 방문이라는 느낌으로 부드럽게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사실상 그 이후로 대북 사업이 본격적인 모멘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구글 회장의 방북에도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따라서 외국인들이 한국시장, 한국주식, 한국경제를 보는 시각이 상당히 달라질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다. 애플이 중국에 팍스콘 공장을 만들었듯 구글도 북한에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인터뷰 내용을 살펴보자. 이번에 구글 회장과 동행한 빌 리차드슨 전 뉴 멕시코 주지사의 인터뷰를 보자. 그는 북한에 몇 번 다녀온 적이 있지만 에릿 슈밋은 경제적인 이슈에 관심을 갖고 이번에 방북을 했을 것으로 봤다. 물론 이번 방북이 구글 회장으로서의 공식 일정은 아니지만 특히 북한 소셜 미디어 시장에 대한 관심의 일환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중국도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SNS가 있는데 북한이 이 SNS 시장의 문을 개방한다고 한다.

이어서 콜롬비아 대학의 코리안 리서치 센터 소장인 찰스 암스트롱의 인터뷰 내용을 보자. 이번 구글 회장의 방북이 지난 클린턴 전 대통령처럼 북한 억류 민간인 석방을 위한 순수한 인도적 목적으로 보기는 힘들다. 정치인도 아닌 민간인, 그것도 하필 구글의 회장이 왜 이런 미션을 수행하려는지 의도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고 분명 이면에는 아무도 모르는 또 다른 아젠다가 들어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북한에서 약 100만 대가 넘는 휴대폰이 이미 사용되고 있고 물론 민간인이 이를 통해 인터넷에 연결하는 것은 아직 법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김정은은 과거 김정일이 IT 쪽으로 밀어붙이는 것에 많은 의지를 보였다. 김정은은 김정일의 뜻에 따라 자신의 지도력을 향후 IT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에릿 슈밋은 북한을 구글의 차세대 잠재 고객으로 간주할 힌트를 이번에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 예상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IT를 북한이 우리에게서 빼앗아간다는 가정은 할 필요가 없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런 북한의 문이 생각보다 빨리, 그리고 활짝 열릴 수 있다는 가정이 외국인 투자자들로 하여금 국내 시장, 국내 경제, 국내 주식을 보는 시각을 바꿀 수 있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

구글의 주가는 오늘 0.44% 하락했는데 이는 기술업종 전반적인 약세를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구글 회장의 방북 때문에 주가가 내려갔다고 보기에는 미미한 수준이다. 구글과 삼성전자는 같은 애플의 라이벌이라는 동료의식과 스마트폰 관련주, 경기 민감주 등 여러 교집합의 특성을 공유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동행 추세를 나타냈는데 구글이 헤매는 동안 삼성전자가 치고 올라왔다.

오늘 프리 어닝 결과도 나오는데 4분기 어닝 시즌을 앞둔 전반적인 경계감은 나쁘지 않다. 오히려 시장이 좋을 때 미리 사뒀다가 실적 호조가 나왔는데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판다며 실적 좋게 나온 후에 주가가 빠지면 이것도 대응하기 상당히 까다롭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된다.

미국에서 연예인 스캔들이나 내부자 정보에 강한 언론인 베니티 페어는 구글 회장단이 북한에서 보낸 첫 번째 이메일을 입수했다. 그 내용은 친애하는 미 국민들에게로 시작해 분명 우리 일행인 에릭 슈밋과 빌 리차든이 쓴 것이 맞다, 비행기와 자동차를 타고 북한 목적지에 왔는데 생각보다 북한 자동차가 좋더라, 세련되고 신식이더라는 내용이 있다. 옛날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북한에 갈 때 현대차를 몇십 대 가져가 기술도 전수해줬다는데 이런 차들이 아닐까.

그리고 김정은과 노동당이 이번에 호의를 보여 감동을 받았다는 내용과 어디서 무엇을 먹고 무슨 관광을 했으며 내일 또 메일을 보내겠다, 이 계정은 북한 정부의 공식 계정이니 답장을 하지 말라는 내용으로 마무리했다. 북한에 갔는데 이상한 불협화음이 나거나 억류되는 것은 없으며 정상적인 비즈니스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이 8조 8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뉴스다. 여기에 호재를 2개 대외적으로 덧붙이면 더 좋겠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를 보자. 바젤 협약이란 은행 유동성을 강화하자는 법안인데 이것을 놓고 그동안 진통이 컸다. 결국 은행들이 이겼다. 그래서 이것은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이고 전세계 경기부양 기조에 또 한번 안도 랠리를 가져올 큰 이슈로 취급 받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오늘은 당장 4분기 어닝 시즌을 앞둔 경계성 매물 때문에 시급한 상황부터 처리하고 나중에 기뻐해도 늦지 않다는 분위기였다. 골자는 2015년 도입 예정이었던 이 규정을 2019년으로 4년 유예하기로 결정을 했다. 유로존도 그렇고 경기가 겨우 살아날 것 같은 국면에서 은행들이 2015년의 자본확충을 준비하려면 미리부터 유동성을 회수해야 될 것이고 이럴 경우 자칫 글로벌 경기부양 노력을 꺼뜨릴 수 있다는 판단 하에서 이런 조치를 내린 것이다.

우리나라 어제 장중 잠깐 이 내용이 나왔는데 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 짚고 넘어가자. USA 투데이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사람들이 주택시장 폭락을 못 따라가고 주택 모기지를 못 갚으니 은행들이 주택에 차압을 붙이고 경매를 통해 손실을 보전하자는 식으로 조치를 취했는데 이 과정에서 감평가를 소유자들에게 불리하게 적용해 부당한 이득을 챙긴 BOA, JP모간, 씨티그룹 등 10대 시중은행들은 총 85억 달러의 과징금을 납부하는 식으로 합의를 봤다는 내용을 전했다.

그래서 그동안 어차피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아 두었기 때문에 이 정도 금액이면 만족스러운 선에서 합의된 것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또 예상보다 적었던 배상액에 미 은행업종들도 안심을 하고 넘어가게 됐다고 보는 것이 맞다.

마지막으로 MSCI 한국지수를 보자. 수치만 보면 0.83% 마이너스로 외국인들의 추가 매도 압력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프리 어닝 시즌 실적이 사상 최대를 기록해 이에 따라 약간의 개장 초 변수는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 프리 어닝 관련 내용은 외신에서도 속보로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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