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세계는] 세컨더리 M&A 시장 '호황'

입력 2013-01-09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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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보통 기업이 거래되는 시장을 M&A 시장이라고 한다. 이 M&A 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업이 어떤 기업이냐에 따라 프라이머니 M&A 시장과 세컨더리 M&A 시장으로 나눈다. 프라이머리 M&A 시장은 정상적인 기업이 거래되는 시장을 의미한다. 반면 세컨더리 M&A 시장은 문제가 있는 기업, 소위 부실기업이 청소되는 것이다.

올해 거래일 기준으로 10일이 안 되는 기간 동안의 시장별 거래규모를 보면 세컨더리 M&A 시장의 거래금액이 가장 높게 나왔다. 6개월 전에도 세컨더리 M&A 시장이 상당히 부각되고 있어 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었다. 올해 초 거래금액을 볼 때 주식, 채권, 부동산시장 모두를 포함해 가장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것이 증시와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가 연초부터 월가에서 최대 관심이 되고 있다.

시기적으로 보면 작년 하반기부터 세컨더리 M&A 시장의 거래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 연초 움직임을 감안한다면 올해는 대부분 전문 기관들의 예측을 보면 거래금액으로 1조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금융위기 이전보다 월등히 많은 수준이다.

세컨더리 M&A 시장의 청소 과정은 가장 마지막 단계에 진행되는 것인데 올해는 이 청소 작업이 상당히 빠를 것으로 보인다. 이 청소 작업을 주도하는 기업이 글로벌 선도기업일수록 세컨더리 M&A 시장에서 기업의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이것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또 지금의 M&A는 프라이머리 M&A 시장이든 세컨더리 M&A 시장이든 적대적 M&A가 주를 이루고 있다. 적대적 M&A를 경영권을 탈취하는 목적이 주된 것이다. 경영권을 탈취한다는 것은 남을 위해 우군이나 백기사가 되는 것이 아닌 결국 인수하는 기업을 계열사로 편입시킨다는 이야기다. 이런 것이 최근 세컨더리 M&A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특징이다.

자금적인 측면에서 하나의 요인이 있고 산업별로는 뉴 노멀 환경에서 새로운 산업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 이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일단 자금적인 측면에서 보면 위기 발생 5년 차가 되면서 기업 간 편차, 특히 현금보유의 편차가 상당히 심해지고 있다.

선도기업의 경우 돈을 많이 번 상태에서 미래가 불확실하다. 설비투자 등의 투자를 안 했기 때문에 현금을 많이 쌓아둔 상태다. 그렇다고 금융기관의 예금에 투자할 때 금융기관이 수입을 제대로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다. 그러다 보니 기업 자체적으로 현금을 많이 쌓아놓는다.

그러나 돈이 없는 기업의 경우 1, 2년 차에는 기존에 축적된 자산을 디레버리지를 통해 버텨나갔지만 위기 발생 5년 차가 되도록 세계적인 위기가 해결되지 않음에 따라 이제는 기업이 아깝지만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현금의 보유 격차가 이런 모습을 양산시키는 것이다.

또 지금은 복합업종이 상당히 뜨겁다. 예를 들어 휴대폰을 생각해보자. 이것은 게임, 엔터테인먼트, 제조업 등이 손 안에 있는 하나의 월드다. 그렇다면 이것을 대상으로 상품 영업을 하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과거처럼 전통적인 제조업만 할 수 없다. 그러면 컨설팅 업체 등으로 편입할 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공장을 전통적 방식으로 설립하는 것이다. 이것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다 보니 세컨더리 M&A 시장에서 어쩔 수 없이 좋은 기업인데도 불구하고 버티지 못하는 기업들을 인수해 복합 업종의 계열 업종으로 편입하려는 산업의 새로운 트렌드가 나오는 상태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나온 기업에 대한 매입 필요성이 많이 증대되는 상황이다. 현금 격차의 문제가 있다. 두 번째는 복합업종이라는 뉴 노멀의 새로운 트렌드가 형성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선도기업일수록 기존에 나와 있는 기업에 대한 인식의 필요성이 증대되는 것이 연초부터 세컨더리 M&A 시장이 세계 시장 중 가장 뜨겁게 달아오른 배경이다.

앵커 > 세컨더리 M&A 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이 소프트 이노베이션 때문이라고 하는데 소프트 이노베이션이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소프트 이노베이션은 조금만 증대시키는 것이다. 기존 브랜드에서 조금만 더 올리거나 휴대폰 같은 경우 기능을 한 가지 정도만 첨가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갤럭시1에서 갤럭시2로 가는 것이다. 이런 것을 소프트 이노베이션이라고 한다.

과거 미시경제학에서 보면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이 있다. 이를 거꾸로 해석하면 모든 사람들이 휴대폰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면 휴대폰을 제조하는 업체의 주가는 떨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소비가 포화점이므로 더 이상 팔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커피전문점이 많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커피체인점은 더 이상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커피의 질을 조금만 올리면 이미 개척되어 있는 기존의 시장을 완전히 엎어버릴 수 있다.

소프트 이노베이션을 한 기업의 경우 시장의 지출 비용, 코스트가 그만큼 줄어들면 같은 매출을 하더라도 굉장히 수익이 증대된다.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분기별 실적이 8조 원 이상 계속 증가하고 있다. 바로 이 소프트 이노베이션을 가장 잘 한 것이다. 계속해서 삼성전자가 세계 선도기업이 될 것이다.

반대로 소프트 이노베이션을 하지 못한 기업이 있다. 작년까지 성공을 했다고 하더라도 성공에 도취하면 바로 탈락한다. 그러면 세컨더리 M&A 시장의 매물로 나올 수 있다. 이것이 하나의 산업 트렌드를 형성하면서 세컨더리 M&A 시장이 가장 번창하는 큰 요인 중 하나다.

기업이 매물을 통해 거래가 증대한다는 것은 거래 입장에서 신진대사가 촉진되는 것이다. 위기 과정에서 경제 구조에 끼었던 쓰레기에 해당되는 경제 클린화 작업에 해당된다. 위기를 계속 극복해가는 모습을 바로 세컨더리 M&A 시장의 활성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다.

세컨더리 M&A 시장의 기회를 잘 포착하는 기업의 경우 더 큰 기업이 될 것이고 소프트 이노베이션 등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들은 어제 성공하더라도 바로 실패를 할 수 있다. 라이프 사이클이 상당히 짧아진 상태에서는 편리하기 때문에 게을러질 수 있다. 그러나 게을러지면 바로 도태된다. 계속 부지런해야 한다.

모 그룹의 회장이 작년에 그렇게 성공을 거두었지만 올해 게을러지면 바로 성공시장은 깨진다고 신년사에서 언급했다. 탈락하면 완전히 탈락한다. 이 세컨더리 M&A 시장에서 인수를 잘 하는 기업은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성공한 기업들은 더 커지게 되고 탈락한 기업들은 완전히 탈락하다 보니 기업 간 양극화는 심해진다.

고용의 양극화, 소득의 양극화, 사회적 병리현상이 심해지는 모습이 나타날 것인데 이를 그대로 가져가도 될까. 방치해도 될까. 최근 기업 간 양극화, 고용의 양극화, 사회의 양극화를 줄이자는 차원에서 기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의 차기 정부에서 고민하는 사항도 이것이고 선거 과정에서 가장 많이 논란이 됐던 경제민주화를 어떻게 할 것이냐도 이런 배경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과거 M&A 시장은 고도의 금융기법이 필요한 선진국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인식이 있다. 세계의 중심권이 재편되는 것도 세컨더리 M&A 시장에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는 일본이 엔고를 바탕으로 세컨더리 M&A 시장을 주도했던 양상이고 작년까지만 해도 경제가 좋았던 독일도 위기 과정에서 산업 트렌드인 소프트 이노베이션에 맞춰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이 엔저가 되기 때문에 환율에 메리트가 없는 상태다. 독일도 경제여건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에 M&A 시장에 참여하는 비중이 적극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반면 최근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국에서 세컨더리 M&A 시장, 그것도 한 단계 위에 있는 선진국의 금융사를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세컨더리 M&A 시장에서 어떤 국가의 기업이 인수하느냐,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세계 중심권의 재편, 다시 말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넘어가는 모습도 속속 감지된다.

과거에는 증권업 허가를 받으면 돈이 된다는 시각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은 국내 증권사도 매물이 나오는 모습이다. 그런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올해 대기업, 특히 선도기업의 회장에 해당되는 최고책임자일수록 M&A 시장에서 좋은 기업의 매물을 찾도록 노력하고 있다. 선도기업의 회장일수록 트렌드를 잘 읽어 경영에 보강하는 모습으로 본다.

다만 아직 기업의 세컨더리 M&A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지 않기 때문에 신년사에서 회장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열의를 보이고 있는 모습과 한국의 마켓 쉐어나 위상에 비해 아직 성과는 미흡하다. 그 성과까지 하려면 차기 정부에서 경제나 국가 차원뿐만 아니라 기업과 금융사의 아이알 활동이 필요하다.

사실상 싸이에 의해 한국을 알리는 효과가 72%다. 이것은 상당히 잘못된 것이다. 세컨더리 M&A 시장, 기업 입장에서는 우리 위상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성과가 나쁜 측면이다. 싸이의 훌륭한 업적을 기업에 흡수시켜 이제는 기업과 금융사 자체적으로 한국을 알리는 활동이 차기 정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트렌드에서 한국이 뒤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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