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영향 제한적.. 중소형주 전략 유효”

입력 2013-01-2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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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포커스 1부 - 집중분석

동양증권 조병현 > 애플이 어제 밤 실적을 발표했다. 주당순이익은 13.82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에서 소폭 감소했고 매출액은 545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1년 전보다 18% 정도 늘어난 상황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사전에 형성됐던 컨센서스 수준에 비해 아주 나쁘다고 볼 것은 아니나 시장의 반응은 상당히 격하게 나타나고 있다. 10% 가까이 장외에서 하락하고 460달러 수준까지 내려와 있다.

애플이 실망을 준 것은 결국 성장세 자체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다음 분기의 실적이 이번 분기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해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사실 최근 시장에서 애플의 이익과 성장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겼는데 이 가능성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에 이것이 애플에 쇼크로 작용했다.

애플의 향후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는 것은 애플과 관련된 부품업체에 당분간 그런 종목들이 변동성 국면에 노출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애플의 실적이 안 좋다, 애플의 실적 전망이 좋지 않다는 것이 실질적으로 글로벌 IT 시장, 특히 모바일 시장 전망이 안 좋다는 것과 같은 의미일까. 적어도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모바일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은 아직 크게 생기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성장하는 모바일 시장 내에서 애플의 M/S에 대한 문제이지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이 경쟁사로 참여하고 있는 업체에 피해가 가거나 업황이 위축되는 문제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부품주에 대한 악영향은 불가피하지만 삼성전자나 LG전자, 그리고 그쪽을 주 매출처로 하는 부품업체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물론 애플의 실적 우려가 전체적인 모바일 시장에 대한 우려로 표출될 수 있지만 그것은 단기적인 기우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IT업체 전체로 봤을 때는 나쁘지 않다.

BOJ는 주 초에 가장 이슈가 됐던 이벤트인데 여기서 예상대로 무제한적인 양적완화나 목표 인플레율을 이야기했다. 그 이후 오히려 엔화가 더 약세로 가지 않겠느냐는 예측도 많았는데 일단 숨고르기 국면에서 엔화가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엔화 입장에서 보면 기대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우려다. 일본이 추가적인 양적완화 기조를 가져가겠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엔화가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갔다. 이는 결국 연말부터 진행된 엔화 약세 기조 속에 일본 정부가 전격적으로 경기부양적인 스탠스를 취할 것이라는 우려가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장기적인 흐름에서 내년에 시작될 더 큰 규모의 양적완화 정책 등을 감안했을 때 엔화가 기조적인 약세 국면으로 갈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 상당히 빠른 속도로 엔화 약세가 진행됐고 빠른 엔화 약세를 초래했던 이벤트도 넘어갔기 때문에 당분간 속도 조절 과정이 진행될 것이다.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양호한 경제지표들이 주는 임팩트 자체가 희석됐기 때문이다. 12월, 11월 미국 재정절벽에 대한 이슈 때문에 경제지표들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는데 그 이면에는 계속 경제지표들의 개선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펀더멘탈에 대한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져 있었다.

계속 좋은 지표가 발표되면서 컨센서스가 자체가 올라오다 보니 어지간히 좋은 경제지표가 나와도 서프라이즈가 아닌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인식한다. 사람들의 기대치가 그 정도로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예전에 나타난 비슷한 수준의 경제지표 호전이라고 해도 주식시장이 주는 영향력 자체가 상당히 희석됐다.

또한 1분기 글로벌경제 성장성에 대한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세계 글로벌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큰데 미국의 1분기 GDP에 대한 우려가 아직 남아 있다. 왜냐하면 재정절벽을 회피하기는 했지만 감세안 때문에 1분기의 일시적인 경제 둔화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들이 어느 정도 실질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늠이 아직 쉽지 않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1분기 성장률이 생각보다 둔화될 수 있겠다는 불안감을 시장에 주고 있다. 이 두 가지 문제가 양호한 경제지표들의 성과를 증시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4분기 실적은 2012년 전체로 놓고 보더라도 실적 전망치는 계속 하향 조정이 되어 왔다. 그런데 현재 하락하는 기울기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하향 조정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사실상 높지 않다. 그런데 업종이나 종목별로 생각해보면 실적에 대한 우려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훼손됐다는 이야기가 나온 업종이나 종목들의 주가를 보면 실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했다고 말할 수 있는 종목이나 업종을 찾기 힘들다.

그 이야기는 이미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 2012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는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장 전체적으로 봤을 때 4분기 실적 기대치가 많이 낮아진 상황이고 기대치를 하회하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해도 이것들이 시장 전체에 줄 수 있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다.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부진한 부분들은 많이 반영되어 왔고 그렇게 기대치가 낮아진 만큼 서프라이즈가 나왔을 때 역설적으로 그것을 반영하는 강도가 크게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 지수가 1970~2000포인트 사이에서 횡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현재 구간에서는 중소형주 중심의 대응이 유효하다. 최근 삼성전자향 부품 매출이 많은 IT 부품 기업은 여전히 괜찮은 실적이 기대된다. 그리고 최근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결제시장 관련주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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