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진단] 유럽증시, 스페인발 악재에 '발목'

입력 2013-02-0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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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 글로벌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개혁 정부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스페인의 현직 라호이 총리가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야당으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은 것이 금융시장을 결정적으로 자극했다.

라호이 총리가 퇴진하게 되면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하는데 스페인 국민들이 긴축 정책에 지칠 대로 지친 상태라 개혁을 중시하는 정부가 다시 들어서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러면 그동안 유로존 안정세는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밤사이 스페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3bp 급등한 5.44%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7일 이후 7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리 상승폭은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컸다. 스페인 증시도 는 큰 충격을 받아 주가지수가 3.76% 떨어졌다.

이탈리아는 오는 24일과 25일 이틀 간 총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다. 총선 결과에 따라 총리가 정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반 개혁적인 태도를 보여 이탈리아와 유로존 금융시장을 위기로 몰아넣었던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진영의 지지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우파 동맹이 28%의 지지를 얻어서 선두인 민주당과 3~4%p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베를루스코니는 그동안 유로존에서 탈퇴해도 좋다는 식의 발언을 일삼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역시 국민들이 긴축 개혁에 지쳐 있는 상태라 어떤 정권이 들어설지 장담하기 어렵다.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5bp 급등한 4.48%를 기록해 올 들어 최고치를 나타났다. 이탈리아 증시도 4.5% 폭락세를 기록했다.

밤사이 뉴욕시장에서 유로화는 급락세를 보였다. 유로화 강세와 함께 엮어 있던 엔화 약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어제 도쿄시장에서 93엔까지 넘어섰던 달러엔 환율은 유로화가 약세로 급반전하자 92엔대 초반으로 급락했다. 엔화가 강세로 급반전한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우리나라 증시 수급상황을 보면 유로화가 비교적 안정된 상황에서 원화 가치가 절상되면 우리 증시는 외국인 주도의 상승세를 보였다. 원화 강세와 외국인 순매수가 상호 작용하면서 증시가 올랐던 것이다.

반면 원화 가치가 상승하더라도 유로존이 불안해지면 우리 증시 약세를 보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유로존이 너무 좋아져 유로화가 너무 강해지면 우리증시 수급에는 단기적으로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돈을 빼내 유럽으로 옮겨가 버리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고 유로화 랠리에 급제동이 걸린 사실을 반기기는 어려울 듯하다. 유로가 안정된 상황에서 원화 강세가 나타나는 조건이 가장 바람직한데 지금은 유로존 불확실성이 고개를 든 상황이다.

어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인터뷰가 원화 강세를 촉발한 것을 보면 우리 정부는 환율 하락세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추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당분간은 유로존의 불확실성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더욱 주목해서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 부분이 안정된다면 우리 증시의 수급 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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