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세계는] 돈맥경화 우려 없나?

입력 2013-02-08 07:25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설을 앞두고 돈이 잘 돌아야 풍족한 설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돈이 돌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 돈이 돌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 활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경제활력지표는 통화 승수와 통화유통속도로 표현한다. 그 중 더 익숙한 용어는 통화유통속도다.

통화유통속도를 볼 때 최근 한국이 더블딥에 빠졌다는 표현을 쓴다. 유통속도가 위기 직후에는 0.696이었다. 한국의 유통속도가 0.70 밑으로 떨어진 경우가 없었다. 당시에도 물의를 일으켰다. 이것이 2011년에는 0.70까지 회복되고 있었다.

2007년은 경기가 살아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던 시절이다. 그러나 그 이후에 다시 떨어져 작년 3분기부터는 0.70 밑으로 떨어진 0.698 정도다. 지금은 한국은행에서 공식 발표는 하지 않고 있지만 추정해보면 0.696 정도 떨어졌다.

그래프를 그려보면 떨어졌다가 올라갔다가 다시 떨어졌으니 유통속도가 더블딥에 빠졌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통화지표에서는 M1 통화, 총 통화인 M2, 광의의 통화 M3가 있다. 지금은 M1, M2보다는 M3와 같은 광의의 통화를 많이 사용한다. 신용창출 정도를 통칭하는 광의의 통화를 본원통화로 나눈 수치가 바로 통화승수다. 한국은행 창구에서 처음 돈이 나왔을 때 이것이 얼마큼의 신용이 창출될 것인가를 통칭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통화승수다.

그리고 본원통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대체로 화폐발행액과 지급준비액을 통칭한 것이다. 주된 내용은 화폐 발행액이다. 경제학에서 본원통화는 고성능 화폐라고 언급된다. 그만큼 신용창출의 근간이 되는 발전소의 발전원이기 때문이다. 또 통화유통속도는 돈이 돌아가는 속도다. 통화승수보다는 통화유통속도가 더 친숙한 경제활력지표일 것이다.

통화유통속도는 체감경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체감경기가 왜 좋지 않을까. 경제주체들이 미래에 대해 다시 불확실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경제를 불확실하게 생각하다 보니 소비와 투자를 하지 않고 이것이 경제활력지표가 떨어지는 요인이 된다. 무엇보다도 4체감경기 측면에서 자산시장이 침체되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그 중에서도 부동산이 침체되는 것이 돈이 돌아가지 않는 가장 큰 배경이다.

부동산경기가 돌아야 돈이 돈다, 한국이 풍족하게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것이 통화유통속도나 통화승수 같은 경제활력지표가 더블딥에 빠지는 가장 큰 요인이다. 그리고 미래가 불확실하다 보니 다시 현금을 보유하는 성향이 높아진다. 한편으로 현금 보유성향이 높고 다른 한편에서 은행 부문은 마이너스 실적이다 보니 증권사의 CMA나 MMF 같은 단기 부동화되는 자금이 늘어난 것이 지금 경제활력지표가 떨어지는 가장 큰 요인이다.

국가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경제활력지표가 떨어지는 국가가 많지는 않다. 한국과 유럽위기가 발생한 최근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아일랜드를 제외한 남유럽의 피그스 국가만 경제활력지표가 떨어지고 있다. 오히려 미국 등의 선진국은 위기를 겪었지만 최근 경제활력이 상당히 높아지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통화유통속도 등을 국제적으로 비교해보자. 세계 국가들의 경제활력지표가 좋다는 것은 부동산과 증시가 좋은 것이다. 부동산의 호재는 경제활력이 높아지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미국의 4분기 성장률이 -0.1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민간소비나 기업의 설비투자 기여도가 5% 이상 증가한 것을 보면 버냉키 의장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으로 인해 금융과 실물 간 연계를 강화시키는 움직임이 정책적으로 효과를 보는 것이다. 최근 경제가 여러 가지로 어렵지만 독일과 일본의 제조업이 호조를 보이는 것은 결국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주력 산업의 경제가 좋아지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한국은 어떨까. 세 가지 외톨이 현상이다. 부동산이 좋지 않고 증시도 좋지 않으며 유통속도나 승수도 남유럽 국가에 비해 떨어지다 보니 트리플 외톨이 현상이라는 새로운 용어도 나오고 있다.

통화유통속도나 통화승수가 떨어지면 돈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거시경제학에서는 유동성 함정이라고 표현한다. 물론 유동성 함정에 처해있을 때는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효과가 반감되고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해도 효과가 반감된다.

이를 어떻게 선택할까. 증시도 좋지 않고 경기도 좋지 않은 상태에서 효과가 없으니 지금 상태에서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으면 돈을 뿌리지 않는다. 그리고 과거 금융위기 직후 미국이나 선진국도 우리보다 더 어려웠다. 그때도 유동성 함정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그때 선진국들은 어떻게 대처했을까. 가뭄일 때 시골의 펌프에는 마중물을 넣어야 한다. 그런데 정상적으로 마중물을 넣을 때는 물이 나오다가 위기 때는 돈맥경화 현상이 되다 보니 마중물을 많이 넣어야 물이 나온다.

유동성 함정에 처하면 금리 효과도 반감되고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효과가 반감되지만 그래도 가뭄 시절에는 물이 나와야 하고 국민들은 살아야 한다. 그래서 마중물을 많이 넣는다. 그 마중물이란 금리를 한 단계씩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서너 단계씩 빅스텝으로 내리고 발권력을 동원해 마중물을 많이 넣는다. 그러다 보니 세계증시나 세계 부동산시장, 경제활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유동성 함정에 처해 금리 인하 효과가 없다, 돈의 효과가 없다면 국민들은 죽으라는 것인가. 조금 극단적인 표현을 썼지만 이는 정책 선택의 문제다. 비상대책이란 비정상적인 대책으로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 돈맥경화일 때는 마중물을 많이 넣어야 한다. 국민들이 잘 살도록 해야 하는데 유동성 함정에 처해있다고 해서 금리인하 효과가 없다, 돈을 풀지 않아야 한다는 시각으로 가면 우리 경제의 활력이 떨어진 것이 오랫동안 유지되는 것이다.

대외 환경에 의존하는 입장에서 대외여건이 좋을 때 가장 탄력 있게 반응했던 우리나라가 세 가지 외톨이 현상에 처해 있다. 이런 경우는 지금껏 없었다. 선택의 경제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이는 금통위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금통위원들이 한 번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

경제활력지표가 올라가야 차기 정부에서 구상하는 좋은 정책들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최근 사회적 자본을 많이 언급하는데 가장 기본은 신뢰다. 경제활력에서 인위적으로 하는 것보다 일단 신뢰부터 확보해야 한다.

정책 시그널에 대해 국민들이 반응해야 활력이 돈다. 유동성 함정에 처해 금리인하 효과, 돈이 풀리는 효과가 반감된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런데 효과가 없다고 그대로 방치하는 것보다 마중물을 많이 넣는다는 측면에서 금리인하를 하거나 돈을 풀어 부동산을 활성화시키는 대책이 필요하다.

차기 정부는 취득세 감면 등 세제혜택을 과감하게 해야 우리 국민들의 여러 어려움을 풀어낼 수 있다. 그리고 현재 미국의 경제활력이 빨리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정책당국자의 정책이 큰 역할을 한다. 미국의 지난 4분기 성장이 -0.1%인데도 불구하고 버냉키 의장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높아지는 상태다.

대표적으로 경제활력지표가 좋고 기업의 설비투자가 증가한 것에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이 굉장히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도 금융과 실물 간 이분법 경제를 연계하려면 한국판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도 고려해야 한다. 경제가 어려우면 금통위원과 정책위원이 더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 진짜 우리 국민들을 생각해 어려움을 풀어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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