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시장 불투명, 유가·금 조정.. 전망은?”

입력 2013-02-2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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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포커스 2부 - 이슈진단

동양증권 이석진 > 3개월 연속 위험자산 선호현상으로 강세를 보이던 주요 자산의 투자심리는 2월 마지막에 불거진 유럽의 금융위기로 인해 다소 약화됐지만 일부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월 주요 자산 상승률 차트를 보자. 가장 큰 특징은 미국과 일본, 한국증시가 선방한 반면 유럽증시와 신흥국, 원자재 등의 성적은 부진했다는 점이다. 한국증시의 선방은 1월 글로벌증시 호황에 소외되어 있던 한국증시로 뒤늦게 외국자본들이 유입되고 있는 덕분이다.

일본증시는 오늘도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증시의 강세는 최근 발표된 주택지표의 호조가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덕분에 다우지수는 금융위기 이전 고점 대비 1% 안쪽으로 들어오고 있다.

2월 자산시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강세를 보였던 달러 때문에 나머지 자산들이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특히 달러로 거래되는 원자재는 달러 강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금과 원유 등이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2월의 패자로는 유럽증시와 상해증시, 원유 등을 꼽을 수 있다.

상해증시의 경우 지난주 정책당국이 부동산규제 강화와 유동성 축소가 나오면서 투자심리를 약화시키고 있다. 이탈리아발 금융 불확실성이 강화되고 있는 유럽의 경우 하락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비 대부분의 자산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을 필두로 미국증시와 최근 주택지표 호조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리츠지수 등이 가장 많이 오른 자산이다.

그동안 유가의 강세로 작용했던 부분이 더 이상 호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적인 원인으로 주목할 수 있는 것은 사우디의 힘, 사우디의 감산과 증산에 관한 이슈다. 지난해 12월부터 사우디가 하루에 1000만 배럴씩 생산하던 원유를 900만 배럴로 줄였고 이것이 공급 충격으로 오면서 유가의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향후 사우디가 감산이 아니라 증산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가 상승 요인에서 하락 요인으로 변했다. 다른 중동국가들도 재정난으로 인해 감산을 생각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 또한 하락 요인이다.

두 번째로는 위험자산 선호현상의 약화다. 투기거래 활성화도 분명히 유가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봤을 때 최근 위험자산 선호현상의 후퇴가 유가의 조정 국면에 일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 원유의 재고 증가에서 보듯 펀더멘탈적인 수급 요인에서 유가가 추가 강세를 보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의 공급증가에서 알 수 있듯 유가에서 봤을 때 향후 글로벌 경제성장률에 따라 크게 수요가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돌발적인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추가로 발생하지만 않는다면 국제유가는 기존 예상대로 WTI 기준 80~100달러 정도의 좁은 구간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금에 대한 관심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데 최근 금 가격이 계속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실제 금은 12년 연속 상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운 유일한 자산이다. 2013년은 금에게는 낯선 해다. 최악의 출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원자재의 원초 대비 수익률 차트를 보면 일부 농산물을 제외하면 은과 함께 연초 대비 가장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금값 하락은 몇 가지 악재가 복잡적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양적완화의 조기종료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양적완화의 최대 수혜 자산으로 각광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는 당연한 결과다.

여기에 소로스 펀드 등 큰손들이 금 보유량을 축소한 점도 투자심리 약화에 한몫을 했다. 하지만 며칠 전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의 추가 축소 가능성을 일축했듯 금 가격이 바로 급락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앞으로 나올 미국예산 자동감축이나 유럽의 금융위기 불확실성 등 금이 불확실성을 먹고 산다고 봤을 때 추가 급락할 여지는 크지 않다.

향후 출구전략에 대해 계속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출구전략에 대한 시동 걸기가 시작됐다고 판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비해 금에 대한 호재가 많이 약화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잠재력이 남아 있기 때문에 금이 급등하지는 않겠지만 급락할 가능성은 더욱더 낮다. 3월 이후에는 금이 좁은 범위 안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따른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겠다.

자산시장에서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같은 위험자산인 주식시장과 원자재 시장이 과거에 비해 따로 움직인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S&P500지수와 산업금속지수는 경기 동행성 지표이기 때문에 같은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작년 초부터 현재까지의 수익률을 보면 S&P500은 약 18% 정도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산업금속지수는 불과 3%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그 이유는 두 자산 간 성장에 대한 스토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중앙은행과 정부의 지원 스토리가 먹히고 있는 주식시장과 슈퍼사이클 스토리가 사라진 원자재 시장 사이에는 모멘텀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 포트폴리오 구성 차원에서 봤을 때 이러한 자산 간 상관관계가 약화되고 있다는 것은 본연의 자산배분 기능이 더 강화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고 투자전략을 세울 때 더 많은 옵션들이 생기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면서 주식시장의 비중을 더 높일 수 있지만 향후에는 원자재나 채권 등 자산 간 상관관계가 낮은 쪽으로 투자전략을 세울 수 있는 버퍼가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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