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괴리 큰 '물가지수 개편' 연기

입력 2013-03-04 16:19   수정 2013-03-0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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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소비자물가에 대한 신뢰성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가 무서운 시민들의 체감물가와 달리 물가지수는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통계청이 체감수준에 맞는 품목별 가중치 개편까지 1년 연기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신선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민들은 장을 볼 때마다 급등한 농산물 가격에 몸서리를 칩니다.

들썩이는 식탁물가 탓에 지난해 소득 하위 20%(1분위)는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용으로 지출한 비중인 엥겔지수가 21%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쓸 수 있는 돈이 1백만원이라면 이 가운데 21만원은 고스란히 먹는데에만 들어갔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서민들의 체감물가와 달리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보다 1.4% 상승한 데 그쳤습니다.

지표만 보면 물가관리는 필요 없어 보입니다.

왜 이렇게 현실과 동떨어진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매일 같이 장을 보는 시민들에겐 1년에 한 번 살까 말까한 TV보다 농수산물 물가에 더 민감한데 이들 품목의 가중치가 낮기 때문입니다.

통계청도 물가지수의 현실 반영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며, 5년마다 한 번씩 개편했던 물가지수 가중치를 2010년 개편이후에는 중간에 한 번 더 개편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올해 식품 가중치를 높여 지표와 체감 사이의 괴리를 최소화해야 하지만 통계청은 1년 뒤로 미뤘습니다.

<인터뷰> 통계청 관계자

“지난해 개편 검토를 함. 하지만 개편작업이 26~7개월 걸려..(Q 2013년에 시행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는 말이죠?) 그렇죠. 게다가 2년 가중치를 적용하면 2011년을 기준으로 비교해야 돼서 2010년을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 말대로라면 발표 당시에는 기준년도 차이가 1년 밖에 나지 않는다는 걸 고려하지 않은 채 계획을 발표했다는 것이 됩니다.

특히 생산자물가와 수출입물가를 발표하는 한국은행이 종전 5년이었던 물가지수 조사대상 품목과 가중치 조정 주기를 1년으로 하는 `연쇄지수`를 도입한 것과 비교하면 통계청의 변명은 더욱 궁색합니다.

여러 민생 현안 가운데 서민층 살림에 큰 부담을 주는 생활물가부터 챙기라고 지시했던 박근혜 대통령과의 행보에도 역행하고 있는 통계청.

지금의 물가지수로는 고공행진하는 생활물가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만큼 현실에 맞는 지수 개편이 시급합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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