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최수현 원장의 금감원 지키기

입력 2013-03-21 17:26   수정 2013-03-21 18:08

최수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둘로 쪼개질 수도 있는 금감원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8일 취임식에 이어 오늘 중소기업과 서민금융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창원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금융소비자보호원을 금감원 내에 두어도 소비자 보호를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떼어내는 쌍봉형 체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수현 원장은 18일 취임식 때 "금감원에 소비자보호 관련해서 금융소비자보호처가 있다"며 "금소처 중심으로 소비자보호를 제대로 하는구나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 업무 전반에 대해서 감독과 검사, 소비자 업무를 연계시켜 다양한 소비자보호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수현 원장은 이어 21일 창원을 방문해서는 "소비자 보호기능을 강화한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소비자보호 강화의 경우 체계를 완전히 바꾸는 것보다 현재의 틀 안에서 최대한 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설립한 금융소비자보호처를 강화해 역할을 제대로 하게끔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금융소비자보호원을 금감원에서 분리하는 쪽으로 무게를 둬왔다. 그렇지만 신제윤 신임 금융위원장이 18일 인사청문회에서 금융감독체제 개편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아직 쌍봉형 체제에 대해 확정된 것이 없는 만큼 금감원의 소비자보호 의지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상황. 이에 따라 최수현 원장은 취임 초기부터 조직을 지키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한 조직의 수장으로서 조직을 지키고 구성원들의 기를 살려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 역시 저축은행 사태로 침체되어 있는 직원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애썼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권혁세 전 원장을 존경하는 이유로 취임식때 권 전 원장이 "저축은행 사태로 기죽지 말라"고 말한 것을 들었다. 때로는 수장의 말 한마디가 조직의 분위기를 바꾸기도 한다. 이처럼 직원들과 함께 어려움을 나눴기에 권 전 원장은 이임식 때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꼈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최수현 원장의 말대로 금감원이 소비자보호를 제대로 하는 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해야할 일이 많다. 우선 금소처의 조직을 격상시켜야 한다. 최수현 원장이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이 수석부원장 급은 되어야 조직을 분리하지 않을 명분이 생긴다. 금소처장이 금융감독을 담당하는 수석부원장과 동급이 되어야 금융감독과 소비자보호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기 때문이다.

또 금융소비자보호처 인력들을 고급인력으로 채울 필요가 있다. 문정숙 전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임원회의에서 "왜 상대적으로 능력이 떨어지는 직원들만 금소처에 보내냐"고 토로한 적이 있다. 검사 권한이 없는 만큼 금융소비자보호처는 금감원 직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직원들에게도 금융소비자보호처가 기회의 땅이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올 상반기에 윤곽을 드러낼 금융감독체계 개편은 최수현 원장에게 매우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조직을 지켜낸 수장으로서 직원들로부터 존경을 받으며 조직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 여부가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경제팀 김동욱 기자 dw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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