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수진 ‘우울증’ 자살 추정.. 연예인에게 ‘우울증’ 많은 이유는?

입력 2013-04-0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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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유병철 기자] 탤런트 김수진이 지난 달 29일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우울증 때문에 이럴 수밖에 없었다’,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우울증에 의한 자살로 추정하고 있다.

한 매체에 따르면 김수진은 1994SBS도전을 통해 데뷔, 1996도시남녀’, 1998순풍산부인과등 몇 작품에 출연했다. 이후 90년대 후반 연예계 생활을 접고 호주로 건너가 살다 서울로 돌아와 연예계에 복귀하려 했지만 전매니저에게 사기를 당하는 등 평탄치 않은 생활을 해왔다.

이로 인해 평소 술을 마시는 날이 잦았고 우울증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영화를 통해 재기를 준비 중이었으나 촬영조차 하지 못한 채 일정이 미뤄지자 생활고와 우울증에 시달렸다.

겉으로 보기엔 부와 명예를 한손에 거머쥔 연예인이지만 사실 이들은 일반인보다 훨씬 높은 수위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하루에 수십 명의 연예인들이 각종 매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다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은 다반사.

잠깐 떴다가 무대 저편으로 사라지는 이들은 그래서 늘 불안감과 심리적 부담감을 안고 산다. 특히 감수성이 풍부한 여자 연예인들은 어디에도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해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우울증으로 인한 연예인들의 돌발사고는 점화 직전의 시한폭탄과도 같다.

연예인을 옥죄는 것은 인기에 대한 불안감이다. 연예인은 인기를 먹고 사는 존재. 한방에 대박 나고 한방에 박살나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설사 이번에 잘 됐다 하더라도 다음 번에도 성공해야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신인일수록 더하다. “거기에서 오는 압박감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톱 탤런트 A씨는 청춘스타 시절 늘 주위의 부러운 시선을 받고 살았다. 연예인들에게 최고 행복한 순간이 전성기일 거 같지만 최고 자리에 있을 때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훨씬 심하다면서 나 역시 인기가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굉장한 정신적 불안감에 시달렸었다고 털어놨다.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젊은 연기자들도 마찬가지다. 드라마 주연급인 연기자 B씨의 매니저는 “B씨도 한동안 작품을 못했다. 만날 때마다 초초하고 조급해 하는 모습이 보인다. 자기가 잊혀 진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특히 자신이 쉬고 있는 동안 자기보다 못 하다고 생각한 친구가 치고 올라오는 모습에 초조함을 느끼는 것 같다. 또한 겉으로는 활발한 듯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내성적인 연예인들도 많다고 말한다.

연예인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누구나 받는 스트레스를 직업상 노출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보통 사람들처럼 사람 만나서 고민을 털어놓을 수도 없고. 술 한 잔 마시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어렵다. 일단 자유롭지 못하고 행동을 구속받는 자체가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또 다른 매니저는 연예인은 대부분 집에 가서 혼자 생활한다. 성격이 예민할 뿐 아니라 아픔을 남에게 쉽게 이야기하지 못한다. 그런 생활이 반복되면서 자기만의 생각이 많아진다. 중간 중간에 운동을 하며 풀어주어야 하는데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우울증과 불면증이 겹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연예인들이 자살을 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예인은 방송이나 연기에 올인 한다. 그런데 대중적 인기는 본인이 노력해서 예측이 가능한 게 아니다. 성공의 열쇠가 자신이 아니라 외적 요인에 있을 때 무기력감을 느끼게 된다. 연예인은 대중의 인기를 받는가. 못 받는가가 자아의 유일한 평가 기준이다. 자살은 실패했을 때 대중의 반응이 두려워 도망가고자 한 심리다.

갱년기 우울증을 정신과 치료를 통해 극복하고 성공한 탤런트 K씨는 나만 해도 용기를 많이 내야 했다. 겪어 보니 순간만 넘기면 된다. 주변의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ybc@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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