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도 구제금융說...넥스트 키프로스?

최진욱 기자

입력 2013-04-10 14:01   수정 2013-04-1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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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에 이어 슬로베니아도 은행권 부실로 구제금융을 신청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자 총리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알렌카 브라투세크 슬로베니아 총리는 이날 브뤼셀에서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구제금융 신청설은 추측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불안정한 은행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적 도움은 필요하지 않다"면서 "우리의 문제는 우리 힘으로 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조세 피난처가 아니고 수출 지향적인 나라로 EU에서 레버리지(부채비율)가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면서 비대해진 은행권의 부실이 구제금융을 가져온 키프로스와의 차이를 강조했다. 슬로베니아는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이 심심찮게 제기되다, 이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보고서를 통해 금융위기 가능성을 정면으로 경고하자 총리까지 사태 진화에 나서는 처지에 몰렸다.
OECD는 보고서에서 "슬로베니아는 은행들의 과도한 위험추구와 국유 은행들의 취약한 지배구조, 감독 소홀 등으로 극심한 금융위기를 겪을 수 있다"면서 "생존 가능한 국유 소유 은행은 매각하고 그렇지 않은 은행은 파산하게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OECD는 또 "은행의 채권 보유자들이 구제금융 대가로 일부분 손실을 떠안아야 할 것"이라면서 "슬로베니아가 부실대출 수준과 자본확충 필요성을 상당히 과소평가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OECD의 보고서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슬로베니아는 이날 단기 국채 입찰에서 애초 발행 목표액 1억유로의 절반을 소폭 웃도는 5천600만유로어치를 발행하는 데 그쳤다. 6개월물 낙찰금리는 지난달 입찰 1.5%에서 1.7%로 올랐고, 1년물은 지난 2월 입찰 2.02%에서 2.99%로 급등했다.
브라투세크 총리는 은행권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배드뱅크를 설립, 오는 6월 1차분의 부실대출을 배드뱅크로 이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호주 위원장은 "슬로베니아와 키프로스 은행권을 비교하는 것은 심하다"면서 브라투세크 총리를 거들었다. 그는 "두 나라 은행들의 사업 규모와 모델은 전혀 다르다"면서 "키프로스는 은행권의 규모가 국내총생산의 8배가량이지만 슬로베니아는 1.5배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슬로베니아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전체 경제의 0.4%를 차지하며 부채비율은 53.7%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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