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사채 규제 '강화'‥업계 ‘멘붕’

입력 2013-04-26 16:33   수정 2013-04-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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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4월 수요예측제도가 시행되면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다음달부터 이 제도가 CP와 사모사채 시장에도 확대 적용된다는 소식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이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1월 5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이후 공모 회사채 시장에 발길을 뚝 끊었습니다.
s> 대우조선해양, 기업어음 발행 급증

대신 올들어서만 1조1천억원에 달하는 기업어음(CP)를 발행했습니다.
지난 한해동안 7천억원의 기업어음을 발행한 것을 감안하면 크게 늘은 것입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회사채 시장에 수요예측제가 도입된 이후 원하는 금리에 자금조달이 어렵다고 판단해
기업어음시장 등으로 발길을 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업어음은 액면분할이 안되기 때문에 조금씩 쪼개서 여러번 발행해야 하는데 이러한 불편을 감수하고 사모사채나 기업어음(CP)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는 얘깁니다.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는 발행사가 자신들 위주로 금리를 산정하면서 증권사만 부담을 지게 되자 금융당국이 지난해 4월 투명한 회사채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내놓은 방안입니다.

그동안 회사채 금리가 기업의 신용도에 맞게 산정됐다면 이제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 논리에 따라 정해지게 된 것입니다.

(인터뷰) 금융당국 관계자
“투명성은 많이 확보가 됐다고 보고 있다. 그래도 조금 미세한 조정을 할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계속 회의도 해왔고 의견 수렴 하고 있다”

기업들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제도의 취지는 알지만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업실사를 공개해야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최근 경기악화로 급전이 필요한 기업들에게는 죽을 맛이라는 것입니다.

(인터뷰) 업계 관계자
"수요예측에서 원하던 금리에서 충분한 참가가 이뤄지지 않으면 원했던 금리에 발행을 못한다. 그렇게 되면 발행을 포기하게 된다."
"회사채 공모가 빠져서 수요예측 안해도 되는 사모측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실제로 공모 회사채는 지난해 3분기 약 9조원 순발행됐지만 올해 1분기에는 3조원 가량에 그쳤습니다.

이에 비해 사모사채 발행 잔액은 지난해 4월 5조6천억원에서 올 4월 8조4천억원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CP(기업어음)의 발행 잔액도 눈에 띕니다.

지난해 4월 약 106조원이었던 CP의 발행 잔존액은 올 3월 136조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경기침체로 주식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만만치 않은데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만기회사채를 새로운 회사채를 발행해 갚거나 회사채를 가지고 만기연장을 하는 일명 롤오버를 하는데 이런 방식이 막혀버린 겁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높은 이자에 발행 규모가 작다는 한계를 감수하고 사모회사채나 기업어음으로까지 도움의 손길을 뻗고 있습니다.
게다가 금융당국이 다음달 6일부터 CP시장에도 증권신고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규제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기업들은 앞으로 어떤 돌파구를 찾아야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한국경제TV 이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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