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성공 조건, 필요·속도·탐욕] 3편. 중국과 인도의 성공

[새로운 성공 조건, 필요·속도·탐욕] 3편. 중국과 인도의 성공적 비즈니스 재창조
제3세계의 혁신 주자들은 공급망 체계에서부터 인재 관리, 제품의 마케팅 및 유통 영역에 이르기까지 기업이 약속하는 가치제안 전체를 재창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일궈내는 많은 혁신은 요란한 최신 기술이나 새로운 특허와 관련이 없다.
그들의 발전은 프로세스나 제품의 점진적 향상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들은 저소득층 소비자의 니즈를 우선시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때문에, 서구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손질하여 개발도상국 현실에 끼워 맞추려는 선진국 기업보다 훨씬 훌륭한 성과를 낸다.
아시아 신흥 세력의 놀라운 성장
인도의 의료 혁신이라고 하면 흔히 제네릭 의약품(generic drug, 특허 기간이 만료된 브랜드 약품과 같은 성분으로 제조한 복제 약품)이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인도 의료계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다른 사례가 매우 많다.
창의적인 여러 기업이 새로운 기기와 정보기술을 창안하고 영리한 비즈니스 모델을 고안할 뿐만 아니라, 저렴한 의료서비스를 위한 완전히 다른 접근법을 창출하고 있다. 발전의 강력한 계기는 의료 니즈가 충족되지 못한 수많은 빈민들과, 커다란 시장 기회에 주목하는 역동적인 민간 의료 부문의 결합이다.
인도의 안과병원 체인 아라빈드(Aravind)는 부유한 환자에게 더 많은 진료비를 청구하고 거기서 나온 수익을 극빈자들의 무료 치료에 사용한다. 아라빈드의 의료진은 산간벽지 지원활동을 통해 한 해에 55만 명의 환자를 진료하며,
이 가운데 8만 6,000명 이상을 아라빈드 병원에 보내 수술을 받게 한다. 아라빈드 의사들이 평균적인 서구 의사에 비해 훨씬 더 많이 수술을 집도하므로 실력이 크게 향상되기 때문에, 이 병원의 치료는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는다. 또 기부금이나 지원금을 받지 않음에도 늘 수익성을 유지한다.
간소화 혁신가들은 몇 가지 강력한 방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재창조한다. 그중 하나는 여러 업무를 아웃소싱하는 것이다. 흔히 아웃소싱이라고 하면 한 가지 방식, 즉 특정 선진국에서 인도 같은 제3국의 콜센터로 아웃소싱하는 것만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중국이나 인도 기업들 역시 더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경쟁자들을 인식해야 한다. 또 다른 전술은 혼합형 비즈니스 모델과 교차보조(cross subsidy) 방식을 창의적으로 활용하여 엄청난 ‘규모의 경제’를 얻는 것이다.
아시아에서 등장하는 세계적 기업들은 혁신을 추동하는 두 가지 힘을 보여준다. 바로 세계화의 새로운 물결과 정보기술의 확산이 그것이다. 이 두 가지 힘은 예상치 못한 파괴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을 가능케 한다. 이와 같은 중국과 인도의 혁신가들은 대부분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그들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예를 들어 현재 중국에서 집적회로를 설계하는 업체는 400개가 넘는다. 아직까지 이들은 타제품을 모방한 실용적인 제품을 제조하고 있지만, 이들 중 일부는 머지않아 세계적인 수준의 혁신 업체로 부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