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의 신 계약해지 (사진 = KBS미디어/MI Inc.)
[한국경제TV 유병철 기자] ‘직장의 신’ 계약해지, 왜 이렇게 리얼할까. 다 나의 이야기인 것 같은 리얼해도 너무 리얼한 이유는 윤난중 작가가 8개월 간 취재해 만든 우리들의 진짜 이야기기 때문이다.
KBS2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 극본을 쓴 윤난중 작가는 지난해부터 8개월 여간 취업준비생은 물론이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원 등을 밀착 취재, 스토리와 캐릭터를 완성했다.
당초 윤 작가는 특정 회사에서 3개월 간 파견 사원처럼 지내며 체화한 경험을 극본에 담아내길 희망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에 계획을 바꿔 취재에 나서게 된 것. 전화와 이메일, 일대일 면담, 현장 탐방 등 다양한 형태로 취재는 진행됐다.
제작진도 윤 작가의 현장 취재를 적극 도왔다. 제작사 프로듀서가 3개월 간 윤작가와 동행하며 취재에 힘을 보탠 것. 이 시기 대면 인터뷰가 집중적으로 이뤄져 10여개 업체의 실무자들을 면담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달 6회 방송 때 등장한 홈쇼핑 PD, MD 등의 캐릭터는 실제 면담을 통해 탄생된 캐릭터다.
직장의 신 계약해지 등을 비롯한 취재 결과는 드라마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직장의 신’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나오는 스펙, 나이, 연차, 직급, 연봉은 일반 직장인을 대상으로 취재한 실제 정보다.
차성그룹과의 경쟁구도도 실제 식품회사에서 익숙한 구도다. 특히 수주를 따내기 위해 펼쳐지는 치열한 경쟁피티 현장은 극중 상황과 실제가 거의 똑같다. 극중 사용되는 프리젠테이션 자료 등도 실제 기업체 자료를 참고해 만든 것. 극중 인물들이 쓰는 용어도 실제 사무실에서 직장인들이 쓰는 용어다.
등장 인물들의 면면도 실존 인물에서 상당부분 따왔다. 초딩멘탈 정사원 에이스 장규직(오지호) 팀장의 경우 유독 애사심을 강조하는 인물. 실제 윤 작가가 현장에서 만난 상당수 식품회사 직원들은 장규직 같은 애사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김혜수)도 현실 속에 없으리란 법은 없다. 모 식품회사의 한 중견 여사원은 마트 판촉사원으로 시작 엄청난 매출 실적으로 정규직으로 발탁된 케이스. ‘전설의 캐셔’로 분했던 미스김은 어쩌면 실존 인물일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드라마 속 상황이 현실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일례로 실제 식품회사 마케팅영업부엔 비정규직 사원이 없거나 1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 하더라도 정규직으로 전환돼 실제 비정규직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게 제작진의 얘기다.
직장의 신 계약해지 등 비정규직이라는 민감한 소재 탓에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다. 취재를 거부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한 취재 의도와 드라마의 진정성을 충분히 설명하자 대부분은 태도를 바꿔 인터뷰에 적극 응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직장의 신’은 발품의 산물이다. 현실 같은 허구이기에 더욱 공감 갈 수밖에 없는 스토리. 일본 드라마 ‘파견의 품격’을 원작으로 한다지만 한국적 현실을 반영한 드라마로 재탄생할 수 있었던 비결은 작가와 제작진의 진정성어린 노력에 진짜 우리들의 이야기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공감과 깊이를 더해가는 ‘직장의 신’. 직신의 공감 스토리는 오는 13일 밤 10시 KBS2 ‘직장의 신’ 13회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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