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부진, 더딘 실물경기 회복 반영"

입력 2013-05-30 11:10   수정 2013-05-3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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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포커스 1부- 집중분석

동양증권 이석진> 최근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5월 한 달만 놓고 보면 위험자산, 특히 선진증시의 상승세가 여전히 진행형이다. 내일까지 변화가 크지 않다는 가정 하에 미국증시는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고 독일이나 영국증시까지도 사상 최고치를 뛰어넘고 있다.

5월 자산 동향 차트를 보자. 그동안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였던 코스피 지수도 2000선을 돌파하면서 연초 대비 상승세로 돌아섰다. 상대적으로 소외를 받았던 상해증시도 5월에는 6% 이상 상승하면서 랠리 대열에 동참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연초 대비 여전히 하락한 증시는 매우 드물다. 여기에 해당하는 국가로는 브라질과 러시아 등 원자재 수출국이다.

원자재 수출국 증시의 부진 원인은 당연히 원자재 가격의 하락과 연관이 높다. 원자재 지수는 5월에도 하락을 했는데 증시와 달리 원자재의 부진은 상반기 내내 진행되고 있다.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섹터를 제외하면 전반적인 하락세가 뚜렷하다.

특히 귀금속과 산업금속 원자재 가격이 많이 빠졌다. 은 가격의 경우 연초 대비 25%, 금은 16%, 구리는 9% 등 같은 위험자산인 증시와 비교하면 그 하락폭이 더욱더 두드러진다. 실물경기 회복이 더딘 점과 과잉생산의 부작용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에 일본의 장기금리가 급등하면서 일본증시가 하루에 7% 이상 급락했었고 그 이후로는 급락과 급등을 거듭하고 있다. 오늘도 급락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정부, 즉 아베노믹스의 정책이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타깃팅 정책을 실패로 단정짓는 것은 현재 시점에서 넌센스다. 왜냐하면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면 당연히 장기금리 급등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정책의 문제는 사실 인플레이션을 만들려고 하는 것보다 양적완화 정책과 인플레이션 타깃팅을 함께 쓰면서 주가상승과 금리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고 거대한 정책 시험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동안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쓰는 표현이다.

양적완화에 따른 엔화 약세가 지속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면 일본증시는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자산 변동성이 높아진 만큼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과거보다 더 출렁거리는 현상이 일반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투자자들은 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제와서 일본중앙은행 정책을 후퇴 더 이상 정책을 후퇴할 가능성은 없다. 여기서 후퇴한다면 더 이상 정책을 쓸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계속해서 이 정책을 밀고 나갈 수밖에 없다.

금 가격이 올라갈 때는 더 올라간다는 의견이 많고 떨어질 때는 더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이는 투자시장에서 상당히 일반화된 논리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당연히 있을 수 있는 현상이다. 그동안 금에게 부여했던 장점들이 사라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가장 큰 것은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금이 상당히 인정을 받았었는데 최근 전세계적으로 낮은 물가 수준이 진행되고 있고 중국 같이 성장률이 높은 국가들도 2% 정도에 불과해 상당히 물가가 낮은 상태다. 게다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상당히 낮다. 이런 것이 금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달러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면서 기축통화로서의 금의 매력이 사라진 것, 큰손들이 금 ETF 펀드시장에서 나가면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 종합적으로 금값 하락을 야기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금 가격이 1300달러까지 내려오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금값이 추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 금 생산비용 자체가 추가 급락을 어렵게 만드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생산기업마다 채굴비용은 다르지만 조사에 따르면 대략 온스당 900달러에서 1200달러가 금의 생산비용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계산해보면 현재 금 가격인 1300달러 중후반대에서 추가로 가격이 밀린다면 공급이 자연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빠른 금값 반등을 기대하기도 어렵겠지만 금값의 추가 급락 역시 논리적으로는 어렵다고 본다. 온스당 1300~1500달러 정도에서 새로운 가격 레벨이 형성될 것이다.

유가의 흐름은 안정적으로 갈 것으로 예상한다. 귀금속과 산업금속의 부진과 달리 국제유가 흐름은 상당히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WTI 국제유가 기준으로 봤을 때도 연초 이후 강보합권을 나타내고 있다.

금속과 달리 국제유가가 안정적인 가격 흐름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금속이 차이나 스토리에 의해 움직인다면 국제유가는 공급으로는 중동스토리, 수요로는 미국스토리의 의존도가 높다.

또한 오랫동안 중동지역의 분쟁 때문에 설비 증산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공급과잉 우려에서 국제유가는 자유롭다. 현재 중동 산유국들의 대체적인 국제유가에 대한 시각은 만족하는 수준이다. 추가 개입이 어렵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OPEC의 정기회의와 관계 없이 국제유가는 향후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인 80~100달러 정도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80달러 정도일 때는 매수전략, 100달러 정도일 때는 매도전략이 현재 시점에서 가장 합당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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