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학습에 대한 불편한 착각들] 토익 점수와 영어 능력의 관계

입력 2013-06-10 08:28   수정 2013-06-24 09:12

[영어학습에 대한 불편한 착각들] 20편. 토익 점수와 영어 능력의 관계
예전에 한 수강생분이 예전에는 영어를 잘했었는데 한 동안 사용을 안 했더니 말이 잘 안 나온다며 답답해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자랑스럽게 한 마디 덧붙이시길, “제가 토익도 700점을 좀 넘거든요.”라고 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어능력시험인 토익. 정말 영어 능력을 대표하는 수치일까요?
간혹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며TOEIC, TOEFL, IELTS를 강의를 듣거나 관련 교재를 통해 공부하려는 분들을 보게 되는데요. 그 이유는 단순히 영어를 언어로서 공부하기 보다는 목적을 갖고 어떠한 결과를 내는 것이 공부에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상대와 의사소통하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를 위의 언어 시험을 준비하며 의사 소통 능력을 얼만큼 향상 시킬 수 있을까요?
위에 언급했던 수강생 분의 경우, 한 때는 뛰어났었다는 본인의 말하기 능력을 언급하며, 듣기, 읽기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된 시험을 그 증거로 사용했습니다. 수강생분이 예전에 영어 학습에 관심이 있었고, 그만큼 노력을 했었다는 것은 충분히 짐작이 됩니다. 그러나 TOEIC으로는 말하기 능력을 측정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며, 또 일회성에 그치는 언어시험으로 한 사람의 언어 능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일상생활 및 업무상 사용할 수 있는 표현들을 주로 다루는 TOEIC과academic English에 초점을 맞추는 TOEFL은 한국에서 워낙 인기 있는 시험들이라 수험생들 사이에서 그만큼 (‘족보’라고 불리는) 시험자료도 많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토익, 토플 점수가 시험 응시자의 순수한 언어 능력을 대변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물론, 최근 TOEFL에 듣기와 읽기 능력을 바탕으로 한 말하기 능력평가 항목이 추가되어, 실질적인 언어 능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변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IELTS는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덜 인기가 있는 편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문제 형태에 일정한 패턴이 있어서 수험생들이 기존의 기출자료를 공부해 정답을 외워서 시험에 응한다며 이를 염려하는 IELTS의 관계자의 말을 전해들은 일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제는 IELTS 점수 또한 언어로서의 영어 능력을 대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그리고 시험의 종류를 불문하고, 시험을 준비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함입니다. 때문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시험에서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나 자주 출제되는 문제의 패턴을 위주로 공부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험에서 사용되는 단어와 표현들이 우리가 실생활에서도 자주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유용한 것인지도, 그리고 그 표현들을 실생활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이와 관련된 일화가 하나 생각나는데요. 영문학을 전공했고 또 교직이수도 하셨던 어느 분이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략) “I insist that 주어 + 동사”의 문장 구조를 보고 “I insist on ~ing”를 써야지 왜 that 뒤에 다른 문장이 뒤이어 나오느냐며 저에게 반문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그 분이 왜 그런 얘기를 하는지, 또 무슨 내용인지 저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요.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아마도 그 분은 언어 시험자료가 주요 영어 학습의 input이었기 때문에, 한정된 패턴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패턴 이외의 문장구조 혹은 표현들을 틀렸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언어 시험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순수한 evaluation의 용도로 사용되었을 때에는 washback 효과를 낼 수도 있거니와 self-assessment의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전공과목의 공부보다 더 많은 시간을 언어 시험 공부에 쏟고 있고, 또 취업 준비생들이 언어 시험 준비를 위해 투자하고 있는 비용과 시간을 고려해 보았을 때 과연 이 언어 시험들이 갖고 있는 순기능이 얼마만큼의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지는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영어 능력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책상에 앉아서 언어시험 자료를 들여다보거나, 녹음된 음성 파일을 구간 반복해서 들을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와 사람을 만나고, 또 영어를 사용하는 다양한 상황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영어는 시험과목이 아닌 언어이고, 언어의 목적은 의사소통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선하 ELF 강사. http://blog.naver.com/goseonh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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