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 재분류 요청.. '근친상간' 장면이 어느정도 길래?

입력 2013-06-11 10:44  


▲김기덕 감독 `뫼비우스`



김기덕 감독이 영화 ‘뫼비우스’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을 두고 재분류 심사를 요청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는 지난 3일 ‘뫼비우스’에 대해 “영상의 내용 및 표현기법에 있어 주제와 폭력성, 공포, 모방위험 부분에 있어 청소년에게는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직계간 성관계를 묘사하는 등 비윤리적, 반사회적인 표현이 있어 제한상영관에서만 상영이 가능한 영화”라고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렸다.


이에 김기덕 감독은 "연출자로서 불가피한 표현이었다"는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하고 재분류 심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특히 근친상간이 등장하는 영화 `올드보이`를 예로 들며 일반 성인 관객이 영화를 보고 판단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의견서에서 영화를 `관계에서 믿음을 잃은 부부의 질투와 증오가 아들에게 전이되고 결국 모두가 죄책감과 슬픔에 빠져 쾌락과 욕망을 포기하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영등위가 지적한 직계간 성관계의 경우 모자간 성관계가 아니라 부모의 성관계 의미에 더 무게를 뒀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김 감독은 "물리적으로 아들의 몸을 빌리지만 영화의 전체 드라마를 자세히 보면 그 의미가 확실히 다르다"면서 "그것이 이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중요한 장치이고 연출자로서는 불가피한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심의 권리를 부여받은 영등위와 제 생각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일반 성인 관객이 영화를 보고 판단할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성년 학생들이 이 영화를 보면 주제나 내용을 잘못 받아들일 위험이 있지만 19세가 넘은 대한민국 성인이 `뫼비우스`의 주제와 의미를 위험하게 받아들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칸 마켓 상영을 통해 이 영화를 보고 수입해 상영하려는 여러 유럽 선진국의 성인보다 대한민국 성인의 의식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뫼비우스`는 칸 필름마켓에서 비밀리에 가진 미완성 편집본 상영 한 차례만으로 독일과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 여러 지역에 선판매가 되는 등 해외 영화계의 주목을 받는 화제작이다.


김 감독은 "영화 `올드보이`도 불가피한 아버지와 딸의 내용이 있지만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영화로 많은 마니아를 가지고 있다"면서 "진정한 문화 선진국은 쉬쉬하는 인간의 문제를 고름이 가득 차기 전에 자유로운 표현과 논쟁을 통해 시원하게 고름을 짜 내고 새로운 의식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가 지금 무엇이 부족해 단순히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엄마와 아들의 금기인 섹스를 보여주기 위해 영화를 만들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감독은 "영화 `뫼비우스`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하기로 결정하는데 창작자의 양심으로 저 자신과 긴 시간 싸웠다"며 "윤리와 도덕이 중요한 한국 사회에서 `뫼비우스`를 꼭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촬영 중에도 `내가 왜 이런 영화로 또 논란의 중심에 서야 하나`라고 수없이 자문자답했다"며 "제한상영가의 결정적인 문제가 되는 장면을 찍을 때는 너무 힘들고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 시대는 성과 욕망 때문에 무수한 사건과 고통이 있다"며 "`뫼비우스`로 그 정체를 질문하고 싶었다"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제 영화는 항상 제가 판단하는 결론이 아니라 늘 사회에 던지는 질문이었다"고도 했다.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영화는 제한상영관으로 등록된 극장에서만 상영과 홍보가 가능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는 제한상영관은 없어서 현 상태에서 내려지는 제한상영가 등급은 사실상 `상영 불가`와 같다.


이어 "개인적으로 영등위원의 입장을 여러 가지로 이해하면서도 표현의 가치 또한 우리가 극복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제 영화 18편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인정해준다면 성숙한 대한민국 성인이 이 영화를 보고 판단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김 감독 측은 이르면 이날 중으로 영등위에 재분류를 신청할 예정이다. 영등위규정상 영등위 결정에 이의가 있으면 30일 이내에 재분류 신청을 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이런 제 간절한 의견에도 제한상영가 결정이 바뀔 수 없다면 배우·스태프의 지분을 제가 지급하고 국내 상영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뫼비우스’는 아버지의 외도로 파괴된 가정에서 성장한 남자가 속세를 떠나게 되는 과정을 담은 영화. 지난해 ‘피에타’로 한국 영화 최초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김 감독의 차기작이다. 조재현과 서영주, 이은우가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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