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단상] 진퇴(進退)와 CEO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3-06-13 10:56   수정 2013-06-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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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進退)의 사전적 의미는 ‘앞으로 나아가고 뒤로 물러남’이다.
새정부가 출범한 후 요즘 공공기관과 공기업, 금융기관의 인사가 거론될 때마다 접하는 게 하마평이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새로운 인물이 영입되기도 하고 부각되기도 한다. 물론 낙하산도 있기 마련이다. 누가 임명되더라도 조직의 생리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반면, 재계를 보면 상황이 다른 면이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재판과정에서 실형이 선고되자,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는 선처를 호소하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기업활동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표시한 것이다. 오너의 리더십과 전략적 판단은 그대로 경영전반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허명수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물러난다는 소식에 GS건설 주가는 실적 쇼크때와 마찬가지로 충격에 빠졌다. 장중 한 때 하한가까지 밀리기도 했다. 오너가 경영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을 내려 놓는다는 단순한 논리이지만, 그만큼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가들이 참여하는 시장에서의 반응과 셈법은 다르다는 것이다. CEO의 `백의종군` 카드는 그만큼 신중의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불과 몇 해 전만 하더라도 경제와 금융, 증권을 망라하고 ‘CEO주가’라는 열풍이 불었던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반응일 수 도 있다.

모든 CEO는 박수칠 때 떠나고 싶어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어려울 때 같이 임직원과 호흡하면서 역경을 극복하는 것 또한 CEO의 몫이다. 풍랑을 만나서 배가 난파당했을 때 선장은 승조원들에게 하선명령을 내리지만, 선장은 결코 배에서 하선하지 않는 것은 불문율이다.

독일 전함 비스마르크호의 마지막 함장이었던 린데만(중령)은 비스마르크와 운명을 같이 했다. 하지만, 린데만은 비스마르크 함장으로 불리우지 중령으로 불리우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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