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고민‥수출기업 실적 변수"

입력 2013-06-1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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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 김형렬> 압도적으로 6월 금리동결 가능성이 계속 강조되어 왔기 때문에 전체적인 시장의 불안감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오늘 금리동결 발표 이후 코스피가 1900선을 하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붕괴의 의미보다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나타내는 단기 이탈의 의미가 크다. 금리동결의 배경 중 우리 펀더멘탈에 대한 신뢰를 우리 정책당국이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믿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도 출구전략에 대한 고민을 해야 되느냐는 과정에는 여전히 대외적인 경기하방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아직 물가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그러므로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는 조금 시기상조라는 판단이 가능하다. 다만 최근 장기물을 중심으로 한 장기 국채금리에 대한 변화가 상당히 큰 상태에서 이런 불안심리를 잡아주기에는 지금 결정된 금리동결이 그렇게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금통위 기자회견 내용을 살펴보면서 채권시장에 대한 변화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갑자기 출구전략에 대한 부분이 시행될 수는 없다. 경기의 여건이 좋아졌기 때문에 현재 방대하게 시장에 공급된 유동성을 어떤 방법으로 해소할 것이냐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다만 지금 시장에서 혼란스러운 것은 미국의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는 점에 기인해 다른 중앙은행에 대한 정책 기조가 미국과 같을 수 있다고 투자자들이 성급하게 판단하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국채금리 동향만 놓고 보더라도 그렇다. 한국, 미국, 일본의 국채금리 변화를 살펴보면 일본 국채금리는 지난 4월부터 변화가 있어왔고 미국의 국채금리는 지난 5월부터 변화가 있어왔다. 국채시장이 패닉 상황에 빠질 정도의 가격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의 금리상승은 단기적인 출구전략 가능성을 내재한 부분으로 볼 수 있지만 일본 국채금리의 상승은 당장 통화정책에 대한 변화보다 아베노믹스에 대한 신뢰가 다소 흔들렸다는 점이 시장에서는 영향을 주었다. 결국 금리가 상승하는 것에 대한 조건이 출구전략에 대한 전제냐는 부분의 점검이 필요하다.

정말 금리가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출구전략이 시행되어야 한다고 판단한다면 강력한 매크로 모멘텀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대표적으로 연준이 강조하고 있는 실업과 기업투자를 예로 들 수 있다. 약 7% 중반에 있는 미국 실업률이 연준이 목표하는 6.5% 수준으로 가려면 월평균 비농업부문에 대한 신규 고용이 2년 동안 월 20만 건 정도가 형성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상황은 약 15만 건 내외에 그치고 있다. 이를 종합해서 본다면 당장 출구전략에 나설 수 있는 조건은 부족하다. 따라서 다소 혼란스럽지만 단계적인 출구전략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고 현재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방법은 국채매입과 MBS 동반 매입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 둘 중 선제적인 단계적 축소 가능성이 큰 쪽으로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더욱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유는 올해로 버냉키 의장의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8월 잭슨홀 미팅에서 버냉키 의장이 참석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이 그 우려를 촉발시킨다. 이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중단을 누가 실시할 것이냐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 정책을 시작했기 때문에 이 사람이 마무리를 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현재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버냉키가 중단하는 것은 상당히 부담이 될 수 있다. 결국 차기 버냉키 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른 혼란이 시장의 가장 큰 화두가 되는 것이다.

현재 미국 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차기 FRB 의장은 가이트너 전 재무장관과 현재 FRB 부의장인 쟈넷 옐런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성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가장 주목되는 것은 쟈넷 옐런 FRB 부의장이다. 그는 전형적인 비둘기파이고 인플레 통제방식에 대한 초점보다 고용 중심의 경제성장을 가장 강조하는 인물이다.

이는 다시 말해 미국이 급격한 출구전략을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시장의 변화는 미국과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유동성 확대의 부작용이 금융시장에 나타난 것이지 글로벌 투자자들이 걱정하는 급격한 정책기조의 변화 가능성을 너무 의식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이런 우려를 되잡아주는 것이 매크로적인 요인, 정책 당국의 강한 신뢰를 시장에 심어줄 수 있는지 여부다. 이런 과정에서의 분기점이 다음 주 FOMC에서 가늠될 것이다.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변화되는 상황을 놓고 보면 앞뒤가 안 맞는 내용이 많다. 오늘 엔달러환율이 95엔대까지 내려왔다는 것은 엔화는 상대적인 강세, 반대로 달러화는 약세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달러화가 약세 상황으로 가는 것은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매력 자체가 강하다는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 더 걱정이 되는 것은 달러 강세 국면이 본격화됐을 때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매력이 약화되는 것이다.

우리는 경기가 좋아지면 상품에 대한 투자나 에너지, 신흥시장이 매력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런 조건은 과거 달러화의 가치가 계속 하락할 때 가능했던 것이다. 연초 대비 달러화의 가치는 대략 5% 정도 상승한 상황이다. 미국의 통화정책과는 정 반대다. 현재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달러화의 강세가 앞으로도 기조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투자 선호자산은 상품시장보다 미국 부동산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고 신흥시장보다 선진국 증시가 더 매력적일 수 있다. 또 안전자산으로 보자면 금이나 유로, 엔화보다 달러화가 더 안전하다는 시장 평가가 나올 수 있다. 지금 이런 조건에서의 혼란이 시장에서 계속 반복되고 있다.

단지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에 신흥시장에 대한 자금이탈이라는 의미가 일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기조적으로 볼 때 삼성전자라는 개별주식에 대한 매도가 시장매도의 의미로 확대 해석된 측면도 분명히 있다. 이를 투자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경기와 실적에 대해서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올해 1분기 일본 성장률이 35%가 나왔다. 한국을 역전하는 현상이다. 이를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일본으로 몰려갔는데 비슷한 조건이 한국에도 적용되고 있다. 한국 경제성장률은 현재 8분기째 1% 미만의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올해 3분기와 4분기에는 금리인하 효과, 추경 효과가 더해져 1% 이상, 전년비 3%대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경제성장률에 대한 회복이 나타나게 되었을 때 외국인은 항상 한국주식을 샀다. 따라서 단기적인 이탈 과정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고 우리 시장과 펀더멘탈에 대한 신뢰를 가질 필요가 있다.

문제는 IT 업종에 대한 실적이 꺼져간다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이런 충격을 상쇄해줄 수 있는 것은 자동차 업종이다. IT와 자동차 실적 컨센서스 변화 차트를 보자. 현재 자동차 업종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체 이익 전망치보다 더 빠르게 하강했다.

따라서 2분기에 실적에 대한 변화만 가시적으로 보인다면 최근 고환율 조건에 따른 우리 수출기업의 경쟁력 회복이 기업 이익 모멘텀의 개선으로 시장에 비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금 삼성전자에 대한 한국증시 의존도가 워낙 크다 보니 이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6월에 받고 있다. 이 충격이 완화되는 변화를 보여주게 된다면 하반기 우리 경기와 실적 모멘텀에 대한 개선 기대감은 점진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

우선 IT 업종에 대해서는 여러 검증작업이 필요하다. 휴대폰이 2분기에 얼마나 잘 팔렸는지, 덜 팔렸다면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분야에 대한 개선 징후가 중요하다. 현재 가격 조정을 크게 받았던 종목의 공통점은 ROE가 높아 전반적으로 업황 전망은 좋았지만 PBR도 같이 높아져 가격 부담이 컸던 업종이 무너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핸드셋 관련주, 바이오 관련주가 여기에 해당한다.

동일한 ROE 조건에서 볼 때 PBR 매력이 높은 업종을 꼽자면 반도체와 자동차, 자동차 부품, 보험과 비철금속이 해당된다. 최근 선제적으로 반도체 관련주들이 IT 업종 내에서 움직임이 좋다는 것은 가격 변수가 먼저 시장에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대신 자동차 업종이 아직 강한 모멘텀을 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2분기 실적에 대한 가시적인 그림이 나오게 되었을 때 자동차 업종에 대한 관심은 다시 한 번 시장에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초점을 맞추며 업종전략을 잡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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