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미얀마行 러시‥과제 ‘산적’

김정필 부장

입력 2013-06-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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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은행들의 동남아 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경제협력을 약속한 미얀마도 예외는 아닙니다. 미얀마 성공을 담보하려면 현지화 등 선결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시장 영업기반 악화에 따른 은행들의 동남아 진출은 어찌보면 필연적입니다.

특히 픙부한 자원, 노동력 이점이 있는 미얀마는 민주화에 따른 개혁·개방, 금융산업 미약 등 국내 은행들에게는 기회의 땅으로 여겨질 정도입니다.

정부와 경제협력에 약속한 미얀마가 라오스·캄보디아보다 주목도가 높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지난해 10월 미얀마에 사무소를 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내년이나 2015년, 지점이나 법인으로 전환해 현지화 금융서비스로 시장 선점을 모색중입니다.

올해 4월과 6월에 각각 진출한 신한과 IBK, 산업은행 등은 대표 이머징마켓인 미얀마에 거점을 확보해 현지진출 기업의 금융수요에 대처한다는 구상입니다.

캄보디아법인 예금의 75%를 현지고객으로 채운 바 있는 국민은행도 진출을 검토중입니다.

이제 막 ATM이 도입되는 등 낙후된 현지 원조를 통해 도로·병원 등 인프라 구축에 국내기업이 참여하고 이에 따른 자금조달, 대출 등 금융수요 창출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미얀마가 자국의 금융을 저소득층 소액대출과 중소기업금융 두 부문으로 개방키로 하면서 은행들의 공략범주가 좁혀지는 반면 부딪혀야 할 장벽도 만만치 않습니다.

미얀마의 개방과 협력이 초기단계여서 기업진출이 아직 많지 않고,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처럼 교민이 많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뒤따릅니다.

<인터뷰> 은행 관계자
“현지 교민이나 VIP급 상대로 리테일을 할 수 있어야 하고 한국계 기업에 있어 금융지원 통해 수익원 확보할 수 있는 여건 만들어져 있어야..”

앞선 전제조건은 충족하지만 최근 규제에 부딪히고 있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태국의 사례는 ‘반면교사’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은행 인수, 지점 승인시 보이지 않는 규제가 작용하고 태국은 IMF때 현지당국의 만류에도 국내은행들이 철수한 이력이 있는 점 역시 장애물로 작용합니다.

메콩강을 중심으로 우측의 베트남, 아래쪽 캄보디아·태국, 그 옆의 라오스 등 인도차이나 반도 경제권의 중심에, 미얀마가 마지막 남은 카드라는 점도 문제입니다.

<인터뷰> 금융권 관계자
“현지 진출 수요가 많은 데 기존에 촘촘하게 들어가 있는 시장에서는 경쟁력 잃을 수 있다”

경쟁심화를 감안해 외환은행 등 일부는 UAE와 터키 등 규제가 덜한 신흥국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등 아예 해외전략을 수정하는 예에서도 이 같은 흐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이 해외 진출 시 전문인력보다는 임원 측근이나 업무와는 별개의 인력이 파견돼 온 점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했습니다.

최악의 영업환경에서 은행들은 중국시장의 대안으로 미얀마를 꼽지만 철저한 전략과 대비가 없다면 ‘메콩강의 기적’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또 다른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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