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인터뷰] '아티스트' 봉만대 "여현수 곽현화, 디스가 좀 지나쳤죠?"

입력 2013-09-03 10:20  

에로에 중독돼 에로의 수위를 가늠할 수 없다는 ‘에로의 거장’ 봉만대(43) 감독이 스크린 속에 뛰어 들었다. 영화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다. ‘아티스트 봉만대’(봉만대 감독, 골든타이드픽쳐스(주))라니 딱 봐도 주인공이 봉만대다. 감독으로는 모자라 본격적으로 배우 타이틀까지 거머쥔 봉만대. 아티스트 맞네.



이 작품은 에로영화를 만들어가는 일련의 과정을 말하고 있다. 봉만대는 99% 이상 진짜 경험한 바를 토대로 에로라는 장르를 만들기 위해 열정을 키워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거짓이 없고 솔직하다는 봉만대. 그래서일까? 배우들의 연기가 거침이 없다. 봉만대 역시. 8할이 애드리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영화. 살아있네.

◆ “노출 중심 영화 아닙니다”

에로 영화 전문 감독 봉만대의 작품이라고 하니 당연히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 이파니 성은 곽현화까지.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핫 바디 배우들이 출연한다니 노출 수위에도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아니나 다를까 민소매에 핫팬츠는 기본, 수영복을 입고 돌아다니질 않나...봉만대까지 수영복 차림이라니. 하지만 거기까지다. ‘아티스트 봉만대’에서 노출은 그냥 노출일 뿐이었다.

“여성이 보기에 거부감이 없는 영화에요. 여성을 흠집 내거나 대상화시킨 게 아니기 때문이죠. 그냥 사람이 사는 이야기에요. 거기에서 오는 자연스러움이 있죠. 자연스럽게 여성 관객도 자유로움을 느끼게 되고요. 요즘은 야하다는 기준이 모호해져서 보는 사람마다 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 영화가 밝아 보이지만 사실 어두워요. 포장지가 투명할 뿐이죠. 들여다보이는 호기심이 관객들을 자극하지 않을까요?”

감독과 배우 둘 다 잘해낸다는 건 어찌 보면 욕심 중의 욕심일지도 모른다. 정리를 해보자면 봉만대는 ‘아티스트 봉만대’의 감독이자 배우이며 영화 속의 또 다른 작품인 ‘해변의 광기’의 감독이다. 배우들의 동선을 일일이 점검하고 액션과 컷을 외치며 고군분투하는 모습. 상상만 해도 숨이 헐떡거려지지 않나? 그래서 봉만대는 철저하게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자신의 목소리만 높인 것이 아니라 들으면서 보완해나갔다.

“연출만 했다면 투쟁을 좀 했을 거예요. 영화 안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객관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죠. 편집하시는 분도 여자였어요. 이 이야기가 어떻게 나오고 대중과 만날까를 생각하며 옷을 입혀봤죠. 영화를 보면 여현수 곽현화의 관계에서부터 모든 것이 디스잖아요. 헐뜯기가 됐지만 인정을 한다는 거예요. 그런 과정에서 감독이 배우를 인정하고 배우도 감독을 인정하게 되는 거죠. 연출을 특별히 하지는 않았어요. 생각하던 것들의 이야기죠.”



◆ “여현수, 영화 이야기에 욱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이게 정말 사실이란 말인가?’ 싶을 정도로 거침이 없을 때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여현수와 곽현화의 싸움. 감정의 충돌로 계속해서 싸움의 씨앗을 만들어가던 이들은 어느 순간 절정에 다다를 때쯤 폭발하고 만다. 어느 누구도 시킨 적이 없었다. 연출 담당이자 프레임 안에서 같이 놀고 있던 봉만대 역시 놀랐다. 치부를 들추며 욕설에 폭행까지. 이런 촬영장에 투입된다면 누구나 숨이 턱 막히지 않았을까?

“여현수 씨가 VIP 시사회를 할 때 그러더라고요.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라는 말이 나올 때 정말 욱했다고요. 수많은 사람들에게 들어온 이야기에 감정이 나왔대요. 서로 디스는 하겠지 했는데 적당한 이야기일거라고만 생각했어요. 영화 보면 제가 막 풀숲에서 뛰어나오잖아요. 정말 놀랐어요. 나중에 보니까 몸에 막 상처도 나있고요. 정말 도가 지나쳤던 거죠. 연기인데 그게 연기가 아니었던 거예요.”

곽현화도 곽현화였지만 성은의 역할도 단순하지는 않았다. 과거 에로영화에 출연한 이력으로 계속해서 에로배우 꼬리표에 갇혀 살아온 성은. 이후 흔한 화보조차 촬영하지 않았던 성은은 봉만대로 인해 다시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극 중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모습은 유독 인상적이다. 실명을 걸고 연기를 하니 또 다시 실제인지 연기인지 헷갈린다. 물론, 그 이유를 위해 아득바득 달려들 필요는 없다. 그 순간의 감정이 바로 내면의 표출이었을 테니까.

“성은 씨의 눈물 신은 10분도 넘어요. 그냥 끝까지 갔어요. 대사도 없었죠. 대사가 있으면 말을 하면서 울어야 되잖아요. 그러면 중간 중간 찍어서 써야 되고요. ‘이렇게 해야지’가 아니라 거기에서 오는 솔직함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편집도 정공법을 선택하지 않았죠. 감정은 관객들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아티스트 봉만대’는 작게 보면 그냥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에요. 생존이고요. 연출을 하며 배우로 들어가니 이거 도대체 어디까지가 연출인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더 매력적이지 않나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니 갑자기 ‘해변의 광기’가 보고 싶어졌다. “‘해변의 광기’ 없어요?” “없어요. 찍을 시간도 없었고” 이렇게 아쉬울 수가. 쩝.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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